일자 : 2023. 10. 08. 일
장소 : 대니산 북좌 이륙장

일기 : 북동

후기 

비록 꾸준히 나오지는 못했으나 패러 4년 인생 중 최고의 비행을 했다...

9월 매미가 되는 바람에 몇주 전 볼레로 7을 구입한 이후 승승장구하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이렇게 잘 될줄 알았으면 진작에 매미 걸걸 그랬나..ㅎㅎㅎ)

이륙시 정풍이 강했으나 침착하게 후방으로 라이즈업 후 기체를 따라 올라오고 안정된 것을 확인한 후 바로 돌아 나갔다.

이륙과 동시에 엄청나게 띄워주는 바람에 괜시리 신이 났다...

금일은 릿지 비행이 가능해 바로 우측 사면으로 붙인 후 풋바를 밟으며 하네스에 앉았다. 

박교관님과 상진삼촌이 여태껏 가르쳐주신 팁들을 계속 상기하며 비행에 임했다.

릿지쪽에서 쳐 올려줄 때는 몸을 사면쪽(우측)으로 슬쩍슬쩍 붙여주니 더욱 상승에 박차를 가할 수 있었다.

어느정도 능선에 올라선 후 고도가 충분하겠다 싶어 좌측 조종줄을 골반쪽에 고정한 뒤 바리오 상승 소리에 맞춰 우측 조종줄을 당기고 놔봤다. 상승에 도움이 되긴 했으나 워낙 기상이 거칠고 정풍이 강하게 불어오는 바람에 돌리면 돌릴수록 뒤로 밀려났다. 능선 뒤로 넘어가면 전진이 더욱 어려워짐으로 무전에 따라 뒤로 넘어갈 때마다 풋바를 세게 밟아 바로 빠져나왔다. 

이후 몇번씩 같은 동선을 반복하며 돌렸다 빠져나왔다를 반복하니 그 사이에 고도가 계속 까졌다 오르며 상승이 없는 난항을 겼었다. 때마침 비행중이던 상진 삼촌께서 현재 기상에선 릿지 팔자비행만 해도 상승이 된다 하여 다시 릿지 비행을 시도했다.

왕복하는 능선 길이를 길게 잡고 왔다갔다를 반복하던 중, 이륙장 옆 철탑부근에서 상승이 많이 되는 것을 깨닫고 크게 돌던 동선을 수정하여 해당 철탑 구간에 핀포인트를 잡고 짧게 팔자를 반복하니 650m가량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

그렇게 고도가 잡힐 때마다 앞으로도 나가보고 서클링도 몇번 돌리는 것을 계속하다보니 벌써 비행시간 1시간이 훌쩍 넘었다..

고도도 고도지만 장시간 비행한 탓에 얇은 장갑으로는 추위가 가시지 않아 손가락이 얼어 뻣뻣해지고 다리가 아파왔으나 이런 기상은 흔치 않으니 계속해서 연습에 임했다.

2시간이 넘어가지 먹구름도 조금씩 다가오며 바람도 거세지고 빗방울이 하나씩 떨어졌다. 결국 기상이 거치니 이만 내려가자는 박교관님의 콜을 듣고 능선을 따라 북좌 착륙장으로 향했다.

북좌 착륙장 상공에서도 조금씩 띄워주는 바람에 귀접기를 할까 약간 고민도 했으나 귀접기를 해본지도 꽤 됐고 착륙장 바로 상공에서 하면 안될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둑방을 타고 대로 위까지 갔다 돌아오는 코스를 반복하며 고도를 깐 뒤 착륙했다.

오랜시간 다리에 힘을 주고 있어서일까, 착륙후 몇걸음 뛰다 다리에 쥐가 나며 자빠졌다ㅋㅋ

이제 후방이륙도 어느정도 자신감이 붙었고 릿지에 대한 감도 많이 익혔다.

기체를 정리한 후 상진삼촌에게 서클링 중 의문사항이 있어 질문을 했다.

좌측 조종줄을 고정한 채 알려주신 방식으로 열을 잡던 와중, 서클링을 잘 하던 기체가 갑자기 서클링을 멈추는 현상이 있었는데, 이는 내가 열 중앙에 들어온 것이기 때문이라 하셨다. 즉, 멈췄다고 해서 고정한 손을 풀 필요가 없고 그대로 잡고 있으면 기체는 열에 알아서 끌려 올라가게 되는 것이다. 또한, 오늘같이 열이 좁지 않고 큰 날에는 서클링시 고정하는 조종줄을 골반까지 내리지 않고 조금만 당겨 고정해 크게 서클링을 도는 방법이 바람직하다 하셨다. 다음 비행에는 이 점을 명심하여 서클링을 돌려보도록 하겠다.

오늘을 계기로 비행에 대한 열정이 다시금 불타오른 것 같다. 잘 될 때일수록 자만하지 말고 열심히 참석해 장거리 비행에 도전할 수 있도록 실력을 늘리도록 하자... 


+ 꽤 오랫동안 비행일지에 소홀해 개인적으로 횟수만 대략 메모 해왔었다. 벌써 4년이나 지났고 마지막 메모로 추정해보자면 적어도 90회 가까이 비행을 해 왔다. 다음 등급 조종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서는 물론이며, 지난 비행을 되돌아보고 복습하고자 오늘을 계기로 초심으로 돌아가 85회를 시작점으로 잡고 다시 비행일지 작성을 시작해보고자 한다. 열심히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