띵동~~ 카톡이 왔다.

 

"이번주에 첫비행 할 계획임돠 즐건하루되셔~~~"

 

교택형님이시다.

 

"헛 형님 지상훈련을 좀 더 하고 해야 하는것 아닙니까?"

 

라고 냉큼 답장을 보냈다.

 

사실 광주 출장 때문에 지상훈련을 제대로 못한게 맘에 걸렸다.

 

"알아서 하니 걱정마셩~~~"

 

역시 교택형님... 걱정을 한방에 날려주신다... 그것도 아주 짧은 문장으로..  주르르 (ㅜㅜ)

 

아  젠장... 이번주 주말에 비나 왕창 왔으면 좋겠다. ㅜㅜ

 

옆에 있던 상득형이 한 수 더 뜬다...

 

"야야~~~ 지상훈련 많이 해도 어차피 첫 비행은 떨리니 이번주에 하는게 좋다~~"

 

이거 뭐... 울고 싶다.

 

보험 확인해 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나는 죽더라도 코끼리 같은 마누라와 토끼같은 딸래미는 먹고 살아야지...

 

여차 저차 시간은 흘러 토요일이 되었고 9시 30분까지 신천동에 모여서 출발을 하기로 했는데

나, 교택형님, 상득형은 지상훈련을 하기위해 8시 30분에 출발을 했다

 

대니산 남향 착륙장에 도착한 후 교택형님 지시에 따라 지상훈련을 하는데

생각보다 잘 되었다.

 

역시 난 못하는게 없나보다. (후다닥~~~ ┌(  ̄∇ ̄)┘ )

 

이거 뭐 바람도 살살 불어주고 캐노피도 가벼워서 그런지 한두걸음 떼니 확확 들린다.

 

갑자기 자신감이 막 생긴다. 불끈 불끈~~~~

 

 

신천동에서 출발한 팀들이 도착했다.

 

얼른 장비를 싣고 대니산에 올라갔다.

 

나무에 줄을 매달아 비행 시뮬레이션을 약 10분간 했다.

 

태만 형님께서 시뮬레이션 중에 하네스를 조절해주신다.

 

하네스에 앉은 자세가 한결 편안해졌다. 

 

 

그렇게 간단하게 시뮬레이션을 끝내고 대니산 이륙선상에 섰다.

 

이 때 교택형님께서 말씀하신다.

 

"저기 뭐가 보이나?"

 

"자유가 보입니다~~~~"

 

라고 답이 이어져야...  멋있을 텐데...

 

현실은...

"준비 됐으면 하나 둘 셋 하고 뛰어라"

 

"네"

 

이거였다.. 주르르 ㅠ.ㅠ

 

일단 냅다 뛰었다... 바람이 좋아서 그런지 캐노피가 확 들린다.

 

무전으로 교택형님께서 이리저리 지시를 하신다.

A 라이져 놓고 왼쪽 견제, 좀더 좀더 좀더.. 자 이제 하네스에 앉고.. 칙~ 칙~

첫비행 축하드립니다. 칙~ 칙~ 

 

"아... 살았구나"

 

다른 말씀도 하셨는데 긴장하고 들어서 그런지 기억이 잘 안난다.

사실 이륙할때도 정신이 없어서 어떻게 했는지도 모르겠다.

 

무전이 착륙장에 있던 상득형한테 넘어갔다.

 

청기내려, 백기내려를 상득형이 한다.

 

죽지 않으려고 시키는데로 했다.

 

착륙장 전봇대위에서 고도처리를 하기 위해 8자 비행을 했다.

 

고도처리 중 착륙장을 살짝 벗어났을 때 갑자기 고도가 푹 꺼진다.

 

순간 놀라서 그 주변에 착륙할 공간이 있나부터 살폈다.

이륙장에서 부터 끈질기게 살아왔는데 착륙장에서 죽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다행이 살짝 뜨는 느낌을 받으면서 착륙장으로 다시 들어왔다

 

상득형이 주문한데로 한다고 했는데.. 견제가 좀 풀렸나 보다

 

캐노피가 앞으로 확 쏟아진다.

 

"음...이걸보고 슈팅이라고 하는군.. "

이라는 생각 듬과 동시에 몸이 확 딸려갔다.

살짝 넘어졌는데 다행이 긁히거나 다친데는 없었다.

 

뭐가 문제인지 상득형한테 물어보니

역시 견제를 한 후에 다시 풀었던게 원인이었고 다음 착륙때는 주의 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착륙보고를 한 후 캐노피 정리를 하려고 하는데.. 교택형님께서 정리 하지말고 그대로 들고 이륙장으로 오라고 하신다.

 

겨우 겨우 살아났는데 확실히 보내실려고 하시나 보다. ㅜㅜ

 

다시 이륙장

 

여전히 바람은 좋았다.

 

"하나 둘 셋" 외치며 뛰었다.

물론... 교택형님께서 "뭐가 보이나?" 라는 질문은 따위는 하지 않으시리란건 예상 하고 있었다.

 

캐노피가 확 들리면서 몸이 붕 뜬다.

 

교택형님의 지시에 따라 청기 백기를 든 후 다시 상득형으로 무전이 넘어간 순간...

기체가 아래위로 흔들린다.

 

갑자기 불안해진다. 첫번째 비행때는 잔잔하게 진행이 되어서 이리 저리 경치도 보고 했는데

이번에는 계속 캐노피만 봤다.

 

이번에는 좌우로 심하게 흔들린다.

캐노피를 계속 보다가 햇빛을 봤다... 젠장 선글라스도 안꼈는데 ㅠ.ㅠ

 

바람이 착륙장 우측으로 빠르게 분다.

 

왼쪽 조종줄을 잡아도 쉽게 돌지가 않는다.

더 잡아 당겼다.

갑자기 밑으로 확 꺼진다.

겁이나서 왼쪽 조종줄을 놓았다.

또 오른쪽으로 흐른다.

 

다시 왼쪽 조종줄을 잡아 당겼다.

또 밑으로 확 꺼진다.

또 겁이 난다.

 

착륙장으로 가려면 왼쪽으로 방향을 돌려야 하는데

왼쪽 조종줄을 잡으니 확 꺼지고....놓으면 오른쪽으로 흐르고..

 

남의 속도 모르는 상득형은 자꾸 왼쪽견제 왼쪽견제 더 더 더 더 더를 외친다.

나도 왼쪽으로 가고 싶다고~~~~~~~~~~~~~~~~~~~~~

 

그래...왼쪽 확 잡아 당기고 죽자 싶어서 왼쪽을 지긋이 견제를 하니

아래로 확 꺼지는 현상 없이 방향이 살살 돌아간다.

역시 죽으란 법은 없구나 싶다.

 

착륙장위에서 상득형 지시대로 고도처리를 한 후

아까 견제가 풀려서 슈팅이 있었던걸 생각하며 견제가 안풀리게 주의를 했다

 

사뿐하게 두발이 땅에 닿고 앞으로 살살 뛰면서

"오~~ 퍼펙트한 착륙 좀 보소" 싶던 순간~~~

왼쪽으로 바람이 확 불면서 캐노피가 왼쪽으로 확 날려갔다.

물론~~~

나도 딸려갔다 ㅠ.ㅠ

 

물없는 도랑에 뒹굴었다.

다행히 보는 사람은 없는듯 했다.

 

얼른 착륙보고를 하고 캐노피 싸들고 착륙장에서 나왔다.

점심먹으로 가는중에 정수형님께서 한마디 하셨다.

 

"거기 도랑에 물 있더나?"

 

정수형님이 위에서 내려다 보신것이었다 ㅠ.ㅠ

아오~~~~~~~~~~~ 아무도 못본줄 알았는데 ㅋㅋㅋ

 

태만형님께서

"너 아까 왜 견제를 하면서 이륙했냐?"라고 하셨다.

뭐..대답을 못했다. 기억도 안나고 ㅋㅋㅋㅋ

 

근데 이때.... 태만형님의 말씀을 좀 더 새겨들었어야 했는데 ㅠㅠ

 

점심 식사후에 다시 이륙장으로 갔다.

바람이 완전 거세다.

 

약 4시까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계속 쉬고 있다가

바람이 바뀌어서 북쪽 이륙장으로 이동을 했다.

 

북쪽 이륙장은 자주 오는곳이 아니라 낯설다.

상득형이 착륙장에서 지시를 하기 위해 먼저 이륙을 하고

나도 준비후 이륙선상에 섰다.

 

오전보다 바람이 약해서 더 뛰어야 했다.

첫번째 시도는 실패였다.

견제를 깊게 한 탓이었다.

 

두번째 시도...

 

열심히 뛰었다.

캐노피가 들리면서 A라이저를 놓고 엉덩이를 하네스에 살짝 걸쳤다.

미끄러지듯 앞으로 나가면서 살짝 떠야 하는데 자꾸 가라앉는다.

 

나무가 하네스를 때린다.

어어어~~~~

어제는 나무가 내 다리를 때린다

결국 매미 됐다. 엉엉 ㅠ.ㅠ

 

형님들이 우르르 내려오신다.

 

아~~~~  맴맴맴 해야 되나 망설였다.

 

안그래도 더운 날씨에 땀을 뻘뻘 흘리며 캐노피를 수거하신다.

 

이렇게 단 시간에 매미 되기도 어려울껀데 역시 난 대단한 놈이구나 싶다.

 

왜 이륙실패를 했을까라고 곰곰히 생각을 해보니

견제를 풀어야 하는데 계속 견제를 하고 있었던거 같다.

 

지상훈련때도 견제를 계속 하는게 지적사항이었는데.. 그걸 아직 못고친듯하다.

다음에는 절대 절대 명심을 해야 겠다.

 

상득형한테 이륙 시 피니시 자세에 대해 조언을 들었다.

하네스에 앉기 전까지는 지상 훈련때 뛰는 자세를 유지를 하는게 좋다고 해서

머리속으로 그림을 그려봤다.

오~~~~~~~ 뭔가 감이 딱 오는 느낌이다.

 

매미 되면서 다리에 타박상을 입어 걷기가 살짝 불편한데...

이륙을 한번 더 해보고 싶다.

 

많이 걷지 말고 빨리 나아서 언능 다시 비행을 해보고 싶다.

 

 

더운 날씨에 매미 구해주신다고 고생하신 형님들~~~ 정말 죄송합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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