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산.png 태풍예보에 반신반의 하면서도 윈드구라를 몇번이나 뒤적거리며 쫄탕이라도 비행만되면 좋겠다는 겸손한 마음으로 집을 나선다.

신천동에 모여서 대니산, 보현산, 문경단산을 두고 거수 결과 단산으로 결정되고.... 예보상 바람이 좀 맞지 않는다고 몇분이 걱정하지만 올해 들어 계속 대니산과 대암산만 갔던터라 별 생각없이 단산에 한표 투척한다.

늘 가던 식당에서 청국장으로 점심식사를 하고 하늘을 보니 두툼한 구름이 하늘의 절반 이상을 덮은 듯한데, 구름이 없는 곳은 따가운 햇살이 청명하기 그지 없다.

이륙장에 올라 보니 바람이 좀 약하나 정풍이 들어온다. 예보가 빗나가서 다행이다.

단체사진 촬영 후 부지런히 이륙준비 하는 사이 우리팀원 두분 먼저 이륙하시고, 

나도 이륙선상에 들어섰는데 바람이 삐딱해진다. 남풍, 동풍, 무풍이 오락가락한다.

좀 기다렸다가 약한 정풍 들어올 때 힘껏 당겼지만 1차 시도 자빠링(기체가 올라올 생각도 안하는데 체중을 너무 뒤로 실었다.)

아~ 쪽팔려... 2차 시도 남서풍에 삐딱하게 당겼는데 기체 컨트롤 미스로 함몰....

그 와중에 정수형님은 노련하게 잘 나가시에.. 부럽부럽.. 역시 관록이 대단하시다.

3차 시도에 어째어째해서 이륙은 했는데. 뒤에 계신분들 고함지르고 난리다.. 이륙이 훌륭했던 모양이다.ㅋㅋ

이륙 후 이리저리 왔다갔다하니 고도도 잘 올라가고 좋은데 열이 세서 그런지 많이 흔들어댄다.

이륙장 좌측 골짜기로 갔다가 고도 다 까먹고 버티기 하다가 착륙장행.... 30분정도로 1차 마무리.

착륙장에서 이륙장 하늘을 보니 모두들 즐뱅하시는데 살짜기 배가 아프다.

서회장님과 재덕형님의 도움으로 다시 이륙장으로 올라가서 후딱 이륙한다. 이번에는 무사히 이륙한다.

이륙장 근처에서 잠시 어설렁 거리다가 이륙장앞에서 큰열하나 만나서 계속 돌리니 1500을 넘겨준다. 

이 고도로 뭘할까 잠시 망설이다가 운달산에 도전해보기로 하고 그쪽 방향에 다른 기체를 스캐닝해보니 까레라 한대가 가고 있길레 상황을 보니 침하는 별로 없는 것 같아서 따라 가보기로 하고 이륙장에서 부터 이어진 능선을 타고 간다.

가면서도 까레라의 동향을 계속 관찰하는데 나와 점점 고도차이가 벌어진다. 나도 상승은 하고 있지만 까레라가 확실히 상승력이 좋은 것 같다.

가면서 상승구간에서 한두바퀴 돌려보지만 그냥 직진만해도 상승 하강을 반복하면서 운달산까지 데려다 준다. 

운달산 정상에서 앞으로 이어져 있는 성주봉까지 도전해 본다.

가면서 또 괜찮은 열을 만나 돌리니 1550까지 올리는 사이에 어느새 따라온 기체 두대가 비슷한 고도에서 주흘산쪽으로 건너 뛴다. 따라 가 볼까하는 생각을 잠시하다가 지리도 잘 모르는데 착륙장이 꺼림직하여 돌아선다.

다시 이륙장으로 돌아와서 내친김에 한번도 안가본 단산으로 직진하는데 여기서도 직진 만으로도 고도가 올라간다.

단산을 돌아나오면서 내친김에 골프장 건너 산에도 가보기로 하고 방향을 잡는데 계속 침하구간이다.

골프장을 건너면서 고도 300을 까먹으면서 골프장 넘어 산에 붙이면 뭐라도 있겠지.. 없으면 착륙장으로 가고..하는 생각을 했는데 다행히 산정상에 열이 있어 약 150 정도 보충하고 다시 이륙장으로 향한다.

그때쯤부터 배가 당겨오기 시작하는데..( 열이 거친만큼 몸의 중심 잡으랴.. 소아링할때 용쓰랴..) 한번 통증이 오고 나니 조그마한 흔들림에도 통증이 오기 시작한다.

이제 그만 오늘 비행을 마무리해야 겠구나 생각했는데 이륙장으로 오는 길에 큰 열을 하나 만나.. 그냥 지나칠수야 있나? 

뒤로 기대었던 몸을 똑 바로 세우고 엉덩이에 체중을 실으니 좀 덜 땡겨서 어정쩡한 자세로 소아링을 시작한다.

좀 돌리다보니 발 밑으로 찢어진 구름이 흐르다가 조금 후엔 완전히 구름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처음 들어온 구름.. 시원하고.. 적막한 느낌.. 아주 자욱한 안개속을 고속주행하는 아찔함... 

계기를 보면서 서쪽으로 방향을 맞춰 놓고도 불안해서 계속 발밑에 흘낏 보이는 땅을 확인한다.

구름을 뚫어볼까 하는 생각도 잠시했지만 오늘은 요~ 까지만....

구름을 벗어나 잠시 이륙장 주변을 기웃거리면서 탑랜딩 해볼까 생각해 보다가 차가 이미 내려갔을 것 같아서 그냥 착륙장으로 향한다.

착륙장에서도 상승이 있어서 펌핑 몇번 파닥거리고 나서야 맨 끝쯤에 내릴 수 있었다.

오늘 하늘이 도와서 몇가지 숙제를 마칠 수 있어서 대단히 좋았지만...

비행을 마치고 나면 항상 미련이 남는다.  주흘산쪽으로 건너 뛰어볼 걸... 구름을 뚫어볼 걸.... 탑랜딩이라 해볼 걸...

사람의 욕심이란...ㅎ

나머지 숙제는 다음 기회로.......


최고고도 : 1694

최대상승 : 6.0m/sec

profi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