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 : 2024. 2. 18.. 토
장소 : 대니산 남좌

일기 :남


간만의 비행... 출발 전부터 토요일은 열이 제법 있을거라는 말에 기대하며 나섰다. 간만에 뼈다귀집에서 식사를 마치고 첫 비행... 꽤 오래전에(대략 1월 초 즈음으로 기억한다.)  바리오가 고장나는 바람에 이 날도 바리오 사용이 불가능했다. 그래서 밑져야 본전이라는 마음으로 동호인들 사이 호불호가 꽤 갈리는 듯 해 여태 사용하지 않았던 g-bario어플을 키고 가슴팍 주머니에 넣은 뒤 이륙에 나섰다.(그렇기에 화면은 보지 못하고 소리에만 의존한 채 비행했다.) 첫 이륙 후 곧장 좌측으로 붙여 앞서 나간 사람들이 열을 잡던 능선 끄트머리로 향했다. 첫 번째 능선을 지나칠 때 띄워주는 감각이 들어 돌리는데, 오늘은 열이 있어 그런지 확실히 기체가 많이 흔들렸다. 그래서 지난번 된통 당한 상황을 재현하지 않기 위해 최대한 피칭잡는것에 집중하며 서클링을 이어갔다. 어찌저찌 첫 능선을 빠져나와 끝 능선에 다다랐을 때, 꽤나 잘 띄워주길래 교관님의 무전에 따라 계속 열을 잡으려 애쓰니 상승하는 것이 느껴졌다. 그렇게 이 날 기상 써클링에 감을 잡고 같은 위치에서 계속 돌리려는데... 이륙장으로 돌아오라는 콜을 받고 돌아가니 고도를 다 까먹은 것이었다... 결국 쫄쫄 내려와서 남좌 착륙장에 안전히 착륙했다. 끄트머리 능선에서 교관님 말 안 듣고 조금만 더 개겼다면! 하는 생각이 들긴 했으나, 이내 괜히 말 안듣고 개기다가 애먼데 내리는 것보다는 나으니...라고 나름 결론지었다.


두번째 이륙... 첫번째 이륙과 다른 점이 있다면 g-bario어플 소리를 최고로 키운 뒤 주머니에 넣었다. 첫번째 비행에서 바리오 소리가 바람소리와 헬멧을 뚫고 들어오지 않길래 그렇게 했다. 첫번째 때보다 열이 훨씬 커진 느낌 또한 들었다. 마찬가지로 이륙 직후 좌측으로 붙었고, 첫번쨰 능선에서 바리오의 상승음을 듣고 좌측견제... 상승음에 집중하랴, 피칭잡으랴 다소 정신 없었으나 집중해서 끈덕지게 써멀에다 갔다붙였다. "써클링중에 상승음이 갑자기 높아지면  견제 살짝 놓아주며 피칭, 이후 곧바로 견제"의 사이클(열의 코어에 오래 머무르기 위함)을 반복하니 쭉쭉 올라갔다. 머릿속으로 서멀의 위치를 원통의 모양으로 생각하며 서클링을 도니 감잡기가 훨씬 쉬웠다. 그렇게 돌리던 중, 어느새 이륙장 첨탑 위까지 올라섰고, 해당 부근에 열이 가장 많이 분포되어 있어 첨탑위에서만 30분은 넘게 놀았다. 


이 날, 열이 많긴 하나 잡을 수 있는 고도가 한정되어있다고 이륙장에서 들었었는데, 그 또한 체감할 수 있었다. 일정 높이 이상 올라설 수 있게끔 하는 열이 거의 없었고, 있더래도 잠깐 튀다 말았었다. 결국 계속 놀다가 능선 뒤로 밀리게 되었는데, 산 능선을 넘어가면 위험하다는 말이 갑자기 떠올라 쫄아서 북좌로 발걸음을 옮겼고, 무사히 착륙했다. 지금 와서 생각하니 참 아쉽다. 다시 올라 탈 수 있는 고도임에도 나는 왜 그랬을까... 조금 더 확신을 가지고 해보자...


세번쨰 이륙... 열풍 회원 전원 이륙하시고 정수삼촌이 이륙을 도와주셨다. 마찬가지로 곧장 좌측 사면으로 붙였으나, 두번째 이륙때보다 이륙장 부근의 열이 많이 죽은 듯 했다. 결국 쫄이네... 싶은 생각으로 남좌로 향하고 있는데, 착륙장과 가까운 첫번쨰 능선의 산소 위에 열이 있었다! 어떻게든 잡으려 갔다 붙였고, 이곳에서만 15분은 넘게 끈덕지게 비볐다. 하지만 생각만큼 띄워주지도 않는 데다, 문뜩 고도가 너무 낮다는 생각이 들어 착륙장 바로 옆에 못쪽에 향했는데 열이 있었다! 몇번 돌리다 또다시 고도가 낮다는 생각에 착륙장으로 쫄쫄 들어왔다...

(고도를 볼 수가 없으니 불안했던 것 같다...지금 생각하면 충분히 여유있었다ㅠㅠ) 


이후 남좌에서 교관님을 구경하는데, 아까 내가 놓쳤던 못 위의 열을 착륙 목전에(이때까지만 해도 착륙장에서 강훈삼촌이랑 교관님도 남좌 들어오겠거니 했다 ㅋㅋ) 잡아서 이륙장까지 타고 올라가더니, 북좌로 향하시길래 혀를 내둘렀다. 


두번쨰 비행도 아주 좋았으나 개인적으로 이 날은 세번째 비행이 제일 좋았다. 열에 끈덕지게 같다 붙이고, 제대로 버텨보는 경험도 이번이 처음이었다


어제 일지를 오늘인 일요일에 작성하고 있는데, 감기기운이 들어 오늘 비행에 나가지 못했다 ㅠㅠ 몸 관리 잘 하고 이제 감좀 잡았으니 열심히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