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77회 비행일지


토요일은 집안 벌초라서 비행에 참석 못했고 일요일 아침

오늘은 경산에서 출발하는 인원이 정수형님, 팽철부회장님 그리고 나 이렇게 3사람이라서
내차에 기체 3대 싣고 가기엔 무리다.  

할수 없이 정수형님 차로 대구세계 육상수권대회 마라톤 때문에 긴급하게 변경 된 모임 장소인 유통단지 전자관 뒷편
주차장으로 이동했다.


오늘의 참석인원은 회장님, 팽철부회장님, 정두형님, 태만형님, 정수형님, 윤철, 성언, 용석, 나, 상국, 박사, 돈현
이상 12명이다.

상국이는 오랜만에 같이 비행한다. 그 동안 철인 3종 경기 출전 관계 때문인지 한참 동안 못봤는데 군살이 쏙빠져서
무늬는 총각 같다. 박사는 무늬만 점점 아저씨가 되어 가는데..

육상선수권대회 기간 동안 대구 인근 하늘은 비행이 전면 금지 된 관계로 대니산이나 보현산은 비행불가다.

비행장소를 논의끝에 상주황금산으로 정하고 출발했다.

회장님차가 앞서 가고 성언씨 차는 앞차를 열심히 따라 가는데 앞차가 갑자기 방향을 돌린다.

왜 돌릴까?  

종진이가 회장님 댁에 가 있다가 이곳으로 오기 때문에 태우려고 돌리는 것 아닌가??  순간 팽철부회장님은
엉덩이쪽 꼬리뼈가 간질 간질한게 잔뜩 긴장하는 모습을 보이시던데..

뒷차에서는 앞차가 방향을 돌린 이유에 대해서 별의 별 상상의 날개를 펼쳐 보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상국이가 근처 은행 cd기에서 돈 찾으러 간 틈에 우리가 출발해 버린 모양이다.


황금산 활공장은 오랜만에 가본다.

도심을 벗어나 상주로 가는 길, 들판을 둘러 보니 어느새 가을 풍경으로 서서히 바뀌어 간다.  

추석이 지나고 몇주 후면 황금빛으로 물들어 있겟지..

어제는 태풍 영향으로 바람이 너무 세서 비행을 못했다고 하는데
오늘은 기상이 제발 좋기를 빌어 본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착륙장에 도착해보니 바람은 배풍으로 불어 오는 거 같았고
이륙장에 올라 보니 역시나 바람이 맞지 않다.

바람은 북쪽을 기준으로 북북서, 북북동을 왔다 갔다 한다.

아예 한쪽으로만 불어 오면 동쪽으로 나가던지 서쪽으로 나가던지 방향을 정하겠는데 어중간하게 이쪽 저쪽 왔다
갔다 한다.

능선 임도를 기준으로 이제까지 서쪽으로만 이륙했는데 동쪽도 이륙은 가능하다고 한다.
평소 왠만해서는 잘 이륙하지 않는 방향이다.

그래서 그런지 팀원들 중 이곳으로 이.착륙 경험이 있는 회원들이 별로 없다.

착륙을 어디로 할 것인지.. 그리고 앞산의 와류영향은 어떨지 등등 분분한 의견이 오갔으며
바로 밑 넓은 빈밭을 착륙장으로 정하고 일단 박사가 더미로 비행하기로 하고 준비 했다.

박사는 예전에 한번 동쪽 이륙장에서 이륙해서 착륙해본 경험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별로 긴장하는 기색 없이 덤덤한 표정이다.

그런데 바람이 불었다가 안불었다가 가끔 배풍도 들어 오고 정북자 바람도 들어 오고 상황이 별로 안좋다.

또다시 대기

이륙장 잡목도 제거하면서 바람을 기다리고 있으려니

달파라팀이 올라 오고 천안에서 내려오셨다는 팀명 미상의 패러 동호회원들도 합류해서 이륙장이 시끌벅적하다.

멀리 보이는 황금산 능선 북쪽끝에 꽂혀 있는 윈드쌕 바람으로 볼때 그곳 이륙장 바람이 맞을 거 같다면서 달파라 채팀장이
박사에게 그곳까지 태워줄테니 저쪽에서 이륙하라 하니 박사 좋다고 얼른 차에 혼자 탄다.

남은 회원들은 바람이 좋지 않아서 다른 곳으로 옮길까? 싶은 생각에 이곳 저곳 전화도 해보고 해도
다 신통 찮은가 보다.

어차피 바람은 맞지도 않고 바로 인근 문경은 태풍수준이라서 어디던 다 바람 상황은 비슷할 것이라고 판단
일단 점심 먹고나서 바람을 좀더 기다리기로 하고 밥먹으러 내려 가기로 결정했다.

북쪽 끝 이륙장으로 지나 가면서 이륙 준비 중이던 박사을 태워 풍양 한우마을 식당으로 이동

쇠고기 전골과 육회로 점심을 맛있게 먹었다.
특히 육회가 맛있었다.

우리테이블은 육회가 남는데 옆 테이블은 먹성 좋은 사람들만 모였는지 모자라서 자꾸 눈독 들인다.
깊은 견제 들어가려다가 저번 돼지고기건도 있고 해서 잘못하면 풀스톨걸릴까봐서 곧바로 만세한다.

점심 다 먹고 다시 이륙장에 올랐다.

이번에는 빅버드 클럽회원 들도 점심 먹고 올라 와서 합류했다.

그렇담 결국 이부근 바람은 여기 말고는 답이 없단 의미인데...

이륙장 바람은 여전히 북쪽을 기준으로 동서로 왔다 갔다 한다.
바람도 불었다 말았다 정말 안좋은 기상이다.

박사, 이번에는 원래 이륙방향인 서쪽으로 기체를 펴고 이륙해서 나갔다.

역시나 본인의 말대로 "더미의 임무는  나가서 죽어라??" 는거 아이가 하더니만  
이륙하고 우측으로 바람 안고 전진 해보지만 열도 하나도 받쳐 주지 않고 릿지도 안되고

결국 방향을 돌려서 배풍으로 착륙장 들어가는데 속도가 46킬로 정도 나온단다.
위에서 볼때는 고도가 여유 있을 줄 알았는데

막상 박사 이야기로는 착륙장에 도착하자 마자 고도 정리 없이 바로 착륙 했다고한다.

뒤이어 오랜만에 같이 비행하는 상국이 도전

역시 열도 바람도 없는 상황이라서 쫄탕이다.

두사람 다 비행시간 1-2분 밖에 안되는 쫄비행이다.  어찌 보면 조금은 허무한 비행이다.


두사람 비행하는 것 지켜보더니만 다들 눈치만 보고 나가려 하지 않는다.  

솔직히 이런 비행은 기체 개고 넣고 품도 안나온다는 생각??


어제 벌초하고 집에서 쉬다가

[매주부비행] 이면 [지중생형극] 인지

먼길 혼자서 차 몰고 온 교택 부회장
착륙장에서 쫄비행으로 장렬히 전사한 두사람 태워 다시 이륙장에 올라 온다.

바람은 여전히 좋다가도 좋지 않다.

그래서 마냥 기다린다.

차안에서 잠시 눈도 붙이고..

3시 넘어서도 바람은 여전히 좋아질 기미를 보이지않는다.

문경이나 다른 곳으로 이동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이동하기에 시간도 어중간하고 그 쪽으로 비행간 팀들과 연락을
취해봐도 별 뾰죽하지 않나 보다.


오늘은 전국적으로 바람이 비행하기에는 적당하지 않는가 보다. 그냥 벌초 철에는 벌초나 하라는 이야긴지??


다시올라온 박사가 이런 기상일 수록 쫄비행이라도 부지런히 해야지 다들 뭐하고 있냐고 하더니만
또다시 쫄 비행하러 더미로 나선다.

이번에는 동자로 이륙하려고 기체를 펼쳐 놓았는데 기체 펴기 전에는 그나마 좋게 불던 바람이 기체 펴 놓으니
배풍 내지 무풍이다.

천안에서 온 팀원들은 서쪽에 기체를 펼쳐 놓고 바람이 좋던 말던 열심히 이륙을 하는데 위태 위태 해 보여도 다들
잘 다간다.

능선 하나를 두고 동과 서에서 동시에 기체를 펼쳐 놓고 이륙 대기를 하는
보기 쉽지 않는 풍경도 연출 된다.  

그만큼 오늘 바람이 북을 기준으로 동서로 왔다리 갔다리 한다는 증거다.

그러다 바람이 점점 돌아가서 북북서 바람이 좀더 자주 들어 온다.

동자에서 기다리던 박사 보다 서자에서 이륙준비 중이던 돈현이가 먼저 이륙한다.

교택 부회장이 사전 주문한대로 능선을 버리고
들판으로 가더니만 마지막 열이 있을 법한 이륙장 좌측 토사장 상공에서 서클링을 하기 시작한다.

5-6바퀴 돌려 보는데 겨우 본전치기 정도는 된다.

하지만 약한 열이라고 버리고 나오더니 더 버티지 못하고 바로 착륙.

오늘 같은 기상, 어려울수록 조강지처를 버리면 안된다는데 약하다고 버리고 나와 버리니 끝.

아직 총각이라서 조강지처 의미를 실감하지 못하는 것인가??  장가 가면 알랑가??

넓은 토사장에 안전하게 착륙한다.


박사가 동자 이륙장에서 서자로 기체 방향을 돌려서 이륙,  돈현이 착륙한 곳으로 날아 간다.

이제 바람 방향이 서쪽 이륙장쪽으로 더 맞다.

용석이가 이륙준비 후 이륙,  

바람이 좋지 않으니 이륙할 듯 말듯 하다가 결국 이륙 중지

기체 정리 할 동안 내가 활주로에 들어 섰다.

바람이 배풍으로 불었다가 무풍이다가 반복된다.

교택부회장이 잠시 기다렸다가 무풍일때 자신있게 기체를 당겨서 나가보자 한다.

뒤에서 콜이 온다.

하나 둘 셋.  출발

기체를 세우고 라이져를 잡았던 손을 놓고 견제, 그리고 뛰어 나가는데

무전으로 왼쪽 견제 오른쪽 일보 이동이라한다.

즉각 반응이 되지 않아 한템포 늦었다.

뒤이어 나름 왼쪽 견제 하고 오른쪽으로 가보려 했지만 늦었는지 기체는 릿지하듯이 능선을 비스듬히 질러 간다.

뒤에서 이륙중지라고 콜이 들어 온다.

그러나 어깨에 걸리는 압력이 약하지 않게 느껴진다. 뛰어 나가도 될 거 같았다. 그리고 활주할  전면에
잡목도 없는 상태라서 활주할 거리도 될거 같았고

슌간적 판단으로 뛸까, 스톱할까 망설이다가

에라 모르겠다... 뛰기로 하고 스피드를 붙여 보지만

양력은 생기지 않고 게다가 사면이랑 직각이 아닌 비스듬한 방향으로 활주를 하니
그냥 글라이더는 내머리 위에서 나랑 같이 갈 뿐이다.

눈앞에 활주할 공간도 끝이 나고 이상태로는 이륙이 불가라고 판단하고 제자리에 섰다.  그리고 재빨리 풀브레이크
브레이크 줄을 두손으로 감아쥐고 줄줄줄 당겨보지만 제자리에 멈추기 전에 풀브레이크 하면서 멈췄어야 하는데

제자리에 선 후에 풀브레이크를 하니 기체는 관성에 의해 머리 위에서 내몸을 지나 앞쪽으로 서서히 떨어진다.

내앞으로 넘어온 기체는 키작은 침엽수와 관목 사이로 이쁘게 사뿐히 내려 앉는다.

혼자 기체를 수거하려고 당기고 있으려니 용석과 교택부회장이 내려와서 거들어 준다.

기체 수거할때도 짬밥인가 보다.  A라이져 당기면 기공이 가지에 걸리면 수거하기 더 곤란하니 브레이크 라인이나 뒷라이져를
당겨서 수거하면 훨씬 수훨하다고...

헥~헥~ 숨차게 다시 원위치.

기체를 뒤로 물렸다가 다시 이륙하려면 오히려 더 자신이 없어질까봐

기체 꼬인 것도 없기에 바로 활주로에 기체를 펼쳐놓고서 이륙 준비

이번에도 바람은 여전히 무풍 내지 배풍이다.

배풍이 멈추길 기다려서 무풍일때 기체 세우고 뛰어 나갔다.

이번에는 양력을 받아 다행히 이륙되어 나간다.

바람이 약하니 이륙은 되었지만 기체가 양력을 받을 때까지 침하.  삐이이~

하강음만 울린다.

그 이후도 별 상승 없이 계속 침하만 ...


능선에서 떨어져서 앞쪽으로 나가 보지만 역시 똑같다.

이륙할 때 부터 낮은 고도에서 이륙되었기에 고도가 충분하지 않다.

배풍임을 감안하더라도 이상태로는 돈현이 내린 토사장 까지 못가고 중간에 불시착 할 거 같다.

할수 없이 안전하게 방향을 돌려 기존 착륙장에 내리기로 하고 그곳으로 방향 전환

고도가 별로 여유가 없어서 고도 정리 라기 보다는 그냥 바람방향에 기체를 맞추는 수준으로
기체를 돌려서 바람방향에 맞추었지만 예의 침하 되는 골자기를 지나면서 쑥~ 꺼져 버린다.

순간적으로 매미 되는거 아닌가 생각했지만 예전에 고급자들 내릴 때를 생각해보면 마지막에 항상 받쳐 주는 열이 조금은
있었기에  만세하여 속도를 붙여 전진하는데 아니나 다를까 착륙장 상공에 들어서자 오히려 조금 뛰워 준다.

다시 견제한 후 그대로 유지, 착지 바로전 100프로 견제, 사뿐히 두발 착지 했다.

이륙도 비행도 별로 였지만 그나마 착륙은 나름 잘한 것으로 위안을 삼아 보지만 기분은 찝찝하다.

먼저 내린 성언씨가 후방으로 기체 세우는 연습을 하길래 나도 해볼까 하는데
바람이 별로라서 성언이도 곧 그만두는거 보고 나도 기체 정리를 했다.

뒤이어 이륙한 용석이가 이곳으로 내리려고 고도 정리를 한다.

고도가 충분해 보여서 토사장까지 가도 될듯 한데 내하고 성언이 때문에 이곳에 내렸다고 한다. 우리가 심심할까봐서

ㅎㅎ 고맙다 친구.

기체를 접어 넣고 토사장에 내린 팀원들 픽업을 위해 이동,

아이스크림 하나씩을 먹고 교택부회장 차에 타고 대구로 출발

생각 보다 차는 많이 막히지 않았다.

미스타 세븐에서 뒷풀이

오늘은 색다르게 짜장밥으로 저녁을 준비 해놨는데 꽤 맛있다.

정수형 차로 왔기에 간만에 음료수가 아닌 생맥을 두잔 마시고 기분 좋게 아딸딸 한 상태에서
1차 끝내고 빌리어드 팀들은 당구장으로 이동하고 난 늦게 합류한 종진이랑 좀더 이야기 나누고 있으려니
당구장에서 빨리 오라고 호출 들어 온다.

식스볼은 한번도 쳐본적이 없어 생소 하다.  참여는 하지 않고 배울 겸 구경만 하다가 나중에는 겜돌이를 봤다.

경산 거주 회원들이 오늘은 강세다. 매판 거의 싹슬이 하는 분위기다.

이곳 당구장에 올때 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장사가 되겠나 싶다. 손님이 너무 없어서..


당구를 마치고 귀가하니 11시 20분이다.


하루종일 기다려서 1분 22초 비행 좀은 허무하지만 그래도 쫄비행도 못하는 것 보다는 낫다고 위안 삼아 본다.



<< 비행요약 <<

1. 비행횟수 : 77회

2. 일자 : 2011년 09월 04일(일요일)

3. 글라이더종류 : 에델 라이브 S사이즈 (Edel LIVE S size)

4. 기상
   - 풍속 및 풍향  : 1.3/0.4~3.2m/s(바람 약하고 북을 기준으로 북서 북동 왔다 갔다 함),북북서, 북북동
   - 기온 및 습도 : 27도, 습도 69%

5. 이륙장, 및 고도 : 상주 황금산 이륙장, 약 321m(아센 755 GPS 측정수치)
   - 황금산 높이는 328m라 하지만 이륙한 곳의 높이는 길에서 조금 내려와서 이륙을 하므로 321m로 측정됨.
   - 상주활공장 : 상주시 중동면 회상리

6. 착륙장, 및 고도 : 상주활공장 중턱 착륙장  위쪽 사면 193m(아센 755 GPS 측정수치)
   - 이륙장과 착륙장 표고차 128m

7. 비행 중 기록
  7-1. 최고고도 :     m(이륙장 대비  m더 올라감)
  7-2. 최고속도 : 46.5km/h

8. 비행시간 : 1분 22초(총누계 비행시간 : 20시간 53분 31초)
  8-1. 이륙시간 : 15시 57분 30초
  8-2. 착륙시간 : 15시 58분 52초

9. 비행거리
  9-1. 총비행거리 : 약 0.73km
  9-2. 직선거리 :   0.44km

10. 비행조건
  10-1. 기류 : 하(바람 북을 기준으로 북북서 북북동을 왔다 갔다 함)  
  10-2. 지형 : 릿지가 약 1킬로 이상으로 길어서 릿지 비행하기 최적의 장소이나 바람이 약하고 방향이 맞지 않아서
               릿지 전혀 안됨
  10-3. 이륙장조건 : 중(북서서, 서풍을 받아서 이륙, 3-4대 동시 이륙이 가능한 공간)
  10-4. 착륙장조건 : 하(이륙장에 비해 착륙장이 산 중턱에 있어서 별로 좋지 못한 조건임, 착륙진입이 조금 까다로움)

11. 특기사항
  11-1. 이륙 중지를 생각할경우 초기에 안되겠다 싶으면 과감히 중지 시키자, 시간이 늦음 늦을 수록 다시 기체 정리하여
        재이륙하기 힘들다.
  11-2. 최단 비행 시간 기록 갱신이다. 칠포 해수욕장 쫄 비행 보다 더 짧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