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70회 비행

어제 저녁에 그렇게 퍼붓던 비땜에 오늘 비행이 되겠나 싶었는데 아침엔 언제 그랬냐는 듯 개여 있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간단하게 라면과 밥으로 아침식사를 마치고

체크 아웃을 위해 콘도를 정리하고 영월로 출발했다.




단양에서는 그리 멀지 않은 거리라서 한시간 안걸려서 영월에 도착, 별마로 천문대가 있는 봉래산으로 올랐다.

단양 양방산 보다는 올라가는 길이 훨씬 양호하다. 경사도 완만하고 도로폭도 아스콘포장이 차량 두대 교행이
가능할 정도라서 차량회수 할때 부담이 적을 듯 하다.

조금 이른 시간이라서 현지팀들도 아직은 올라 오지 않았다.


봉래산 이륙장은 별마로 천문대 앞쪽에 있는데  넓이는 패러 두대 정도를 펼쳐서 동시에 간신히 이륙할 정도로
그다지 넓지는 않다.

양방산과는 달리 한쪽 방향 밖에는 안되고 활주거리는 짧지만 경사가 급해서 바람만 좋으면 이륙하기가 오히려
쉬울 듯 하다.

다만 동강 대교를 넘어 넓게 펼쳐진 둔치까지 기체가 갈 수 있을지 어떨지 그게 미지수다.


이론상으로는
이륙장에서 착륙장인 둔치까지 거리가 족히 2.5에서 3킬로 정도는 될 듯 한데
실표고차가 600미터 이상 이라니깐 기체 평균 엘디를 7로 잡으면 무풍일 경우 4.2킬로미터를 비행할 수 있으니 충분히
가고도 남을 거리다.

하지만 이론과 실제는 다른 법이니 바람을 안고 가면 엘디는 더 짧아 질것이고 고도 계산을 잘못하면 들어가지 못할 수도
있는 것이다.

현재 바람이 강하진 않으나 불고는 있으니 엘디가 줄어 드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고도 600미터 이상에서 착륙장을 향해 곧바로 가게 된다면 실표고 400미터이므로 비행거리 2.8킬로라면
착륙장 까지 갈수는 있는 높이다.

이곳은 자주 비행하는 곳이 아니라서 다들 현지팀들 올라 오면 브리핑을 듣고 비행을 할까 하시더니
날씨가 언제 비라도 한줄기 뿌릴지 알수가 없는 상태라서 현지팀과 통화를 해보고 몇가지 주의사항만을 챙겨 들으시고
우리팀은 그대로 비행을 하기로 했다.

현지팀과 통화해본 결과 이륙장 바로 밑 산봉우리 보다 고도가 낮아지기 전에만 이륙장으로 향한다면 충분히
갈거라고 한다. 둔치까지 가다가 못갈거 같으면 바로 강을 건너 강가에 내리면 되고...

또한 도심에서 발생하는 열이 대단하기에 큰 고도 침하 없이 도달 할 수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양방산에서 강을 건널지 못건널지 걱정했듯이 이것도 괜한 기우일까??


이곳도 단양과 마찬가지로 천문대를 찾은 관광객들로 인해 지켜보는 시선이 많다.

처음 하는 장소라서 부담스러운지 아무도 선뜻 더미로 나서려 하지 않는데

예상외로 정수형님이 더미로 출발 하겠다고 준비를 하신다.

웬일?

장비를 펼쳐 놓고 준비하려니 구경꾼들이 더 신이 났다.

이륙 공간이 조금 좁다보니 기체 가까이 사람들이 모이지 못하게 정리하고 이륙을 했다.

멋있게 날아 오르자 구경하는 사람들 일제히 박수와 환호을 보낸다.

몇차례 릿지로 이륙장 보다도 더 높게 올라 간다.

포토죤을 들락 날락 하면서 갤러리들의 환호속에 사진도 찍히고


이제 윤철이 나갈차례

준비하려는데 여전히 이륙장 상공에서 왔다리 갔다리 한다.

팽철 부회장님이 무전으로 윤철이 이륙준비하니깐 좀 빠져 달라고 해도 잘 안들리는지

여전히 이륙장 상공을 왔다 갔다 한다.

할수 없이 윤철이가 틈을 보고 이륙

두대의 패러글라이더가 창공을 수놓자 환호 소리가 더 커진다.

종진이가 준비.

한차례 이륙 중지 하고 두번째 나간다.

바람이 정풍으로 적당하게 불어 오자

이제 준중급자들 나가려고 준비, 줄을 섰다.

용석 나가고 정두형 나가고 내가 나갔다.

정두형은 몇달 쉬었는데 비행하러 안나오는 동안 어디서 지옥훈련 받앗는지.. 오히려 그전 보다 더 잘 하는 거 같다.

나랑 같은 두자리 숫자 비행 횟수라서 좋아했는데 그럴일만도 아닌데.. 나도 바짝 긴장해야 겠다.  ㅜ.ㅜ


후방으로 이륙 준비를 하고 있으려니 내 몸짓 손짓 하나 하나까지 주시하는 갤러리들의 많은 시선들과 카메라가
부담스럽다.


심호흡 한번 하고

얼굴 반은 마스크로 가렸기에 조금 뻔뻔하게 생각하기로 맘을 편하게 먹었다.

천문대 통신탑 윗쪽에 붙은 풍향계의 화살표가 정풍이 잘 불어 옴을 알려 준다.

자 갑니다. 하나 둘 셋

기체를 세웠고 별 무리 없이 턴하여 활주
다행히 가볍게 이륙한다.

휴 다행~

안정되자 마자 우측으로 붙여 남들 하듯이 릿지를 해보았지만 내가 할 때는 바람이 죽었는지

상승이 되지 않는다.

어느틈엔가 고도가 확 까진다.

고도 750정도에서 여유있게 착륙장을 향해 진행했다.




충분히 높은 고도였지만
일단 봉래산에서는 처음 비행이고 목표로 한 착륙장까지는 편안한 마음으로 무사히 가보고 싶었다.

현지팀들이 이야기 하는 이륙장 바로 밑 좌측의 봉오리 보다 많이 높게 고도를 잡고
착륙장 방향으로 진행하기에 충분히 진입하리라 예상하고 편하게 비행했다.

가는 도중에 돈현이가 열을 잡아서 서클링하는 것이 보인다.

나도 그곳에서 몇바퀴 돌려서 고도 확보한 후 전진할까? 생각하다가

잘못하다 고도 더 까질까 싶어서 그냥 그대로 쭉 밀고 나갔다.

속도를 보니 28-31킬로 정도다 그렇담 거의 바람이 없다는 말인데...

그런데 산자락을 벗어나자 마자 도심지 열은 어디로 갔는지 울리기 시작하는 바리오

삐이이~ 하는 하강음이 끊이지 않고 계속 울린다.

하강이 초당 2.2에서 2.9m 대 까지다.

에구. 도심지 열이 있기는 커녕 하강만 있구나.

잘못하면 다리를 못건너겠다 싶어서 여차하면 비상착륙장으로 향하려고 단단히 맘을 먹고
가는 중에라도 내릴만한 곳이 있나 목을 빼고 내려다 봐도  강을 건너 물가에 내리는거 말고는 별로 대안이 없다.
덕분에 남의 집 지붕은 실컷 쳐다본다.

우얗던 착륙장 까지 가는 수 밖에 없다.

최대한 저항을 줄이고자 몸을 뒤로 눕혀 만세한 상태로 전진햇다.

계속 울리는 하강음과는 달리 진행하는 기체의 고도를 판단해 볼때 무난하게 동강대교는 넘을 거 같아 보인다.

이제 다리가 바로 눈앞에 있고 충분히 다리를 넘어 갈 수 있다는 확신이 들자

어느 정도 맘에 여유가 생긴다.

카메라를 꺼내서 항공사진을 촬영해보았다.

동강 대교 가까이 가도 여전히 고도는 충분하다.

그래도 다리가 부담스러우니 일단은 다리를 건너서 고도 정리 하기로 하고
다리를 건넜다.

강을 건너서 고도 정리하면서 먼저 들어간 기체들 방향을 살펴 바람 방향을 정했다.

속도계를 확인해서 바람 방향을 재차 확인해보고 강쪽으로 밀어 붙여 고도를 정리한 후에 직선 어프로치 했다.

단양의 강과는 달리 이곳은 물이 깊지 않아서 크게 부담은 되지 않는다.

무사히 두발 착지 하고 기체를 정리 했다.

팽철부회장과 교택부회장 양 부회장이 차량을 회수해서 내려왔다.

교택부회장 비행하려고 준비하는데 기체잡아 주는 사람이 기체를 안놓아 줘서 산줄이 터졋다고 한다.

열좀 받을 일인데...

그 열을 착륙장에 내려와서 식힌다.

부아앙 끼이익~~

에구 깜짝이야.




점심 식사는 영월에서 콩국수로 유명하다는 집에 들렀다.

생각만큼 맛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어릴 적 집에서 모친이 콩국수를 만들어 국수만 판매하신적이 있다.

그래서 아직까지 동네 어른들은 모친을 콩국수집 아줌마라고 부르기도 한다.

국산콩을 티끌 가려내고 방앗간에서 빻아 오시면 콩가루에, 밀가루, 땅콩 가루를 며느리한테도 안알켜 주는
적정한 비율로 섞어 국수 반죽을 만드신다.

그리고 밀대로 밀어 옛날 부억칼로 땀뿍 땀뿍 썰어 낸 후 국수끼리 붙지 말라고 콩가루를 뿌려서
말려 놓으면 근처 식당 에서도 사러 오고 동네 분들도 많이 사러 오셨다.

한번 우리집 국수 맛을 본 사람들은 멀리서도 입소문을 타고 국수를 사러 오기도 했다.

이렇게 만든 콩국수를 삶고 콩물에 섞어 콩국수를 만들면 그것이 정말 오리지날 콩국수다.

콩의 구수한 맛과 땅콩의 고소한 맛이 어울려서 몇그릇을 먹어도 더 먹고 싶은 맛이다.

그러고 보니 이렇게 만든 콩국수를 한참 동안 먹어 본 기억이 없네...

아~  그리운 맛이다.


어쨋던 콩국수와 밥으로 점심 요기를 하고 다시 이륙장에 올랐다.



이륙장으로 향하면서 보니 산정상에는 안개가 8부 정도 까지 자욱하게 끼었다.

올라가도 비행은 안될 거 같아 바로 차를 돌려서 다른 활공장으로 가던지 대구 들어가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교택부회장 기체가 위에 있어 올라 가기로 했다.

올라가 보니 역시 안개가 짙어서 비행하기는 불가한 상태다.

대전 비익조 팀들이 준비해서 기다리고 있었다.

날씨를 보니 금방 개일 거 같진 않다.

아니 이러다가 언제 또 개일지도 모르지만 그것은 어찌 인간들이 알겠는가??

비행 불가 하다고 판단하고 철수 했다.

내려 가려니 비익조 팀원중 한명이 내려 가게 되면 봉래산 몇부 정도까지 개스가 끼어 있는지 전화 좀 해달라고 한다.

특명을 받고 봉래산을 다 내려가서 뒤돌아 보니 어렵쇼?

개스가 다 개였다.

아니 아직 완전히 개인것은 아니지만 이젠 정상이 식별 될 정도이니 바람만 맞다면 비행하는데 무리가 없을 정도다.

차를 돌려서 다시 올라 가느냐? 아니면 다른 곳으로 가느냐? 문제인데

이미 내려온 거 뒤돌아 보지는 말자.

다른 곳으로 가기로 했나 보다.


단양 두산 활공장으로 방향을 정해서 이동 했다.





두산 활공장도 처음 가는 곳이라 궁금하기도 했는데

사전에 이야기 듣던 대로 이륙장이 착륙장 같다.

축구장 만한 평지가 8부 정도의 산중턱에 턱하니 자리잡고 있는게 색다른 이륙장 풍경이다.

한켠에는 ATV도 있고 행글라이더도 조립해 놓고 바람을 기다리는 중이고 텐덤 체험 비행 때문에 대기 하는 사람들이 십여명 보였다.

언제 만들었는지 모를 게르 같은 건물도 있는데 그안에는 여러대의 패러가 들어 있다.

두산 활공장은 경사가 완만해서 활주하기도 좋고 초보자들도 이륙에 대한 부담이 적지만 대신에 활주로 끝에 낙엽송이 있어

바람이 약하면 매미 되기 쉽다고 한다.  그리고 매미되면 걷기도 힘들겠다. 나무가 너무 높아서..

바람은 정풍으로 들어 오는데 거의 무풍일정도로 약하다.

조금 기다리다가 땀만 식히고 바로 철수

양방산으로 가기로 했다.

별로 한것도 없는데 피곤하기도 하고 양방산에도 바람이 좋지 않을 거 같아서 그다지 비행하고 싶은 욕심은 없었다.

차를 나누어 이륙할 사람과 그렇지 않을 사람

차 한대에 맞춰 이륙장에 올랐고 나머지 한대는 착륙장에서 기다렸다.

돈현이가 먼저 이륙했는데 시내 쪽으로 나와서도 고도가 크게 떨어지지 않는가 보다.

고도 정리하고 내리는데 풍차있는 제방뚝 사면에 살짝 스치면서 착륙한다.

조금 놀랐는데 다행히 다친데 없이 하네스에 흙만 조금 묻혔단다.

현재 이륙장 바람은 거의 무풍이라서 발바닥 불날정도로 뛰어야 이륙된단다.

정두형 이륙, 역시 쫄 비행으로 착륙,

정수형 이륙, 역시나 쫄이다.

그래도 원정비행의 마지막 팡파레를 울렸으니 나름 의미 있는 비행이다.

열심히 사진 찍는다고 찍었는데...


삼각대를 꺼내 제방뚝 계단에 앉아 단체 사진을 촬영하고 대구로 내려왔다.


대구 거의 다와서 비가 온다고 해서 총무님은 본인 기체와 회장님 기체 젖을 까봐 걱정을 많이 했는데

북대구 들어가기전에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톨케이트 통과하고 부터는 소나기가 앞도 안보일 정도로 내린다.

총무님은 기체 말릴게 걱정되어 한숨만 쉬고 있는데

어느틈엔가 절묘한 타이밍으로 비 많이 내리기 전에 기체를 차안으로 옮겨 놓았다고 한다.

팽철 부회장님이 준비한 점심과 13일 저녁 상안회원이 한턱 쏜 저녁 식사 덕분에 두끼 식대가 고스란히 남았다.

덕분에 저녁까지 먹고 해단식 하기로 하고 정수형님 추천하는 북대구 세무서 부근 강구횟집으로 물회를 먹으러 갔다.

가격대비 양도 많고 맛있었다.

밖에는 비가 너무 많이 내리는 관계로 비안맞고 기체를 꺼내 실으려고 지하주차장으로 차를 옮긴 후
각자 자기차에 기체를 옮겨 싣고 인사하고 헤어졌다.

짧으면 짧고 길면 긴 2박 3일의 11년도 하계 원정비행을 크게 다친 사람 없이 즐겁고 무사하게 잘 보냈다.


<< 비행요약 <<

1. 비행횟수 : 70회

2. 일자 : 2011년 08월 15일(월요일)

3. 글라이더종류 : 에델 라이브 S사이즈 (Edel LIVE S size)

4. 기상
   - 풍속 및 풍향  : 1.1/0.8~1.4m/s(후방이륙이 가능할 정도의 약한 바람), 남서
   - 기온 및 습도 : 23도, 습도 81%

5. 이륙장, 및 고도 : 영월 봉래산 이륙장(남서방향), 800m
  

6. 착륙장, 및 고도 : 동강대교 부근 둔치 190m
  (아센 755 GPS 측정수치)
   - 이륙장과 착륙장 표고차 610m

7. 비행 중 기록
  7-1. 최고고도 :      m(이륙장 대비   m 상승)  
  7-2. 최고속도 : 37.8km/h
  7-3. 최대상승 : 0.8m/sec
  7-4. 최대하강 : -2.9m/sec

8. 비행시간 : 07분 03초(총누계 비행시간 : 20시간 02분 34초)
  8-1. 이륙시간 : 11시 51분 08초
  8-2. 착륙시간 : 11시 58분 11초

9. 비행거리
  9-1. 총비행거리 : 약 3.3km
  9-2. 직선거리 :   2.58km

10. 비행조건
  10-1. 기류 : 중(주풍인 남서)  
  10-2. 지형 : 영월 봉래산은 높이 약 800미터로 별마로 천문대가 정상에 있어 올라 가는 길은 잘 닦여 있다.
               도심을 가로질러 동강 둔치에 착륙하는 일반적인 비행 코스의 경우 비행거리가 약 2.6킬로 정도 되는데 이륙장과 착륙장의
               실표고차가 600미터 정도로 볼때 평균 기체 엘디를 7로 본다면 4.2킬로 미터를 갈 수 있으므로 무풍이거나 바람이 세지
               않을 때 충분히 이륙해서 착륙장 까지 갈 수 있는 높이다.
               하지만 도심에서 열이 발생하지 않을 시에는 도심을 지날때 침하가 많이 이루어 지고 높은 고도로 착륙 진입하지 못할 경우
               비상 착륙장으로는 좌측 강을 건너 물가에 내리면 된다고 한다.
               현지팀들 이야기로는 이륙장 좌측 바로 밑, 산봉오리보다 고도가 낮을 경우라면 착륙장 까지 들어가기 힘들 수 있으므로
               비상착륙장으로 진입하고 아니라면 주착륙장 까지 가는데 무리가 없을 것이라 함


  10-3. 이륙장조건 : 주풍은 남서풍이고 활주면도 남서로 닦여 있다. 패러글라이더 2대를 펼쳐 놓으면 딱 맞을 정도의 폭에 활주거리는
                     비교적 짧으나 경사가 급해서 바람만 좋다면 이륙은 오히려 쉬울 듯 하다.
                      
  10-4. 착륙장조건 : 동강대교 지나 동강 둔치가 주 착륙장인데, 동강대교만 넘어 온다면 착륙장이 워낙에 넓어서 착륙에 대한 부담은
                     별로 없을 듯 싶다.
                    

11. 특기사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