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9회 비행


- 며칠간 내린 비로 미끄러운 논바닥 -


저번 주 우천으로 비행을 못하고 2주만의 비행이다.

비구름이 아직 중부지방에 머물고 있어서 이번주도 비행을 못하는게 아닌가 싶었는데
다행히 영남지방에는 비가 없다.

보현산이나 구지 대니산 둘중 한곤데가 바람 방향이 맞을 거 같았는데 팽철 부회장님이
보현산 보다는 구지 대니산이 더 나을 거 같다고 해서 구지 대니산으로 방향을 정했다.

이른 시간이라서 점심 먹기 전에 한비행 한다고 바로 이륙장으로 올라 간다.

며칠간 계속 비가 내렸기에 착륙장에 잠시 차를 세워 착륙할 곳의 노면 상태를
확인해 보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다.

이륙장에 올라보니 며칠간 계속 내린 비와 바람으로 인해 이륙장에 깔아 놓은 갑빠가
뒤집어져 있었는데 일단은 응급조치 해놓았다.

바람은 적당하게 불어 온다. 이륙하는데는 전혀 무리가 없을 정도로..

서두른 탓에 11시도 되지 않아 돈현이가 오늘의 더미로 첫비행을 나선다.

이른 시간인데다가 바람도 릿지 할정도로 세지 않아서 몇번 왔다 갔다 하다가 더 버티지
못하고 착륙 들어 간다.

다음에 두번째로 박사가 이륙해 나갔고

3번째로 내가 나갔다.

교택부회장은 어제 마신 술이 덜 깨서 오전에는 운전봉사를 한다고 한다.

빈말이라도 만류하는 사람 한명도 없다. 다들 웬떡이냐? 반기는 분위기... ㅋㅋ

편안한 바람에 별무리 없이 후방으로 이륙했고
어느정도 안정 되자 마자 왼쪽으로 턴하여 릿지를 붙여 보았다.  

바람이 세진 않기에 몇번의 릿지비행으로 이륙장 보다 조금 더 올라 가긴 했지만
이륙장 대비 4-50미터 상승이 최대인거 같다.

그러다가 한번 삐긋해 버리니 바로 상승대에서 빠져 버린다.

더 비벼 볼까 하다가 고도 더 떨어지기 전에 착륙장으로 향했다.

착륙장에는 먼저 이륙한 돈현이가 착륙해 있었고

LH 대형 깃발로 바람방향을 파악하고 고도 정리 후 약간 측풍으로 착륙진입 했다.

속도는 충분히 제어 했기에 빠르지 않았지만 생각 했던 대로 묵힌 논바닥은
비에 젖어 있어서 대단히 미끄러웠다.

역시 두발로 착지하는 순간 쫄딱 미끄러진다.

발이 빠질 정도로 질퍽하진 않는데 얼음판처럼 표면이 미끄럽다.

안착 했음을 보고 하고 기체를 말아쥐고 길가로 나왔다.

기체를 접는데 정말 땀이 많이 난다.

오늘 날씨가 대단하구나. 느낀다.



<< 비행요약 <<

1. 비행횟수 : 59회

2. 일자 : 2011년 07월 16일(토요일)

3. 글라이더종류 : 에델 라이브 S사이즈 (Edel LIVE S size)

4. 기상
   - 풍속 및 풍향  : 1.5/2~3m/s(릿지하기엔 약하지만 이륙하기엔 적당한 바람), 남, 남남동
   - 기온 및 습도 : 31도, 습도 74%

5. 이륙장, 및 고도 : 구지 대니산 남자 이륙장, 약 410m(아센 755 GPS 측정수치)
  

6. 착륙장, 및 고도 : 달성군 화산리 솔미들 빈밭, 착륙장으로 사용하는 곳 42m
(아센 755 GPS 측정수치)
   - 이륙장과 착륙장 표고차 368m

7. 비행 중 기록
  7-1. 최고고도 : 451m(이륙장 대비 41m 상승)  
  7-2. 최고속도 : 46.5km/h
  7-3. 최대상승 : 1.1m/sec
  7-4. 최대하강 : -2.2m/sec

8. 비행시간 : 10분 04초(총누계 비행시간 : 17시간 26분 07초)
  8-1. 이륙시간 : 11시 05분 40초
  8-2. 착륙시간 : 11시 15분 44초

9. 비행거리
  9-1. 총비행거리 : 약 4.60km
  9-2. 직선거리 :   1.63km

10. 비행조건
  10-1. 기류 : 상(남,남남동)  
  10-2. 지형 : 중, 착륙장이 바로 보이고 이륙장 바람과 착륙장 바람이 동일한 경우가 많으므로 심리적으로 편안하게 느껴짐
  10-3. 이륙장조건 : 중(이륙장 경사가 상당히 급하고 활주거리가 짧지만 오히려 심리적 불안감만 떨쳐버리면 이륙하기는 쉬움)
  10-4. 착륙장조건 : 중(바람 약함) LH공사 대형깃발로 풍향파악이 용이하나, 며칠 계속 내린 비로
                     묵힌 논바닥이 매우 미끄럽고 축축함

11. 특기사항 : 없음




제 60회 비행


- 열풍팀 최용석 최장시간 기록을 세우다 -


오전에는 우리팀 밖에 없었는데 점심을 먹으려고 석정에 들러니
빅버드스쿨, 빅버드클럽, 달구벌파라 등 많은 패러인들이 식사 중이다.

오후에는 이륙장이 무척 붐비겠구나 속으로 생각했다.

우리팀도 순두부와 된장찌개로 점심을 먹었고 식당에서 나오면서 시원한 물을 수통에 채웠다.

오늘 날씨 정말 대단하다. 습도까지 높아서 그야말로 찜통같은 더위다.

오전 첫 비행 이후 기체 정리할 때 쏟은 땀때문에 썬크림은 다 씻겨 버린 듯하다.

자외선이 피부노화에 일등공신이라는데 다시 덧 바를까 하다가 귀찮아서 포기했다.

두번째 비행을 위해 1시조금 넘어 이륙장에 올라보니

우리보다 먼저 점심식사를 끝낸 빅버드클럽과 달구벌파라에서 이륙 중이었다.

유진씨라고 달구벌파라 채팀장과 같이 온 젊은 아가씬데 나랑 같은 기체인 에델 라이브에다가
색깔까지 똑같았다.

전방으로 이륙해서 나가는데 바람이 조금 세다.

이륙해서도 롤링에 피칭까지 대단히 불안해 보인다.
게다가 채수복팀장의 무전컨트롤을 들어 보니 왕초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확실히 오전보다 열도 많이 익었고 바람도 더 세졌다.

한번씩 생기는 가스트가 열이 한창 익고 있기 때문에 열바람과 기존 바람이 합쳐져서 그렇다고 하는데
훅~ 훅~ 한번씩 강하게 몰아 치는 바람이 있다.

이럴때는 타이밍 잘 못 맞추면 이륙하기 수훨하지 않다.

재덕형님도 용석이도 이륙하면서 애를 먹는다.

용석이는 후방이륙 시도 했는데 실패하여 탑랜딩만 두번, 결국엔 작은 매미 된다.

매미 잡고 3번째는 전방으로 이륙해서 나가고

재덕형님도 한번 날려 가고 두번째 이륙을 했는데
이륙하자마자 초당 2-3정도로 엘리베이터 타듯 상승한다.  

지켜보는 내가슴이 울렁거릴 정도다.

앞에 세 사람이 바람에 부대끼면서 이륙하는 것을 보니 나도 은근히 걱정이 된다.

속편하게 전방으로 이륙할까 하다가 오히려 이렇게 센 바람에는 후방이륙이 전방보다는 그나마
컨트롤 하기가 낫겠다 싶어서 이제까지 하듯이 후방으로 이륙하기로 한다.

바람이 센날 후방이륙요령을 머리속에 되내이며 날려 갈것에 대비하여 단단히 준비하고 긴장했는데
다행히 바람이 세지 않았고 당긴다는 기분 보다는 라이져를 살짝 들어 올린다는 느낌, 그리고
한발자욱 앞쪽으로 전진하면서 기체를 들자 별무리 없이 기체가 세워지고 턴한 후 이륙한다.

대니산 상공은 복잡했다.

빅버드 스쿨팀까지 이륙하여 나중에는 20대 이상의 글라이더 들로 붐볐다.

기상 상태는 이제 열이 막 익기 시작하는 터라 조금은 거칠다.

물도 끓기 시작할 때가 가장 부글 부글 요동이 심하다.

열도 마찬 가지라서 익기 시작하는 타이밍이 가장 거칠다 한다.

릿지 바람으로 왔다 갔다 하다가 한번씩 하강 기류를 만나면 몇미터씩 확 떨어지는 기분좋지 않는 상태가
몇번 있었다. 이것을 제외하면 그다지 나쁘지는 않는데 문제는 이륙장 상공이 너무 복잡했다.

공중바람이 꽤 세기에 능선을 따라 왔다 갔다 릿지비행만으로도 어느 정도 고도는 높일 수 있다.
하지만 릿지바람만으로 고도를 올리는데는 한계가 있고 결국 고도를 더 높이기 위해서는 열을 잡아야 하는데
골을 지날때 바람을 타고 밀려온 열에 의해 바리오가 띠 띠 울린다.

낮은 곳에서 서클링 하기에는 조금 부담스러워서 골을 타고 올라오는 열을 짧은 8자 비행으로 잡아
어느 정도 고도가 된 이후 서너바퀴 서클링을 했다.

회전 하는 동안 내내 바리오 상승음이 계속 귓전을 때린다.

역시 릿지 고도 이상으로 고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열을 타는 수 밖에 없다.

릿지 하는 동안 500미터 중반대 고도에서 오르락 내리락 했는데
열사냥으로 몇 바퀴 돌리고 나니 600미터대를 가볍게 넘어선다.

하지만 바람이 너무 세서 돌릴 때마다 산능선 뒤로 드리프트가 많이 된다.

배풍받을 때는 완전 총알처럼 날아가고 다시 정풍으로 날아갈때는 거북이가 움직이는 거 같다.

바람 셀때 정원을 그릴 수 있도록 회전의 깊이를 잘 조절해야 하는데 아직은 힘들다.

처음에는 서클링 도중 산능선 뒤쪽으로 밀려 나 있길래
이러다가 뒤로 밀리는게 아닌가 싶어서 발아래 이륙장을 기준으로 전진하는지 후퇴하는지 살펴 보았다.

다행히 풋바 밟지 않고도 전진 속도가 6-8킬로 정도인데 후퇴 속도는 아닌 거 같다.

내 비행횟수를 감안 했을 때 능선뒷쪽으로 날려 가서 두들겨 맞는 상황은 피하고 싶다.

일단 열에서 빠져나와 다시 릿지비행으로 떨어지는 고도를 높이면서 때로는 약간 앞쪽으로 뺐다가
다시 능선으로 붙이기도 해보지만

고참들 처럼 이륙장 앞쪽으로 많이 빼서 강까지 갔다가 다시 들어가고 하면 모를까 거의 이륙장 상공에서만
30분 이상 버티는 것은 단조롭고 따분한 비행이다.

풋바도 밟아 보고 기체 브레이크 코드줄도 테스트 해보고 두손 놓고 체중으로만 방향도 전환해보는 등
별짓을 다해도 마찬가지다.

게다가 다른팀들 기체까지 해서 20대 이상 기체들이 같이 엉켜서 비행을 즐기기엔
대니산 상공은 너무 좁은 거 같다.

아직 청도에서의 공중 충돌 후유증이랄까? 우리팀들끼리만 비행할때는 잘 모르겠는데
다른팀들 기체가 가까이 오자 겁이 덜컥 난다.

특히 나랑 같은 색깔의 기체 타는 유진씨

왕초보라는 생각했는데 생각과는 달리 비행을 과감하게 잘한다.

근데 너무 과감하다.  릿지에서 왓다 갔다 하는 다른 기체를 신경써지 않고 과감한 서클링을 할때면

배풍받고 총알 같이 날아오는 기체가 상당히 위협적이다.


또 같은 기체 탄다고 반가워서 그러는지 내기체랑 가까워지면 손도 흔드는데 난 겁난다.

"위험해요. 가까이 오지 마세요." 라고 외치고 나니 다음부터는 내쪽으로 오지 않는다.

그 외에도 몇차례 내쪽으로 달려 드는 다른 기체를 다행히 먼저 보고 피하고 나니 왕초보라도
맘만 먹으면 몇시간씩 릿지 할 수 있는 이런 의미 없는 기상에서 시간 채우는 비행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겠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갑자기 내려 가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듯 상공이 복잡할때는 릿지비행 시 기본 우턴으로 회피하고 산능선을 좌측에 낀사람이 먼저 우턴으로 피한다는
대원칙도 무색할 때가 많다.

그냥 멀찌감치서 다가오는 기체를 내가 요령껏 알아서 피해가는 수 밖에는..

시간도 보니 30분 이상 비행했고 이제 내려갈까 말까 생각하는 중에 어느팀인지 몰라도 또 초급 기체 한대가
내 진로상에서 내게 정면으로 돌진한다.

멀어서 눈은 보이지 않지만 얼굴을 서로 마주하고 있으면 서로 보고 있다는 의미이므로 안심이 되는데
상대방이 다른 곳을 보고 있으면 일단은 내가 그냥 피한다.

이 기체를 멀찌감치 피한 후 바로 앞쪽으로 쭉 빼버렸다.

앞쪽으로 한참을 가서 못을 지날 때까지도 고도는 거의 까지지 않고 그대로다.

다시 능선쪽으로 붙여서 들어 갈까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한번 내려 갈려고 맘을 먹고 난 이후라 그대로 전진 했다.

산쪽에 붙어 있을 때는 잘 몰랐는데 들판쪽으로 나오니 한창 열이 익을 시간대라서 그런지 여기 저기 온통 열이다.

피칭과 롤링이 장난 아니다. 보현산에서 이것 보다 훨씬 더 심한 상태도 경험했기에 별다른 두려움은 없었고
피칭과 롤링은 적절한 견제와 이완으로 조절 했지만 그렇더라도 결코 기분좋은 상태는 아니다.

착륙장 상공에서도 고도가 충분히 높아서 여유있게 고도정리를 하고
첫비행에 두발 착지 후 노면이 젖어 미끄러졌기에 이번에는 조금 더 일찍 발을 빼고 무사히 두발 착지 했다.

뒤돌아 서서 기체를 무너뜨렸는데 훼필이면 밭뚝에 서있는 작은 뽕나무에 걸려 버렸다.

잠시 땀좀 흘려 기체를 걷어 내고 기체를 말아쥐고 길가까지 나와서 기체를 정리했다.

곧이어 재덕형님도 내가 내린 부근에 착륙,

이수창씨가 언제 오셨는지 착륙장에 차를 대놓고 다시 올라가는 차편을 이용하여 비행을 하려고 기다리고 계셨다.

열을 잡아 돌리다가 뒤로 드리프트 되어 할수 없이 착륙했다는 팽철 부회장님과 기주형님

팽철부회장님에게 브레이크줄 좀 늘려달라고 부탁해서
코드도 늘리고 기체를 정성들여 개어 놓았다.

그러나 금방 내려 올 거 같았던 사람들이 내려 오지 않는다.

습도가 많은 날이고 시간도 열이 완숙단계이고 해서 그런지 비행하기엔 더없이 좋은 조건이라 한다.

재덕형님과 팽철 부회장님은 두번째 비행이 못내 아쉬웠던지 다시 올라 가려 하신다.

그러던 중 성언씨가 차를 가지고 왔고 그 차에 타고 다시 올라 가자고 하시는데

여전히 대니산 상공은 20대 이상의 기체들로 붐비는 데다가 누구나 릿지 할 수 있는 이런 기상상태에서
한번더 비행하는게 무슨 큰 의미가 있겠나 싶어서 올라가지 않았다.

착륙장 쪽에도 바람이 많이 불어서 그늘에 있으니 시원하다.

교택부회장, 회장님, 돈현이도 착륙했고 위에 있는 사람들 빨리 내려오기를 기다리는데

도무지 다들 내려오지를 않는다.

팽철 부회장님 말로는 비행 시작 이후 처음으로 경험하는 좋은 기상이라 하신다.

심지어 두손 놓고 잠을 자도 될 정도로....

시간이 어느듯

4시 넘어가고 1시 정도에 이륙한 사람들의 비행타임이 3시간 넘어 선다.

그러자 다들 장시간 기록에 대한 욕심이 났었나 보다.

보이지 않는 경쟁이 벌어 졌다.

광덕씨가 1시 10분정도에 이륙했고 용석이가 1시 30분경에 이륙했으니 두사람 이륙 시간 차이가
20-30분 정도다

광덕씨가 벼르고 비행하는 중이니 절대로 기록 세우기 전에는 내려오지 않을 것이라 한다.

게다가 같은 주파수를 사용하니 우리팀 용석이랑 두사람이 경쟁 중이라는 것을 짐작하고 있을 테니깐
용석이가 먼저 내려갈 때까지는 더 더욱 더 내려 오지 않을 것이다.

시간이 이제 5시다.

두사람 이제 4시간째 접어 든다.

혼잡할 정도로 많던 글라이더들도 하나 둘 착륙해버리고 이젠 하늘위엔 우리팀 용석이를 서포트
하기 위한 팽철부회장님과 재덕형님 빅버드클럽에서는 광덕씨를 서포트 하기 위해 기주형님,
이렇게 몇대만 비행하고 있었다.

밑에서 몇시간째 내려오기를 마냥 기다리는 것도 죽을 맛이다.

하지만 이젠 용석과 광덕씨 두사람의 싸움이 아니라 열풍과 빅클럽 간의 싸움이 되어 버렸다.

최장시간 타이틀도 우리 열풍에서 가져 오려면 작전을 잘 짜야 한다.

우리팀에서는 어떻게 하면 광덕씨를 중도에 내려오게 하고 용석이가 남게 해서 최장시간 기록에
우리가 유리하게 할까? 논의끝에 잔머리의 대가 교택부회장이 광덕씨 차에 펑크 났다고 하기로 했다.

처음에는 장난으로 아는지 전혀 동요의 기미가 없다.

이제 시간이 5시 반이다.

윗쪽에 있는 사람들 인내심과 끈기가 대단하다.

더운 날씨에 목도 마를 거고 소변도 마려울 거고, 고속버스 타고 가도 1-2시간 가면 온몸이 뒤틀리는데
대단들 하다.

시간은 점점 더 흘러 가고 재덕형님이 내려오시고 이젠 하늘위에는 용석, 광덕, 팽철부회장님과 기주형님
4명뿐이다.

두사람다 언제 포기할지도 모르겠고 밑에서 기다리는 것도 이제 고역이고 다시 긴급 회의를 했다.
어차피 광덕씨가 맘 먹고 도전하고 있는 것이고 일등 못하면 아무리 오래 해도 헛사이니 용석에게
이제 그만 내려 오라 하자고 결론을 내리고 추이를 살피고 있는데 착륙장 상공으로 쭉 빼서 전진해 있던
광덕씨 기체가 이륙장으로 다시 들어갈 폼이 아니다.

처음에는 장난으로 알던 광덕씨 기체가 차펑크 나서 보험회사 긴급출동 불러야 한다는 둥 자꾸 반복되는
말에 맘이 동요하기 시작 하더니 결국엔 착륙 들어 온다.

이렇게 광덕씨는 5시간을 채우지 못하고 4시간 50여분만에 최장시간 비행 기록에서 멀어졌다.

착륙해서 이 모든 것이 열풍팀의 작전임을 눈치 채고는 표정이 일순 변했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얼마 뒤 팽철 부회장님 마저 내려 오고 이제 대니산 상공에는 용석이 혼자다.

이제 광덕씨 보다 늦게 이륙한 2-30분 시간 도 훨씬 더 지나고 확실히 최장시간 기록을 굳히기 위해서는
6시간 정도는 채워야 한다고 그 전에는 내려 오지말라고 했다.

서산에 해는 기울어 저녁노을이 붉게 타오르는 시간이다.

이 긴시간동안 손바닥 만한 하네스에 앉아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 까??

용석이는 오줌보 터지기 일보 직전이라고 자꾸 내려 오려하고

고지가 바로 눈앞인데 이제 조금만 더 하면 최장시간 기록을 굳히게 되는데 절대 못내려온다고
교택부회장이 협박을 해댄다.

"내려 오면 내손에 맞아 죽는데이.. 오줌 마려우면 위에서 싸, 그냥 옷에다가 싸."

혼자 심심할까봐

"용석 힘내세요. 열풍이 있잖아요. 용석 힘내세요~~ 열풍이 있잖아요."

노래도 불러 주는 등, 채찍과 당근을 들었다 놓았다 한다.


혼자 비행하는데 심심할까봐 가요도 들려주고 그리고 정신 번쩍 나는 좋은 소리도 들려주고...

이제 시간이 7시 반이 다 되어 간다.

비행한지 6시간이 가까워 온다.

대단하다.

고속버스를 타고 2-3시간만 가도 온몸이 뒤틀리는데 고속버스 좌석 보다 불편한 하네스에 메달려
6시간을 담배도 못피우고 물도 못먹고, 소변도 참으면서 버틴다는게 웬만한 인내심과 끈기로는 힘들다.

한마디로 독종이란 것이지... ㅜ.ㅜ

이제 해도 떨어지고 산아래는 산그늘로 인해 어두컴컴하다.

착륙장 바람은 완전 무풍이지만 상공에는 아직 바람이 있는지 여전히 용석기체는 껌딱지 처럼 하늘에 붙어 있다.

이젠 비행하는 사람이나 밑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이나 모두 다 한계치를 넘었다.

지금은 내려오는 거 그냥 내버려둬도 착륙시간만 더해도 6시간은 넘겠다.

그냥 내려 오도록 내버려 두자 한다.

저녁노을을 배경으로 착륙 어프로치 하는 녀석의 모습이 그렇게 멋있게 보일 수가 없다.

죽었다 깨도 난 장시간 기록은 도전해 보고 싶은 맘조차 없는데...

장시간 기록은 정말이지 최장거리, 최고고도와 같은 다른 타이틀과는 달리 혼자서는 달성하기 쉽지 않은
기록인 거 같다.

첫째로 6시간 이상의 긴 시간 동안 안정적이고 꾸준한 바람과, 잔잔한 열이 꾸준히 있어야 하고
두번째로 본인의 엄청난 끈기와 의지, 독한 마음이 있어야 하고
세번째로 팀원들의 응원과 격려와 서포트 비행으로 무료함을 달래 줄 수 있는 팀웍이 있어야 하고
네번째로 잔머리...  권모술수?? ㅎㅎ 치밀한 작전이 있어야 한다.

무사히 용석이가 착륙하자 마자 지켜보는 팀원들 박수치고
쫒아가서 하네스 벗겨주고 기체를 개어주는 등 귀빈 대우다.

근데 대우는 여기까지만...

6시간 동안 소변을 참았던 터라 내리자 마자 쉬야를 하는데 한참을 눈다. 끝이 없게 눈다.

한켠에서는 용석 내리자 마자 바로 GPS를 빼앗듯이 달라고 해서 우루루 모여들어 GPS계기를 살펴본다.

혹시라도 GPS 밧데리가 나가서 비행시간이 기록되지 않았으면 어쩌나 하는 우려와는 달리 비행 시간이
잘 기록 되어 있었다.

총 6시간 45초다.

용석이 잘 못만져 만에 하나 기록 지워 질까봐 손도 못대게 하고 박사에게 부탁해서
기록을 로드 하도록 한단다.

이젠 주객이 전도되어 용석은 뒷전이고 기록이 중요한 영웅이 된 셈이다. ㅋㅋ

6시간 동안 하늘에 메달려 있으면서 바지를 접어 입고 있던 터라 노출 된 부위가 벌겋게 다 익었다.

고생했다. 정말로~~


7시 45분이 넘어서 참새방앗간으로 출발햇고 미스터세븐에서 축하의 세레나데를 울렸다.

앞으로 대구 경북에서 10년안에 6시간이란 대기록은 깨지기 힘든 기록이 아닐까 생각한다.

부럽다.. 하지만 켤코 도전해보고 싶지 않는 기록이긴 하다.  최장시간기록...  

용석아 축하해~~


<< 비행요약 <<

1. 비행횟수 : 60회

2. 일자 : 2011년 07월 16일(토요일)

3. 글라이더종류 : 에델 라이브 S사이즈 (Edel LIVE S size)

4. 기상
   - 풍속 및 풍향  : 2.3/2~4m/s(릿지하기에 적당한 바람), 남, 남남동
   - 기온 및 습도 : 32도, 습도 69%

5. 이륙장, 및 고도 : 구지 대니산 남자 이륙장, 약 410m(아센 755 GPS 측정수치)
  

6. 착륙장, 및 고도 : 달성군 화산리 솔미들 빈밭, 착륙장으로 사용하는 곳 40m
(아센 755 GPS 측정수치)
   - 이륙장과 착륙장 표고차 370m

7. 비행 중 기록
  7-1. 최고고도 : 620m(이륙장 대비 210m 상승)  
  7-2. 최고속도 : 66.8km/h
  7-3. 최대상승 : 2.5m/sec
  7-4. 최대하강 : -3.5m/sec

8. 비행시간 : 42분 52초(총누계 비행시간 : 18시간 08분 59초)
  8-1. 이륙시간 : 13시 42분 23초
  8-2. 착륙시간 : 14시 25분 15초

9. 비행거리
  9-1. 총비행거리 : 약 17.9km
  9-2. 직선거리 :   1.63km

10. 비행조건
  10-1. 기류 : 상(남,남남동)  
  10-2. 지형 : 중, 착륙장이 바로 보이고 이륙장 바람과 착륙장 바람이 동일한 경우가 많으므로 심리적으로 편안하게 느껴짐
  10-3. 이륙장조건 : 중(이륙장 경사가 상당히 급하고 활주거리가 짧지만 오히려 심리적 불안감만 떨쳐버리면 이륙하기는 쉬움)
  10-4. 착륙장조건 : 중(바람 약함) LH공사 대형깃발로 풍향파악이 용이하나, 며칠 계속 내린 비로
                     묵힌 논바닥이 매우 미끄럽고 축축함

11. 특기사항
  11-1. 브레이크 줄을 2-3센티 정도 늘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