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52회 비행

- 급할수록 돌아가라.. -

오늘 새벽에 비가 많이 왔나 보다.
바닥이 흥건한 게  비가 온 흔적이 남아 있었다.

기상예보에 비 소식은 없더니만 새벽에 비가 제법 내렸다고 한다.

이번 주도 저번 주에 이어 보현산이다.

여름에는 바람 방향 때문에 보현산을 주로 많이 이용한다고 한다.

보현산은 기본 높이가 있으니 쫄비행 해도 고도 1,000미터 이상은 확보하는 셈이니깐 10분 이상은 비행이 가능 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산이 높아야 큰 열에 걸릴 확률도 높아지기 때문이란다.

오늘의
참석자는 회장님, 교택부회장, 태만형님, 재덕형님, 용석, 나, 박사 이렇게 7명이다.

토요일인데도 오늘은 평일 비행 처럼 사람이 적다.

어제 문상 가서 술을 많이 드셔서 그런가??

박사가 북대구 인터체인지에서 합류했고

가는 길에 점심시간이 되어 화남서광식당에서 식사 하고 이륙장에 올라 가기로 했다.

음식을 주문해 놓고 잠시 기다리는 동안 교택부회장은 봉침에 대해 나름 인터넷으로 연구 많이 했다면서
벌 잡으려 돌아 다니는 모습이 나의 레이다에 딱 걸렸다.

고통을 참아가며 열심히 봉침 맞는 거 보면 분명 효과는 있을 거 같긴 한데….

벌은 많이 잡았는지???

식당에서 주문한 음식이 막 나올 즈음 기주형님 등 4명의 빅버드 클럽회원들이 도착해서 돼지국밥, 콩국수 등으로 같이 식사를 했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착륙장으로 이용할 보현산 천문과학관 건물 입구 쪽에 윈드쌕을 꽂아 놓고 광덕씨 차 한대로 이륙장에 올랐다.

하늘은 잔뜩 흐려 있고 새벽에 내린 비로 습도가 90%대에 이른다.
바람 방향은 주풍이 동풍이라서 그런지 밀고 올라 오는 바람은 남남동, 남동 바람이 올라 온다.

이륙방향은 남동 이륙장을 이용해야 할 듯 하다.

바람세기는 가스트가 최고 3.2m/sec 까지 나오지만 바람이 불 때는 평균 풍속은 1.0m/sec 대 정도이나 무풍일 때가 더 많다.

하늘도 잔뜩 흐려서 큰 열은 없을 듯 해 보였다.

무풍이 한참 동안 지속 되다가 열바람 인 듯 훈훈한 바람이 약하게 살살 올라 오자 다들 분주히 이륙준비를 서둘렀다.

공식더미를 필두로 줄줄이 이륙해서 나간다.

준중급자들도 준비를 마치고 용석이가 먼저 활주로에 들어서서 이륙하고 바로 이어서 나도 활주로에 들어 섰다.

모두들 타이밍에 맞추려고 서두르는 분위기에 플라잇데크백 차는 것을 깜빡 하고 이륙했다.

바쁠수록 돌아가야 하는데... 한템포 쉬어가는 여유도 부릴 줄 알아야 겠다.  ㅜ.ㅜ

바리오를 구입 하기 전엔 몰랐는데 바리오 사용 하면서 부터는 이제 바리오의 상승, 하강음을 듣지 않으니
내가 과연 얼마나 상승하는 것인지 얼마나 하강하는 것인지 감이 없다.

바리오가 없으니 조금은 답답했다.

하지만 어차피 없는 거 속상해 한들 무엇 하랴?

최대한 어깨 끈이 당기는 감각을 느껴 보려고 집중하면서 비행했다.

왼쪽이 덜썩 당겨지면 왼쪽으로 회전하여 상승되는 느낌이 약해질 때까지 직진하다가 회전 하는 등 열코아에 들어가려고 애썼다.

뭔가 감이 올 것 말 것 같으면서도 아직은 잘 안된다.

능선을 따라 짧게 릿지 하면서 상승되고 있다고 느껴지는 곳에서 턴을 하여 최대한 버텼다.

바람이 강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간간히 열바람이 올라 오는지 현상 유지는 된다.

말 그대로 비비고 비비면서 버티고 있었다.

용석과 재덕형님이 능선 끝 쪽에서 머물더니 착륙 들어가려는지 남쪽 산줄기로 빠지는 것을 보고 나도 따라 갔다.

습기를 많이 머금은 바람이라서 그런지 전반적으로 공기가 묵직한 게 촐싹 대지 않는 바람이다.

두 사람 착륙 하는 것을 멀리서 지켜 보면서 착륙경로를 머리 속에 그려 보기도 하고
착륙장 전경을 사진으로 찍어 보기도 했다.

그리고 풍향을 재차 확인하고 착륙 모드로 들어 갔다.

아침에 박사가 착륙장에서 간단브리핑을 하면서 동자 바람이 들어 오면 운동장 끝 작은 산줄기를 넘어 오는 바람 때문에
와류가 생겨 글라이더를 사정없이 누를 거라 했는데 과연 그랬다.

그런 점들을 감안하여 충분히 고도를 잡아 왔지만 천문과학관 건물 바로 앞쪽 작은 산줄기를 넘자 마자 쭉쭉 까지는 고도는
어떤 수를 써도 방법이 없다.

대니산에서 물논에 불시착 했듯이 내가 달리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이 그냥 고도 까지는 데로 바람 방향에 맞춰
브레이크 조절하면서 그대로 있는 수 밖에

다행이 건물 정문 앞에 착륙 진행 길이방향으로 대추묘목을 심어 놓은 조그만 밭이 있어서 그 밭에 사뿐하게 두발 착지 했다.

기체를 붕괴시키고 말아 쥐고 있으려니 용석이가 걱정 되었는지 쫒아 와서 괜찮냐고 묻는다.

기체 개기 편한 장소로 옮겨서 기체를 정리하고 있으려니 이륙장에서는 기체 빨리 정리해서 다시 올라 오라신다.


<< 비행요약 <<

1. 비행횟수 : 52회

2. 일자 : 2011년 06월 18일(토요일)

3. 글라이더종류 : 에델 라이브 S사이즈 (Edel LIVE S size)

4. 기상
   - 풍속 및 풍향  : 1.0/0.5~2.8m/s(무풍이거나 바람약하고 가스트가 좀 있음)
      방향은 남남동, 남동
       - 기온 및 습도 : 21도, 습도 91%

5. 이륙장, 및 고도 : 영천 보현산 남동이륙장  이륙장 높이 1,120m (아센 755 GPS 측정수치)
   * 보현산 시루봉 높이 1,124m

6. 착륙장, 및 고도 : 영천 화북면 정각리 보현산 천문과학관 옆 대추묘목심은 작은 밭 397m
   (운동장 평균레벨 399m 기준으로 가감한 수치)
   - 이륙장과 착륙장 표고차 723m

7. 비행 중 기록
  7-1. 최고고도 :       (이륙장 대비     m 상승)  
  7-2. 최고속도 :       km/h
  7-3. 최대상승 :        m/sec
  7-4. 최대하강 :        m/sec
   *  플라잇데크백 미착용으로 GPS없이 비행한 관계로 각종 기록 수치 없음

8. 비행시간 : 17분 00초(총누계 비행시간 : 14시간 43분 19초)
  8-1. 이륙시간 : 13시 58분 00초
  8-2. 착륙시간 : 14시 15분 00초
  *  용석 비행 시간 기록을 참고하여 추정한 시간 기록

9. 비행거리
  9-1. 총비행거리 : 약    km
  9-2. 직선거리 : 2.95km

10. 비행조건
  10-1. 기류 : 중
   - 이륙장 바람은 바람 남, 남동, 왔다 갔다 함  
   - 착륙장 바람은 동풍
  10-2. 지형 : 중, 남동 이륙장의 경우 착륙장이 멀리 바로 보이지만 바람 방향이 이륙장과
                  착륙장이 많이 다를 수 있음
  10-3. 이륙장조건 : 중(이륙장 활주 거리가 비교적 짧음)
  10-4. 착륙장조건 : 하(착륙장 바람이 동풍일 경우 보현산 천문과학관 우측 산줄기를 넘어 오는 와류로 인해 급격한 고도 침하 및 흔들림이 발생할 수 있음)

11. 특기사항
  11-1. 이륙전에 장비 점검 철저. 바쁠수록 돌아가라는 속담을 되새겨 보자.



■ 제 53회 비행

- 고쳐야할 나쁜 버릇 -

착륙장에 세워둔 회장님차에 용석과 나, 재덕형님이 타고 보현산 8부 정도 올라 갈 즈음 곧 착륙 들어 올 사람이 있으니 태워 오라는데
차를 돌리기엔 너무 늦어서 어쩔 수 없이 그냥 올라 갔다.  

이륙장에 오르면서 보니
골자기 7부 정도에 박사 기체가 이제 착륙 들어 가려고 방향을 틀고 있는 게 보였다.

그나 저나 내 플라잇데크백은 박사가 가지고 이륙했다는데 어떻게 하지??

이륙장에 도착해보니 고급자들은 지금 비행 중이거나 아님 착륙 해서 착륙장에 있거나 한 상태라서 우리 세사람 밖에 없었다.

바리오도 없고 해서 조금 기다렸다가 고급자 들과 바리오가 다시 올라 올 때까지 기다릴 려 했는데 다시 올라 올 차가 없어서
언제까지 기다려야 할지 모른다고 기상이 잔잔하고 괜찮으니 바리오 없이 세사람 알아서 이륙해도 괜찮다고 하신다.

할 수 없이 이번에도 바리오, GPS등 계기 없이 이륙할 수 밖에 없다.

바람방향이나 조건은 첫번 째 비행이랑 별반 차이가 없어 남동 이륙장 쪽으로 이륙하기로 했다.

용석이가 젤 먼저 나가고 내가 중간에 재덕형님이 마지막으로 나가기로 순서를 정하고 용석이를 먼저 이륙 시켰다.

재덕형님 혼자 남겨 놓고 이륙하는 게 맘이 걸렸지만 요즘 후방이륙 자세도 좋고 잘 하고 또 등산객 중 한 명이
예전에 빅버드스쿨 출신이라면서 이륙보조를 해 주신다기에 재덕형님 혼자서도  잘하리라 믿고 이륙했다.

별무리 없이 전방자세로 이륙했다.

이번에는 바리오 없이 비행한다고 처음부터 생각을 했기에 첫 번째 비행 때 만큼 신경 써이지는 않았다.

최대한 기체가 덜썩 이면서 몸을 당기는 느낌을 느껴보려 애 써면서 능선에 붙어서 릿지를 했다.

바람도 약하고 열도 제대로 올라 오지 않으니 릿지가 잘 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고도가 많이 까지지도 않고 현상 유지 정도는 된다.

발만 내밀면 나뭇가지에 발이 스칠 듯이 낮게 사면을 핥듯이 릿지를 탔다.

이러다 매미 되면 어떻 하나 생각도 들었지만 바람이 약한 대신에 꾸준하게 받쳐 주니 생각보다는 안전하고 괜찮은 듯 느껴졌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고도가 높지 않으니 혹시 떨어지더라도 다칠 거 같지 않다는 생각에 맘이 되게 편하게 비행을 했다.

릿지 하면서 이륙장을 조금 지나서 천문대쪽으로 붙여 보았지만 혹시라도 고도가 너무 많이 침하되어
착륙장 까지 못 갈 까봐서 더 깊숙하게 들어가지는 않았다.

나도 최대한 사면에 붙어서 릿지 하고 있지만 나보다 좀더 높은 위치에 있는 재덕형님도 릿지 하는 것을 보니
하네스와 나뭇가지 사이 간격이 1미터 정도 밖에 닿지 않을 정도로 거의 스치듯이 릿지를 탄다.

비행하는 모습들을 사진 좀 찍어 보고 싶었지만 약한 바람이라서 자칫 하면 상승 대에서 빠져 버릴 수가 있어 그러지는 못했다.

이렇게 버티고 있으려니 밑에서 교택부회장이 3사람 중에 제일 먼저 내려 오는 사람이 술 사기다 하고 경쟁의식에 불을 지핀다.

용석은 이륙장 좌측 능선 끝에서 열잡는데 실패했는지 고도가 점점 까지는 거 같아 보인다.

이미 힘이 많이 빠졌다. 슬슬 빠지더니 먼저 내려간다.

속으로 술은 용석이가 사야 겠구나. 생각했다.

그렇게 조금 더 버티고 있다 보니 고도가 나보다 높았던 재덕형님도 이젠 나보다 더 밑에서 왔다 갔다 하신다.
그러다가 이내 착륙장 쪽으로 방향을 틀어서 착륙모드로 들어 가신다.

이제 보현산 상공에는 나 밖에 없다.

갑자기
더 버티고 있어야 하나? 아님 따라 내려가서 한번 더 올라 오는 게 맞나? 고민이 되었다..

몇번 더 릿지를 타다가 한번더 올라 와야겠다는 생각에 착륙장으로 들어 갔다.

카메라를 꺼내서 남들 비행하면서 사진찍을 때 다들 한 컷씩 찍어보는 사진, 즉 기체를 올려다 보고 찍어보았다.
푸른 하늘에 선명하게 보이는 푸르고 흰 기체, 멋있다.

담에 좀더 능숙해지면 셀카를 찍어봐야 할 텐데...

착륙장이 가까워지자 풍향을 재차 확인하고 첫번 째 비행 때 우측으로 접근 해보니 침하가 너무 많이 되기에
이번에는 천문과학관을 중심으로 좌측으로 진입해서 운동장으로 들어가야 겠다 생각을 하고 진행하는데

운동장 우측에 있던 포크레인이 슬슬 움직여서 내가 진입하려는 쪽으로 들어 오고 있다.

이런 덴장..

좌측 산능선쪽으로 완전 붙여서 포크레인을 넘어서 지나 갈까도 생각 했지만 그러기에는 고도가 안될 거 같고 할 수 없이
천문과학관 건물 우측, 즉 건물 입구 쪽으로 내리기로 하고 그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우측으로 가려고 보니 바람개비도 신경 써이고 앞쪽에 주차 된 차량과 가로등도 신경 써이고 신경 써야 할게 훨씬 더 많다.

잘못하면 주차 된 남의 차 물어줘야 할 사태가 생길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당황 스러워 졌고 지뢰밭을 지나는 심정이었다.

예전에 안 좋은 버릇인 브레이크 당기고 있다가 브레이크줄을 감아 쥐면서 브레이크를 풀게 되고 이런 동작으로 인해
순간적으로 슈팅 들어가면서 끄덕 끄덕 거리면서 속도가 빨라 졌었던 나쁜 버릇이 급한 상황이 되니 나도 모르게 다시 튀어 나왔다.

순간적으로 위급할 때 최종 착지 시 풀브레이크를 걸어야 겠다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그런 버릇이 나온 거 같다.

하지만 지금은 그게 문제가 아니고 최대한 차량을 피해서 착지 해야 된다.

사람이 쳐다 보는 쪽으로 기체가 움진인다 한다.  

위험요소를 피하려고 쳐다보게 되면 무게중심이 보는 쪽으로 실리게 되니 그쪽으로 가게 되는 것 이라 한다.

자동차 피하려고 쳐다보고 있으니 기체는 그쪽으로 간다. 그것을 피하고자 반대브레이크를 더 잡으니
이젠 우측에 주차된 차량과 나무에 걸릴 거 같고, 브레이크를 잡았다 놓았다 하니 낮은 고도에서 기체가 흔들 흔들

간신히 위험 요소들을 모두 피하고 주차장을 지나서 운동장 한켠에 하네스가 바닥에 닿으면서 두발 착지, 기체를 붕괴시키고
잠시 숨 고르고 있으려니 당사자 보다 지켜보시는 분들이 더 많이 놀랐나 보다.

놀래켜서 죄송합니다.  꾸벅~~


<< 비행요약 <<

1. 비행횟수 : 53회

2. 일자 : 2011년 06월 18일(토요일)

3. 글라이더종류 : 에델 라이브 S사이즈 (Edel LIVE S size)

4. 기상
   - 풍속 및 풍향  : 1.0/0.5~2.8m/s(바람약하고 가스트가 좀 있음) 방향은 남남동, 남동
       - 기온 및 습도 : 21도, 습도 91%

5. 이륙장, 및 고도 : 영천 보현산 남동이륙장  이륙장 높이 1,120m (아센 755 GPS 측정수치)
   * 보현산 시루봉 높이 1,124m

6. 착륙장, 및 고도 : 영천 화북면 정각리 보현산 천문과학관 정문주차장을 바로 지나 운동장                    
    399m (예전 아센 GPS 755로 측정한 운동장 레벨)
   - 이륙장과 착륙장 표고차 721m

7. 비행 중 기록
  7-1. 최고고도 :       (이륙장 대비     m 상승)  
  7-2. 최고속도 :       km/h
  7-3. 최대상승 :        m/sec
  7-4. 최대하강 :        m/sec
   *  플라잇데크백 미착용으로 각종 기록 수치 없음

8. 비행시간 : 22분 00초(총누계 비행시간 : 15시간 05분 19초)
  8-1. 이륙시간 : 15시 20분 00초
  8-2. 착륙시간 : 15시 42분 00초
  *  용석 비행 시간 기록을 참고하여 추정한 시간 기록

9. 비행거리
  9-1. 총비행거리 : 약    km
  9-2. 직선거리 : 2.98km

10. 비행조건
  10-1. 기류 : 중
   - 이륙장 바람은 바람 남, 남동, 왔다 갔다 함  
   - 착륙장 바람은 동풍
  10-2. 지형 : 중, 남동 이륙장의 경우 착륙장이 멀리 바로 보이지만 바람 방향이 이륙장과
                  착륙장이 많이 다를 수 있음
  10-3. 이륙장조건 : 중(이륙장 활주 거리가 비교적 짧음)
  10-4. 착륙장조건 : 하(착륙장 바람이 동풍일 경우 보현산 천문과학관 우측 산줄기를 넘어 오는 와류로 인해 급격한 고도 침하 및 흔들림이 발생할 수 있음)

11. 특기사항
  11-1. 착륙 직전 브레이크 코드 감아 쥘 때는 기체가 슈팅 들어가지 않도록 브레이크를 완전 풀고 감아 쥐던지 아니면 아예 그러지 않던지.. 나쁜버릇은 더 깊어지기 전에 고치도록 노력해야 겠다.



■ 제 54회 비행

- 쫄비행이지만 멋진 착륙 -

기체를 정리하고 세번 째 비행을 위해서 올라 가려는데 세균형이 비행은 하지 않으시면서도
고맙게도 양념에 절인 닭고기 화로구이 준비를 해오셨다 한다.

회장님과 태만형님, 빅버드 클럽 몇 분은 오늘 비행은 그만하고 닭고기 드시러 농촌마을 체험교실 앞 나무그늘로 옮겨 가시고
나머지는 또다시 한 비행 더 하러 올라 갔다.

최근 들어 계속 하루에 한번 비행이었는데 오늘은 세번 비행이다.

이륙장에 올라보니 시간이 오후 5시정도로 너무 늦었고 그나마 있던 열바람 마져 약해져서 이륙장엔 거의 무풍상태이다.
좋은 비행은 안될 거 같았지만  그냥 쫄쫄이 비행이라도 감지 덕지 해야 겠다고 맘 먹었다.

이번에는 내가 먼저 이륙하기로 하고 바람 방향에 맞춰 남동 이륙장에서 이륙하기 위해서 준비를 다한 상태에서 기다렸는데

바람이 올라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가끔 배풍이 불자. 교택부회장이 이륙방향을 바꾸자고 해서 기체를 그대로 들고 남서 이륙장으로 옮겨 이륙준비를 했다.

옮기고 나서 한참을 기다려도 바람이 불지 않는다.

마냥 이대로 기다릴 수도 없고 전방자세로 팔을 벌리고 서있으려니 팔도 아프고
교택이가 무풍인데 자신 있게 한번 뛰어볼래? 한다.

그리고 아주 약하지만 그래도 열바람인지 조금은 올라 온다. 완전 무풍이나 배풍 보다는 낫겠다 싶어서
그 틈을 노리고 하나 둘 셋 구령 소리와 함께 기체를 세우고 이륙 했다.  

다행이 별 어려움 없이 이륙 한다.

내가 이륙하고 능선 끝 쪽에 도착 할 즈음 재덕형님이 바로 따라서 이륙 하는 게 보인다.

시간이 늦어서 별다른 열 없이 몇 번 탐색해보다가 착륙장으로 들어 갔다.

두 번의 착륙에서 착륙어프로치 고도가 생각보다 낮았다고 판단하고 이번에는 고도를 많이 높게 해서 들어 갔다.

보현산 천문대 올라 가는 길 상공에서 고도를 1차 정리 한 후에
최종 고도는 나무들이 보이는 상공에서 조금 높다 싶을 정도로 맞춘 후 직선으로 진입했다.

역시나 착륙바람이 동풍이니 생각 했던 것 이상으로 고도가 많이 까진다.

흔들기도 많이 흔들고  동풍이 세니 와류의 영향이 바로 느껴진다.

브레이크를 40%정도 잡고 쭉 내려 가는데 좌우로 롤링이 생긴다. 브레이크 풀지 않고 그대로 밀고 나가니
운동장에서 잔열이 있는지 또 뛰워 주더니 여전히 브레이크 유지하고 있으니 서서히 고도가 내려가서 바닥에 가까워지자 잔잔해진다.

지상 2미터 정도에서 풀 브레이크…

사뿐하게 두발 착지,

밑에서 지켜보던 한 가족이 박수를 쳐준다.

이렇게 나도 잘 할 수 있는데…

내가 생각하기에도 잘 내렸다.

근데 이렇게 잘 내릴 때는 봐주는 회원들 아무도 없고….

스타일 구기면서 내릴 때는…..

기체를 쥐고 개기 좋은 곳으로 이동하려는데 재덕형님도 바로 따라 착륙 들어오셨다.

기체 다 접어 백에 넣을 때까지도 용석이 착륙 들어 온다는 무전이 없어서 오늘 겁나게 오래 버티네 하고 있는데

용석은 아직 이륙도 못했다고 한다.

이륙장 기상상태가 내가 이륙할 때 보다 훨씬 더 안 좋아져서 아무도 이륙 못하고 결국은 비행불가 판정 후에 모두 다 내려 오기로 했단다.

태만형님이 차량 회수 겸 이륙장으로 다시 올라 가셨다 한다.

차를 타고 다시 내려 오는 중이란다.

용석이는 3번 이륙 실패를 하더니 결국 포기했다 하는데

비행하면서 내가 용석이 보다 더 많이 탕 수 채운 날은 오늘이 첨이다.  ㅎㅎ

이륙장에 있느라 닭고기 구이 못 먹은 회원들 닭고기 한점씩 먹고 맥주로 입가씸 하고 조금 늦은 시간에 대구로 출발했다.

다들 음주 상태라 술 마시지 않은 내가 운전대를 잡고 대구로 들어 왔는데

뒤에 앉은 교택부회장이 잠 오면 이야기 하라 한다.
잠이 와서 꼴아 박을 지 언정 절대로 이야기 하지 않았다.

왜냐? 잠온다 말이 떨어지자 마자 잠이 번쩍 달아나게 뒷 통수 후려갈길 께 뻔하니깐.. ㅋㅋ

대구 들어 가니 시간이 많이 늦었다.

기체를 용석이가 자기 차에 실어 놓으라고 한다.

내일 약속이 있어 비행이 어떻게 될지 잘 모른다 하니 비행 못나오면 다음에 경산 갈 일 있을 때
그때 받아도 되지 않겠나 해서 그냥 용석이 차에 실어 놓았다.

오늘 하루도 무사히 즐겁게 비행을 같이 했던 회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집안 제사 때문에 뒷풀이 참석은 못하고 빠져 나왔다.

요즘도 느끼는 게 비행은 하면 할 수록 어려운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욕심내지 않고 조금씩 조금씩 후퇴 없이 한걸음씩 옮기면 나도 언젠가는 지금보다는 훨씬 앞서 가 있지 않을까???


<< 비행요약 <<

1. 비행횟수 : 54회

2. 일자 : 2011년 06월 11일(토요일)

3. 글라이더종류 : 에델 라이브 S사이즈 (Edel LIVE S size)

4. 기상
   - 풍속 및 풍향  :   m/s(바람 너무 약하다.) 남서, 남동 왔다 갔다 함
    * 주풍이 약하니 열바람이 치고 올라와서 이륙장 바람은 왔다 갔다 함
   - 기온 및 습도 : 21도, 습도 91%

5. 이륙장, 및 고도 : 영천 보현산 남서이륙장  이륙장 높이 1,120m (아센 755 GPS 측정수치)
   * 보현산 시루봉 높이 1,124m

6. 착륙장, 및 고도 : 영천 화북면 정각리 보현산 천문과학관 운동장, 산쪽 399m
  (아센 755 GPS 측정수치)
   - 이륙장과 착륙장 표고차 721m

7. 비행 중 기록
  7-1. 최고고도 :     m(이륙장 대비  m 상승)  
  7-2. 최고속도 : 53.2km/h
  7-3. 최대상승 :   1.1m/sec
  7-4. 최대하강 :  -2.5m/sec

8. 비행시간 : 13분 42초(총누계 비행시간 : 15시간 19분 01초)
  8-1. 이륙시간 : 16시 48분 40초
  8-2. 착륙시간 : 17시 02분 22초

9. 비행거리
  9-1. 총비행거리 : 약 5.6km
  9-2. 직선거리 : 3.14km

10. 비행조건
  10-1. 기류 : 하
   - 이륙장 바람은 약하고 열바람이 남서, 남동, 왔다 갔다 함  
   - 착륙장 바람은 동풍
  10-2. 지형 : 중, 남동 이륙장의 경우 착륙장이 멀리 바로 보이지만 바람 방향이 이륙장과
                 착륙장이 많이 다를 수 있음
  10-3. 이륙장조건 : 중(이륙장 활주 거리가 비교적 짧음)
  10-4. 착륙장조건 : 하(착륙장에 동풍이 불 때는 착륙하기 난해함)

11. 특기사항
  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