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43회 비행일지

- 처음 들어 보는 연속적인 바리오 하강음 -


바쁜 4월이 지나고 주말 마다 비행할 수 있을 거란 기대도 하늘이 도와주지 않으니 맘먹은 대로 되지 않는다.

토요일은 강풍이라서 비행은 생각도 못했고 오늘은 그나마 오전에는 바람이 조금 약하다는 예보로 비행이 가능할거라는 기대를 안고 회장님 댁에 모였다.

회장님, 교택 부회장, 병철총무, 재덕형, 태만형, 종진, 용석, 나, 박사 이렇게 9명이 스타렉스 한대에 맞춰 타고 대니산으로 출발 했다.

며칠 전부터 주시 하던 동네예보 바람방향과 풍속을 감안할 때 상주 황금산으로 가지 않겠나? 생각했는데 조금 아쉬움은 들었다.


저번 주 청도 갈려다가 대니산으로 급선회 하는 바람에 대구 유람하며 2시간 가까이 걸려 대니산에 올라갔지만
오늘은 대니산으로 직행하니 40분 조금 넘게 걸린다.

잘하면 오전에만 두탕은 하겠다고 생각했는데 우리가 탄 차가 대니산 올라가는 임도 초입에서 생각치도 못했던 펑크가 났다.

타이어 바람이 완전히 빠지기 전에 가까운 카센타 까지 가기로 하고 급히 차를 돌렸지만 1킬로도 가지 못하고 완전히 주저 앉고 말았다.

스폐어 타이어로 교체하고 카센타까지 가려 했지만 스폐어도 바람이 빠져 있어 할 수 없이 긴급출동을 불렀다.

차를 수리하는 동안 우리보다 먼저 올라간 빅버드 클럽 바람결님과 또 한대의 글라이더가 비행 중이었고
벅버드스쿨팀과 달파라 팀 차량이 이륙장으로 올라 갔다.

다른 팀들 비행하는 것을 보니 기상이 그렇게 나쁘진 않은 것 같다.

타이어 교체 되는 동안 몇몇 회원들은 아까시꽃도 먹어 보고 꽃에 앉은 벌도 잡아 봉침도 맞고 한다.  
아까시꽃은 처음 먹어 봤는데 꿀이 들어 있어서 그런지 조금 달달 한 맛이 난다.

수리를 끝낸 후 이륙장에 올라 보니 예상대로 시장통 같이 혼잡했고 바람은 남남동으로 초보가 하기에는 조금 세다.

먼저 오른 팀들 대충 이륙해서 나가고 우리팀도 준비했다.

이젠 후방이륙이 전방 보다 좀더 편안한 맘이 든다.

일단 라이져 업 시 기체상태를 눈으로 볼 수 있으니 좋고 이렇게 바람이 조금 센날에는 후방이륙이 더 유리한 것 같다.

언제나 살짝 밀려 드는 긴장감을 안고

무리 없이 후방으로 이륙을 했다.

기체속력이 붙어 조금 안정 되자 마자 좌측 릿지로 붙였다.

바람이 세므로 뜻하지 않은 매미 되지 않으려고 산쪽에 너무 바싹 붙지 않도록 하면서 게걸음비행으로 좌측 능선 끝을 향해서 가는데
중간 골짜기 부근에서 열이 있는지 계속 띄워 준다.

능선 끝 턴 포인터에 도착하기 전에 이미 고도는 이륙장 보다 높아졌다.

우측으로 턴해서 이륙장을 밟는 다는 느낌으로 다시 게걸음 비행.

이륙장 우측에서도 띄워 준다.

몇번 릿지를 시도 하는 중에

좌측 능선 턴 지점에서 텐덤기체가 왔다 갔다 한다.

1인 기체도 아니고 2인승인데 신경 써 인다.  사고나면 1타 3핀데…

텐덤기체를 신경써다 보니 내가 턴해야 할 지점과 시점을 맞추지 못하고 조금 앞쪽에서 텐덤기체를 피해 턴을 했다.

다시 이륙장 쪽으로 붙여서 턴을 할 때에도 여전히 텐덤은 아까 그 장소에서 쏘아링 중인데 고도가 잘 올라 가지 않고
거의 제자리 같아 보인다.

에구 내가 졌다.

또 약한 모습 보이며 앞으로 피하기 위해 뺐다.

교택이가 무전으로 “능선에 붙어야지 왜 자꾸 앞으로 빠지나?” 한다.

긴말 설명하기 그래서 그냥  “앞으로 뺄라고…”  앞쪽으로 빠져 나오면서 응답해줬다.

앞쪽에서 열을 한번 찾아 극적으로 이륙장 보다 높이 올려 볼려고 좌우로 왔다 갔다 해봤지만
역시 바람이 센날 이고 오전이라서 열은 없다.

바람을 염두에 두고 고도가 유여있을 때 착륙 진입 해야 겠다고 생각하고 착륙장을 향해서 나아가는데  
바리오에서는 계속 삐이~~ 하는 하강음만 들린다.

B1 Nav 셋팅을 하강 -2m 일때 하강음이 울리도록 해 놓았는데 -2m 이상 대로 계속 하강 하고 있다는 것이다.

잠시 잠시 하강지역에서 삐~ 하는 단절음은 들어 보았지만 이렇게 계속 울려 대는 것은 바리오 구입하고 처음이다.

웅현지 지나 주택가의 전신주도 넘지 못할 거 같다.

우찌 이런 일이…

웅현지 부근에 비상착륙 할까 생각하면서 착륙 장소를 찾아 보았지만 걸어서 가기엔 너무 멀다.
전신주 못넘을 때 비상 착륙장소를 눈으로 봐놓고 한번 넘어 보자 생각에 최대한 몸을 뒤로 젖히고 전봇대 너머 멀리 앞쪽만 쳐다보고
만세하고 전진했다.

막상 넘을 때 보면 생각보다 여유가 있게 넘게 되지만 넘기 전엔 항상 중간에 걸릴까봐서 불안하다.

전신주를 넘자 마자 이젠 길에서 최대한 가까운 쪽으로 가기 위해

같은 자세로 만세하고 몸을 뒤로 젖혔다.

발악을 했지만 길 훨씬 못 미친 곳에 착륙한다.  

그나마 질퍽하지 않은 곳을 찾아 내린 것이 다행이라 위안을 삼고 안착 보고를 했다.

기체 정리 하고 있으려니 용석과 회장님이 나를 지나쳐 착륙하시고

기체 백에 넣고 터벅 터벅 걸어서 길까지 나왔다.

별로 한일도 없는데 배는 살살 고프고
뒤늦게 이륙한 몇몇 사람들 고도 잡아 비행하느라 언제 내려올지 모른다.

어여 밥먹으로 가자고 쫄라 대면서 용석과, 재덕형과 같이 석정 옆 하늘정원에 먼저 가서
사람 수대로 김치찌개와 두부찌개를 반반씩 시켰다.

근데 막상 밥먹을 때 보니 김치찌개로만 다 나왔다.

어쨌던 점심을 맛나게 먹고 다시 이륙장에 올랐다.

여전히 이륙장은 붐빈다.

몸으로 느끼기에도 오전보다 바람이 많이 세졌음을 알 수 있었다.

먼저 올라온 빅버드, 달구벌파라의 팀원들 이륙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우리 차례를 기다리면서 “바람 센데 이륙 되겠나?” 물어 보니 이륙 되니 준비하라 한다.

기체를 백에서 꺼내놓고 하네스만 착용 하지 않은 채 헬멧, 무전기 등을 착용하고 기다렸다.

그런데 바람이 점점 더 세어진다.

위에 떠 있는 기체 중 초급 기체인 볼레로는 백기어 넣은 듯 뒤로 밀리다가 바람이 조금 잦아 들면 기체가 전진하면서
슈팅하는지 꺼덕 꺼덕 하는 게 보인다.

풍속계를 꺼내 체크해보니 3-4미터 대로 최고 5.7m까지도 나온다.

문제는 이륙장 바람 보다도 공중바람이 훨씬 세다는 것이다.

우리팀도 다른팀도 바람이 너무 세서 누구도 선뜻 비행하려 하지 않고 관망 중 인데

우리팀 교택 부회장이 더미 겸 이륙한다.

그리고 실시간으로 공중대기 상태와 비행상황을 무전으로 알려준다.

한참을 더 기다려 보지만 바람은 잦아 들지 않고
결국 오늘은 더 이상 비행 불가결정이 내려지고

괜시리 부지런 떨다가 꺼내 놓은 기체를 남들 다 내려가고 혼자 남아 새로 정리 했다.

차로 하산 후 교택부회장이 보이지 않아 찾아보니 하늘정원 마당에서 하네스를 열심히 씻고 있었다.

교택 부회장 착륙할 때 마침 용석이랑 이야기 중이라서 내리는 것을 못봤는데 지상에서 가까운 고도에서 크게 한방 먹고
회복 되면서 물댄 논에 빠졌다 한다.

우리를 보더니 담배부터 한대 달랜다.

정말 놀라긴 많이 놀랐나 보다. 이런 모습은 처음인데

말인즉슨 고도가 높을 때는 어떻게 접히던 회복될 여유가 있으니 괜찮은데 지면에 가까울 때는 회복하고
정상적인 기체속도가 나오기 전까지 고도와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훨씬 위험하고 착륙 사고의 대부분이 지상부근에서 발생한다 한다.

에구 말 듣고 보니 비록 미꾸리 잡긴 했지만 물댄 논에 떨어진 게 다행이다.

마른 땅 같았음 그 충격을 고스란히 몸으로 받았을 거 잖아.

하네스도 말릴 겸 남는 시간 동안 무얼 할까 하다 지상 연습 하자고 졸라서 공단 한켠에 있는 축구장으로 이동 했다.

하지만 오늘 같은 날에는 역시 지상에서도 바람이 너무 세다. 지상연습도 안 될 정도로  

용석이만 후방이륙 연습을 위해 기체를 꺼내고 몇 번 올려 보다가 오히려 민페 라면서 다시 접어 넣었다.

박사는 바뀐 기체 로고를 새로 붙였고

부근을 지나던 윤철 부부가 맥주, 수박, 빵 등 먹을 것을 사가지고 왔다.

간단하게 술한잔 하고 수다 떨다가 교택부회장 늘어 놓은 하네스 찾아서 대구로 돌아 왔다.

재덕형과 태만형은 일이 있어서 먼저 가시고 남은 인원들은 세븐으로 이동해서 각자 취향에 따라 생맥이나
음료수를 칠면조요리에 겯들여 마시고 7시쯤 1차는 파했다. 헤어질 즈음에 성언씨가 2차 합류하러 참석했는데 멀리 다녀 왔나 보다.

몸이 찌부둥 한게 감기가 올려나? 가는 길에 목욕이라도 하고 가야 겠다.



<< 비행요약 <<

1. 비행횟수 : 43회

2. 일자 : 2011년 05월 15일(일요일)

3. 글라이더종류 : 에델 라이브 S사이즈 (Edel LIVE S size)

4. 기상
   - 풍속 및 풍향  : 2.4/1.3~3.6m/s(바람이 조금 센편), 남남동
   - 기온 및 습도 : 26도, 습도 28%

5. 이륙장, 및 고도 : 구지 대니산 남자 이륙장, 약 410m(아센 755 GPS 측정수치)
  

6. 착륙장, 및 고도 : 달성군 화산리 솔미들 빈밭 47m(아센 755 GPS 측정수치)
   - 이륙장과 착륙장 표고차 363m

7. 비행 중 기록
  7-1. 최고고도 : 461m(이륙장 대비 51m 상승)  
  7-2. 최고속도 : 45.0km/h
  7-3. 최대상승 : 2.3m/sec
  7-4. 최대하강 : -3.0m/sec

8. 비행시간 : 11분 08초(총누계 비행시간 : 11시간 05분 15초)
  8-1. 이륙시간 : 11시 41분 39초
  8-2. 착륙시간 : 11시 52분 47초

9. 비행거리
  9-1. 총비행거리 : 약 3.8km
  9-2. 직선거리 :   1.42km

10. 비행조건
  10-1. 기류 : 상(바람 남, 남남동)  
  10-2. 지형 : 중, 착륙장이 바로 보이고 이륙장 바람과 착륙장 바람이 동일한 경우가 많으므로 심리적으로 편안하게 느껴짐
  10-3. 이륙장조건 : 중(이륙장 경사가 상당히 급하고 활주거리가 짧지만 오히려 심리적 불안감만 떨쳐버리면 이륙하기는 쉬움)
  10-4. 착륙장조건 : 중(바람 약함) LH공사에 매각되어 농사를 짓지 못하게 되었다고 하던데 작물을 심지 않은 빈논과 밭이 대부분이라서
                            착륙하기에 조건은 좋으나 계단식 논밭이라서 착륙시 고도가 애매할 수 있음)

11. 특기사항
   11-1. 바리오 구입하고 삐~ 하는 하강음을 계속 들어 보기는 처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