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40회 비행일지

- 6주만의 비행 -

며칠 전부터 이번 주는 뭔일이 있더라도 기상만 받쳐 준다면 꼭 비행을 해야지 맘을 먹고 동네예보를 주시 해 봤지만 바람이 신통찮다.
마땅히 이 곳이다 하는 느낌이 드는 바람은 아닌 거 같다. 이번주도 공치는게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해서 불안했다.

팽철 형과 같이 회장님 댁에 도착해보니 반가운 얼굴들이 보인다. 정말 한참 만이다.

회장님은 몸이 삐긋 하셨는지 아프셔서 같이 비행하지 못하시고 팽철부회장, 교택 부회장, 병철 총무, 재덕형, 정수형, 동욱, 용석, 나, 박사,
돈현 이렇게 10명이 스타렉스에 낑겨 타고 출발했다.

동욱이는 오늘 비행은 하지 않고 운전 봉사 한다고 나왔단다.  

출발하기 전부터 청도 원정산과 구지 대니산 둘 중에 한곳을 정하지 못해 의견이 분분했는데 일단은 청도 가기로 하고 출발했다.

하지만 앞산 순환도로 진입로 조금 못미쳐 청도 보다는 바람방향이 바뀌더라도 양차를 기대해볼 수 있는 대안이 있는 구지 대니산으로 가자는
의견이 더 팽배해서 결국 차를 대니산 방향으로 돌렸다.

원래 대니산 가는 길이 아니라서 그리고 박사 운전자 덕분에 구석 구석 대구시내 투어 잘 하면서 천천히 대니산에 도착했다.

대니산 남자 이륙장은 바람이 맞지 않아 북자 이륙장에 올라 보니 그래도 바람이 솔솔 올라오는 것이 비행 못할 정도는 아니다.

우리팀 더미 박사가 더미로 먼저 나가고 돈현이도 나가서 열을 잡아 보지만 아직 열이 익을 시간이 아닌지라 약한 열에 장렬히 전사하고
고급자들 비행하는 거 보니 바람도 없고 열도 없고 과연 착륙장까지 갈 수나 있을 까 하는 불안감이 들었다. 게다가 6주만의 비행이다.

한주만 걸러도 비행감이 무뎌진다는데 에구.. 말을 말자.  


교택에게 내기체로 갈 수 있겠나 물어보니 열도 없는데 열잡는다고 돌려서 고도 까먹는 짓만 하지 않고 만세하고 착륙장 쪽만 바라보고
가만히 가면 충분히 갈 수 있다고 한다.

간만에 이륙이라서 전방을 할까 하다가 이런 저런 이유로 후방 하지 않음 점점 더 자신감을 잃어서 더 못할 거 같아서 그냥 후방으로 이륙하기로 했다.

너무 간만이라 회전 방향도 헷갈리고 라이져를 손에 쥐는 것도 맞는지 자신이 없다.

바람이 약하고 무풍이라서 뒤에서 이륙보조 해주는 교택이가 일단 기다리라 한다.

후방을 하니 이륙보조자를 마주할 수 있으니 그런 점들은 좋다.

바람이 살살 올라 온다.

교택이가 준비되었음 올려 보라 한다.


하나 둘 셋,

기체를 들어 올렸다. 그리고 돌아서서 이륙을 위한 질주를 하는 데 기체에 압도 생기지 않고 양력이 생기지 않는다.

활주로 끝까지 와도 여전하다. 100% 브레이크를 당겨 이륙을 중지 했다.

견제가 늦어서 기체가 나보다 앞쪽에 있어서 그랬단다.

다시 이륙 준비하는 동안 용석이가 먼저 이륙해서 나갔다.

그리고 재이륙

이번에는 무난하게 이륙했다.

바람도 강하지 않고 열도 없다.

그냥 내기체 엘디만 믿고 만세하고 앞만 보고 쪽바로 날아간다.

하지만 내기체 엘디는 별로인가 보다. 목표한 산의 허리를 넘지 못할 거 같다. 방향을 수정하여 좀더 낮은 쪽으로 해서  산허리를 돌아서 가기로 했다.

못넘을 거 같음 바로 돌려서 마을에 비상 착륙하던지 고도가 여유가 있음, 마을까지 나가서 완전히 우회해서 들어 가던지 해야겠다고 맘을
먹고 진행했는데 다행이 두번째로 목표한 산허리는 넘기 바로 직전에 약하게 살짝 기체를 쳐 올려 주는 열이 있어서 무사히 넘을 수 있었다.

산허리를 지날 때 나뭇가지 끝이 바로 발아래 라서 뛰어도 다치지 않을 정도의 높이 까지 낮은 고도로 넘었다.

산허리를 넘자 이제 여유가 생겼다.

박사가 이륙장으로부터 콜 인계를 받은 후 바람방향과 진입경로를 알려준다.

‘바람은 무풍이고 그냥 제방뚝 따라 쪽바로 내리면 됩니다.’

현풍천 제방뚝 따라 진입하다가 제방뚝이 역 ㄱ자로 휘어져 있어 방향을 수정하여 안착했다.

착륙했음을 보고하고 장비를 추스렸다.

보통 스쿨 같은 곳에 보면 40회를 기준으로 초급과 준중급으로 나뉘던데 그 기준을 따른다면 난 이제 초급 딱지는 뗀 것 같다.

39회에서 40회 초급딱지 떼기까지 참으로 마디게 시간이 흘렀다.  6주만에 비행 이었으니…


<< 비행요약 <<

1. 비행횟수 : 40회

2. 일자 : 2011년 05월 8일(일요일)

3. 글라이더종류 : 에델 라이브 S사이즈 (Edel LIVE S size)

4. 기상
   - 풍속 및 풍향  : 0.9/0.4~1.5m/s(바람이 약함), 북동풍
   - 기온 및 습도 : 27도, 습도 31%

5. 이륙장, 및 고도 : 구지 대니산 북자이륙장, 약 395m(아센 755 GPS 측정수치)
  

6. 착륙장, 및 고도 : 달성군 현풍면 현풍천 제방 위 25m(아센 755 GPS 측정수치)
   - 이륙장과 착륙장 표고차 370m

7. 비행 중 기록
  7-1. 최고고도 :    
7-2. 최고속도 : 42.4km/h
7-3. 최대상승 : 0.3m/sec
7-4. 최대하강 : -2.8m/sec

8. 비행시간 : 04분 01초(총누계 비행시간 : 10시간 33분 42초)
  8-1. 이륙시간 : 11시 39분 07초
  8-2. 착륙시간 : 11시 43분 08초

9. 비행거리
  9-1. 총비행거리 : 약 2.2km
  9-2. 직선거리 :   1.86km

10. 비행조건
  10-1. 기류 : 하(바람 북동)  
  10-2. 지형 : 중, 이륙장에서 착륙장이 보이지 않아서 조금은 불안하며, 바람이 셀 경우 이륙장 앞의 작은 산으로 인한 와류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곳임
  10-3. 이륙장조건 : 중(헬기장, 활주거리가 길지 않고 이륙 후 싱크 지역에 키큰 나무가 있어서 심리적으로 조금 불안감을 느끼게 하고
                            와류로 인해 싱크 되면 나무에 걸리기 쉬운 곳임)
  10-4. 착륙장조건 : 하(착륙장 바람은 거의 무풍이었음), 아직 농작물 심지 않은 빈밭이 군데 군데 있어 착륙하기에 나쁘진 않았으며,        
                               당일 현풍천 제방뚝에 착륙함)

11. 특기사항
  11-1. 6주만의 비행, 비행감이 무뎌져서 새로하는 기분으로 임하였지만 후방이륙으로 이륙함, 하지 않음 앞으로도 못할 거 같아서임.
  


■ 제 41회 비행일지

- 맘편한 쫄비행 –

애완용 토끼를 위한 토끼먹을 식량을 열심히 채집하던 동욱이와 오전에는 비행하지 않은 팽철형이 스타렉스를 가지고 픽업을 왔다.

교택이는 늦게 이륙해서 열 하나 잡고 잘 놀고 있다.

식당 정해지면 식당쪽으로 날아 오겠다고 했단다.

에구 부러운 것.~~

대니산 남자 이륙장 앞 들판에 위치한 석정이란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

밥을 다 먹어 갈 즈음 교택이가 식당 앞 빈논에 내려 장비 정리 해 놓고 들어 와서 늦게 식사를 했다.

바람 방향이 바뀔 시점이라서 한숨 자고 늦게 남자로 올라가자 하는 의견도 있었지만 산위가 더 시원하다면서 빅버드 바람결님 차와 우리차에
맞춰 타고 이륙장으로 올랐다.

한두명은 남자이륙장으로 올라 바람 방향을 살폈고 대다수의 비행자들은 북자로 올랐다.

어떻게 될지 몰라 카메라만 들고 북자에 올랐는데 역시 바람이 좋지 않다.
이제 바람이 막 바뀌려는지 도는 바람이다. 약하거나 가끔 배풍도 들어온다.

언제나 씩씩한 더미 바람결님이 먼저 더미로 이륙을 시도 했는데 바람이 도와주지 않으니 이륙이 안된다.
잠시 숨고른다고 물러나 있는 동안 준비해 있던 용신님이 한번 해보겠다고 하고 이륙시도.
그 즈음 남자 이륙장에 바람이 정풍이라 하니  바람결님은 바로 장비 말아 쥐고 하산,

다른 분들도 어떻게 할까 눈치만 보고 있을 즈음

교택이가 용신님에게 어떻게 할거냐 니깐 한번 땡겨 보겠다고 한다.

이륙하면 더미로 이곳 저곳 찔러보고 장렬히 전사하라 하더니만 용신님 어렵게 이륙하자 마자
그 많던 사람들 모두 남자로 이동하기 위해서 하산 해버림

허무하겠다. 용신님 ㅎㅎ

남자이륙장에 올라보니 역시 바람이 살살 잘 불어 온다. 이륙하기 적당하다.

오전에 비행 못한 팽철형이 더미로 먼저 나가고 뒤이어 바람결님이 이륙하여 이륙장 우측 산허리에서 열을 하나 잡아
두분 다 열심히 잘 돌리고 있다.

눈치를 보니 다들 열이 좀더 익어서 적당한 타이밍을 기다리는 듯 이륙준비도 하지 않고 이륙하는 사람들이 없다.

난 어떻해야 하나 고민하는 중에 박사가 답답했던지 탕수라도 채우기 비행하라 한다.

그래 맞다. 탕수라도 채워야지..

바로 이륙준비해서 활주로에 들어 섰다.

오전에 후방이륙 시 기체를 들어 올리고 나서 방향전환 후 허리를 숙여서 질주하라는 이야기를 들었기에  
맘속으로 고쳐야지 생각하면서 후방이륙을 했다.

무난하게 이륙했고 쫄탕 비행하기로 맘 정했기에 곁눈질 한번 안하고 쪽바로 산줄기 따라 착륙장 쪽으로 진행했다.

착륙어프로치 하기 전까지 좌우 조종은 조종줄을 사용하지 않고 몸턴만 가지고 했다.

저번부터 한번 해보고 싶었는데 이것 저것 고도 높일 려는 욕심을 내니 맘의 여유가 없어서 맘먹고 해보질 못했던 것이다.

몸턴으로 뱅크각이 최소화 되게 턴을 하니 고도침하가 확실히 적은 거 같다. 그리고 열이 있는 곳을 지나면서 하네스가
당겨지는 느낌을 느껴보려 애썼다. 하지만 큰 열이 없으서 그런지 그런 압력을 느끼기엔 부족했다.

대기가 상당히 안정되어 있는 듯 하다. 이럴 때 귀접기라도 해보면 좋으련만 혼자 해볼까 하다가 다음으로 미루고 하지 않기로 했다.

짧은 비행시간이라 어느덧 착륙준비를 해야 했고

착륙할 동선을 머리속에 그려 놓고 계획대로 왔다 갔다 하면서 고도를 정리해서 착륙 어프로치 했다.

동절기 동안 추수하고 빈논 이었을 때는 착륙할 곳이 많았는데 봄이 되고 작물을 심어 놓아서 그런지 빈논이 별로 없다.  
위에서 살펴볼 때 아무것도 심지 않은 듯한 빈밭 한곳을 찾아서 안착,

착륙 보고를 하고 기체를 말아쥐고 길가로 나오면서 보니 위에서 볼 때 작물을 심어 놓았는 줄 알았던 논들이 실제로는 몇몇을 제외하고 모두 풀밭이었다.  

어렵게 고르지 말고 아무 곳이나 내릴 걸….

도로까지 나와서 인도쪽에 기체를 펼쳐놓고 빠르게 정리했다.  
곧이어 다른 분들도 속속 쫄탕으로 마무리 탕수 채우기 위해서 다시 올라 가려고 준비를 했다.

상목형이 정말 오랜만에 비행에 참여 했다.

저번 대니산에서 이륙하다 다친 무릅은 요즘도 아프다 한다.  빨리 병원에 가보시지…


<< 비행요약 <<

1. 비행횟수 : 41회

2. 일자 : 2011년 05월 8일(일요일)

3. 글라이더종류 : 에델 라이브 S사이즈 (Edel LIVE S size)

4. 기상
   - 풍속 및 풍향  : 0.9/0.4~1.5m/s(바람이 약함), 남서풍
   - 기온 및 습도 : 26도, 습도 29%

5. 이륙장, 및 고도 : 구지 대니산 남자 이륙장, 약 410m(아센 755 GPS 측정수치)
  

6. 착륙장, 및 고도 : 달성군 화산리 솔미들 빈밭 39m(아센 755 GPS 측정수치)
   - 이륙장과 착륙장 표고차 371m

7. 비행 중 기록
  7-1. 최고고도 :    
  7-2. 최고속도 : 45.2km/h
  7-3. 최대상승 : 0.4m/sec
  7-4. 최대하강 : -2.8m/sec

8. 비행시간 : 04분 01초(총누계 비행시간 : 10시간 40분 17초)
  8-1. 이륙시간 : 14시 27분 31초
  8-2. 착륙시간 : 14시 34분 06초

9. 비행거리
  9-1. 총비행거리 : 약 2.6km
  9-2. 직선거리 :   1.68km

10. 비행조건
  10-1. 기류 : 중(바람 남, 남남동)  
  10-2. 지형 : 중, 착륙장이 바로 보이고 이륙장 바람과 착륙장 바람이 동일한 경우가 많으므로 심리적으로 편안하게 느껴짐
  10-3. 이륙장조건 : 중(이륙장 경사가 상당히 급하고 활주거리가 짧지만 오히려 심리적 불안감만 떨쳐버리면 이륙하기는 쉬움)
  10-4. 착륙장조건 : 중(바람 약함) LH공사에 매각되어 농사를 짓지 못하게 되었다고 하던데 작물을 심지 않은 빈논과 밭이 대부분이라서
                           착륙하기에 조건은 좋으나 계단식 논밭이라서 착륙시 고도가 애매할 수 있음)

11. 특기사항
  11-1. 탕수 채우기 위한 맘 편안한 비행, 기체가 열을 지날 때 하네스가 당겨지는 느낌을 느껴 보고 조종줄을 사용하지 않고 몸턴만으로 조종을 해보면서
         기체의 움직임을 살펴 보는 등 고도 높이기 위한 고민 없이 최대한 맘 편안하게 쫄 비행함




■ 제 42회 비행일지

- 대니산도 정복하다. -

큰 보자기 같은 기체 싸개가 있으니 확실히 잠시 이동 중 일경우에는 빠르게 기체 정리를 할 수 있겠다.

빨리 한다고 기체를 정리해서 백에 넣고 길가로 나가니 나보다 뒤에 내린 사람들 중 보자기 싸개 있는 사람들은 벌써 차에 타고 있다.

이륙장에 다시 올라 보니 바람이 조금더 세어졌다.

이제 릿지가 가능한 바람이라 한다.

총무는 버티고 버티고 여지껏 비행 중이다.

다른 분들도 타이밍 잃지 않으려고 후다닥 이륙 준비해서 공장에서 상품 찍어내듯 이륙해서 나간다.

바람이 세지 않아서 신경써서 릿지 하지 않음 상승대에서 빠져 버리고 한번 빠져 버리면 다시 타기 어려울 정도의 바람 세기라 한다.

다들 고도가 이륙장대비 얼마 높지 않다. 근근히 버티기 하는 정도 수준이랄까??


돈현이 이륙해서 나갈 때 보니 이륙하자 마자 좌측으로 붙여서 능선을 핥듯이 바싹 붙여서 릿지 하는데 안될 거 같아 보이더니
결국 활처럼 휘어진 능선 바같 쪽 끝부분에서 상승을 받아서 능선을 돌자 마자 고도가 올라 가는 게 보인다.

그래 바로 저거야.

머릿속에 그리기는 쉬운데 실제 하면 잘 안 되는데 오늘은 기필코 함 해보자 싶었다.

팽철형이 첫 비행 때 많이 탓던 터라 5분 비행하신다더니 한번 올라가서 내려올 줄 모른다.

용석이가 나보다 먼저 나갔고 바람이 세지 않으니 상승대에 붙이지 못하고 빠져버리고 착륙 모드 들어간다.

이번에도 역시 후방으로 이륙,

미리 생각했던 경로대로 좌측능선으로 최대한 붙여 활처럼 휘어진 능선을 핥듯이 릿지를 탔다.

머릿속에는 될거야란 생각과 안될 것 같아란 생각이 교차했다.

그럴수록 좀더 과감하게 체중을 왼쪽으로 싣고 오른쪽 조종줄을 당겨 언제라도 사면에서 빠질 수 있도록 준비하면서 계속 나아가니 역시나
끝부분에서 떠 받쳐 준다.

이제 방향을 살그머니 틀고 이륙장쪽을 향해 같은 자세로 날아갔다.

육안으로 봐도 이륙장 보다 위다.  다시 이륙장 우측 산허리에서 방향을 틀고 왔다 갔다 했다.

하지만 바람이 약하니 다들 고도가 낮고 상승대 폭이 작으니 작은 상승대에 몰려든 기체들이 무척 혼잡했다.

이런 와중에 편안한 맘으로 비행하기에는 내 실력으로는 불안하다.

예전 공중충돌의 트라우마도 있고 해서 사주경계에 바짝 신경을 써서 릿지 하는 중에 이륙장에서 기체가 이륙하는게 발아래로 보인다.
막 이륙할때는 이륙한 기체의 이륙직후 침하등을 감안한다면 내가 이륙장 쪽으로 더 붙여서 가면 절대 충돌하는 일은 없을 것 같은데
막상 방향을 반대로 틀어서 다시 이륙장을 지나서 갈때는 좀전의 기체가 상승 받기 위해 릿지를 타게 되면  내 기체가 그 기체를 따라 가게 된다.
아니면 서로 비슷한 고도에서 마주보게 되던지..

그런데 이상하게도 아래에서 비비고 있는 기체 보다 내기체가 더 빠르다.

아무래도 방금 이륙한 기체는 게걸음 비행으로 최대한 상승 받기 위해 속도를 늦추고 비행하는 것이고
난 이미 고도가 이륙장 보다 높으니 게걸음 보다는 방향만 정한 편류비행 식으로 비행을 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암튼 그렇게 한번 하고 난 이후 다시 이륙장을 지나가는데 발아래 또 한대의 기체가 이륙 준비 하는 게 보인다.  

그리고 내가 턴을 하여 다시 이륙장을 지날 때 쯤 막 이륙을 해서 좌측으로 붙였는데 내기체가 역시나 그 기체 보다 속도가 빨라 금방 따라 잡는다.

고도 또한 내가 상승하는 속도 보다 막 이륙해서 올라오는 기체의 상승이 더 빨라서 비슷한 고도에서 추돌하거나 추돌 되거나 할 듯 보인다.

그렇다고 내기체와 그 기체의 속도차이가 월등해서 추월할 정도도 아니고 어중간한 상황이다.

방법은 단 하나 내가 피하는 길 밖엔

비행트렉로그를 봐도 릿지를 길게 타다가 마지막에 이륙장 앞에서 돌려 버리는게 표시 된다.

다시 턴을 해서 이륙장을 지나가려는데 또다시 다른 기체가 이륙해서 나온다.

에구..

미련을 버리자. 욕심 부리다가 충돌하면 서로 피보는 거..

대니산에 올 때 마다 해보지 못한 릿지 비행으로 대니산 정복도 해보았으니 오늘 할 것은 다했다.

바람이 세지 않아 좁은 상승대에서 열 서너대의 기체가 서로 비벼대고 있으니 무척 혼잡하다.

홀가분하게 미련을 털어버리고 앞쪽으로 기체를 뺐다.

근데 들판에서 올라온 큰열땜인지 벙벙한 것이 고도가 별로 까지지 않는다.

공중대기도 무척이나 안정되어서 흔들림도 없이 시속 16-20킬로 정도로 자전거 타는 속도로 높은 고도에서
착륙장 쪽으로 나아가니 되게 맘이 편안 해졌다.

두발을 앞으로 쭉 뻗고 양팔도 놓은 채 몸을 뒤로 누웠다. 기지개도 펴보고 고개를 젖혀 엉덩이 바로 밑 땅바닥도 쳐다보고…

패러를 타면서 처음으로 느껴보는 편안한 자유스러움이다.

부드러운 바람이 볼을 스쳐 지나가고 누운채 올려다 보는 기체의 팁이 바람을 맞아 가늘게 떨린다.

아..  너무 좋다.

언제부터인가 항공사진 촬영하려고 어깨끈에 메어 놓았던 디카를 꺼냈다.

그리고 항공사진을 찍었다.

셀카용 모노포드를 연결해 놓지 않아서 셀카는 찍지 못했지만 다음에 해봐야지..

대니산 줄기를 빠져 나와 웅현지 좌측에서 부드럽게 상승된다.

몸에 체중을 싣고 크고 부드럽게 몇바퀴 돌려보는데 마치 난 가만있고 세상이 나를 중심으로 돌아 가는 듯 하다.

멀리서부터 팔자비행은 줄이고 직선 어프로치 길이를 최대한 늘려 브레이크 량으로만 속도를 가감하면서
고도감소폭을 조정해서 길가까이 내리기 위한 시도를 해 보았다.

100% 생각처럼 되진 않았지만 97-8% 생각했던 대로 무사히 안착했다. 이 연습을 많이 해 놓으면 나중 정밀 착륙 대회 때 유리 할 듯 하다.

안착을 보고하고 기체를 말아 넣었다.

먼저 내린 용석이는 늦게 합류한 성언씨랑 같이  또 다시 비행하러 올라 간 듯 하다.

대단한 녀석..  오늘 4탕째구나.  

기체를 접어 놓고 나무그늘에 쉬고 있으려니 교택 무전이 들린다.

릿지 편안하게 되는 것은 바람이 세졌다는 말이니 다들 능선 뒤로 밀리지 않도록 조심하라는

바람이 많이 세졌나 보다.

내가 릿지 할때만 해도 능선에 닿을 듯 붙어서 비비적 거리는 수준이었는데 이제 모든 기체가 이륙장 보다 한참을 위에 떠 있다.

바람과 열이 많이 세어졌나 보다.

먼저한 사람들은 1시간 이상, 뒤에 한사람도 30분 이상 비행할 즈음에
바람이 너무 세져서인지 다들 상승대 앞쪽으로 뺐다가 한두명 씩 착륙 들어오기 시작한다.

월례회인데 찍기판을 설치하라 해서 찍기판 대신 임시 방편으로 길가에 버려진 흰수건을 내가 착륙했던 빈논 중간에 갖다 놓고 잘 보이게 하려고
그 위에서 손을 흔들고 서 있었지만 아무도 그 근처에도 못 온다.  총무님만 부근에 내리고…

다들 착륙 후에 왠 바람이 불었는지 동욱이 처럼 토끼 줄 것도 아니고 마늘쫑을 딴다고 분주하다.

오늘  어버이날이라서 가족들이랑 점심 외식 약속을 저녁으로 미뤄 놓았는데 다들 갈 생각을 하지 않아 속으로 안가나? 하고 답답해 할 즈음에

마침 박사도 저녁에 약속이 있는지 갑시다. 하길래 동조해서 갈길을 재촉했다.

아침에 올때는 팽철형과 같이 왔지만 저녁에 부모님 모시고 가족을 태워야 하기 때문에 천상 같이 가지 못하고
대구에 도착하자 회원들과 작별인사 나누고 헤어졌다.

간만에 비행이라 조금 두렵기도 했었지만 막상 해보니 대기가 너무 조용하고 부드러워 편안한 비행을 즐 길 수 있는 날이었다.

오늘도 무사하고 즐거운 비행을 한데 대해 신께 감사 드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에 벌써 다음 비행이 그리워 진다.


<< 비행요약 <<

1. 비행횟수 : 42회

2. 일자 : 2011년 05월 8일(일요일)

3. 글라이더종류 : 에델 라이브 S사이즈 (Edel LIVE S size)

4. 기상
   - 풍속 및 풍향  : 1.3/0.7~2.1m/s(오전과 바람 방향이 바뀌어서 ), 남서풍
   - 기온 및 습도 : 27도, 습도 26%

5. 이륙장, 및 고도 : 구지 대니산 남자 이륙장, 약 410m(아센 755 GPS 측정수치)
  

6. 착륙장, 및 고도 : 달성군 화산리 솔미들 빈밭 38m(아센 755 GPS 측정수치)
   - 이륙장과 착륙장 표고차 372m

7. 비행 중 기록
  7-1. 최고고도 :    
7-2. 최고속도 : 45.1km/h
7-3. 최대상승 : 0.8m/sec
7-4. 최대하강 : -1.9m/sec

8. 비행시간 : 13분 50초(총누계 비행시간 : 10시간 54분 07초)
  8-1. 이륙시간 : 15시 29분 21초
  8-2. 착륙시간 : 15시 43분 11초

9. 비행거리
  9-1. 총비행거리 : 약 6.1km
  9-2. 직선거리 :   1.67km

10. 비행조건
  10-1. 기류 : 상(바람 남, 남남동)  
  10-2. 지형 : 중, 착륙장이 바로 보이고 이륙장 바람과 착륙장 바람이 동일한 경우가 많으므로 심리적으로 편안하게 느껴짐
  10-3. 이륙장조건 : 중(이륙장 경사가 상당히 급하고 활주거리가 짧지만 오히려 심리적 불안감만 떨쳐버리면 이륙하기는 쉬움)
   10-4. 착륙장조건 : 중(바람 약함) LH공사에 매각되어 농사를 짓지 못하게 되었다고 하던데 작물을 심지 않은 빈논과 밭이
                             대부분이라서 착륙하기에 조건은 좋으나 계단식 논밭이라서 착륙시 고도가 애매할 수 있음)

11. 특기사항
  11-1. 처음으로 항공사진 촬영, 착륙을 위한 직선 어프로치를 길게 해서 착륙 시도 해봄.
  11-2. 아직 혼잡한 상공은 두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