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31회 비행

- 간만의 비행, 불안한 이륙 -

저번주 토요일
3주 만에 비행을 나왔지만 바람이 너무 세서 비행을 못하고

이번주 4주 만에 비행이다.

한주만 걸러도 비행감이 무뎌지는데 4주를 쉬었으니 아예 무딜대로 무뎌져서 날을 새로 갈아야 할 판이다.
너무 많이 쉬면 점점 하기 두려워지고 힘들어지게 되고 귀찮아 지게 되는게 맞나 보다.

오늘도 비행 못하면 어쩌나 하는 맘으로 아침에 정두형집으로 가서 정두형 태워 회장님 댁으로 향했다.

오늘 비행 참석자는
참석자 : 김회장님, 박교택 부회장, 이병철 총무, 재덕형, 태만형, 정두형, 윤철, 용석, 본인, 박사, 돈현 11명이다.
(나중에 합류, 구자천형, 우리팀 외 빅버드 김도은, 김기주, 이광덕)

2대의 차에 나누어 타고 구제역을 원망하며  구지 대니산으로 향했다.
동네예보 상으로는 오전에 서풍, 점심 먹고 북서풍, 오후에는 서풍으로 초속 2미터 대의 바람이다.

먼저 점심을 먹었다. 하늘정원? 인가 석정 옆 한식당이다. 이 곳도 반찬은 많이 나오고 그런대로 먹을 만 하다.

커피까지 한잔씩 마시고 1시 조금 전 이륙장에 올랐다.
일단 북자 이륙장 앞 공터에 차를 세우고 북자로 올라 갈지 남자로 올라갈지 이곳 저곳에 회원들 몇 명이 올라가서 판단했는데 북자 보다는 남자 이륙장이
그나마 낫겠다고 해서 남자 이륙장으로 올라 가기로 했다.

남자 이륙장 까지 올라가는 길 북쪽 포장길이 며칠 전 내린 눈이 아직 녹지 않아서 차량 운행은 힘들었다.

할 수 없이 북자 이륙장 앞 공터에 차를 세워 두고 장비를 메고 걸어서 올랐다.

하지만 그나마 낫다는 남자 이륙장도 바람이 너무 없다.

보통 동네 예보 보다 바람이 더 세던데 오늘은 다르다.

열풍 로고를 부착 한 후 기체를 바꾸는 바람에 아직 바뀐 기체에는 열풍 로고가 없다.
저번부터 부착하려 했지만 날씨도 너무 차고 여건이 맞지 않아서 오늘에서야 붙이게 된다.

식당에서 붙이기로 했던 열풍 마크를 이륙장에서 바람 기다리는 동안 붙이기로 했다.

윤철이가 주도하고 나와 다른 회원들이 보조해서 붙였다. 처음에는 바닥도 평평하지 않고 해서 부착 된 상태가 주글 주글 이상했는데
사람 손이 무서운건지 몇번 손을 거치고 나니 깔끔하게 잘 붙여 졌다.

우리팀 공식 더미 박사가 준비를 한 상태에서 무풍에서 배풍으로 왔다 갔다 하는 바람 중에 그래도 바람방향이 제일 맞을 때를 기다려서 이륙했다.

좌우로 옮겨 다니면서 바람을 살피고 더미의 소임을 다하더니 우측에서 열을 하나 잡아서 멋지게 올라 간다.

이때까지 관망하던 빅버드 광덕씨가 열 타이밍 놓치지 않으려고 후다닥 준비해서 나가고 역시 멋진 타이밍에 실력이 받쳐 주니 고도 많이 올리고 잘 논다.

부러운 눈으로 다들 쳐다 보면서 바람만 잘 올라 오길 기다린다.

무뎌진 비행감으로 솔직히 자신이 없어서 먼저 나가기 내키지 않아 멈칫 하는 사이 용석, 재덕형님, 정두형 등 다 나가 버린다.

그나마 그때가 이륙하기 조금은 나았는데 점차 바람이 더 나빠지더니

시간은 2시가 넘어가고 바람은 완전 무풍이다. 가끔 열바람이 약하게 몰아치기도 하고 배풍도 들어 오기도 한다.

나도 준비해서 활주로에 들어 섰다.

기체를 활주로에 펼쳐 놓고 전방 이륙을 위해 서있기도 힘든 이륙장에 준비하고 섰다.
잠시 기다렸지만 여전히 바람은 꽝이다.

윤철이가 진짜 30분 기다려야 하니 편안하게 앉아서 기다리라 한다.

하지만 서 있기도 힘든 이륙장 경사에 하네스 멘채 앉아 있기는 힘들다.

몸이 썰매 타듯 저절로 내려 갈것만 같다.

양발만 번쩍 들면 썰매타듯 하네스로 미끄러지면서 멋지게 이륙하는 장면을 상상해 본다.

4주만의 비행이라서 이륙하기 전 많이 긴장 된다. 게다가 날도 따뜻해서 등에도 이마에도 땀이 송골 송골 베여 나온다.

그렇게 한참을 기다리는 중에

교택이가 마냥 기다리기도 그런데 한번 뛰어보자 한다.

기체를 세우고 달려 가려는데 뒤에서 교택이가 무전으로 이륙중지를 알린다.

1차 이륙중지

중지와 실패는 다르다.

실패는 자기 의지와는 무관하게 이륙을 못하는 것이지만

중지는 본인 의지로 이륙하기 전 중지하는 것이다.

하지만 교택의 중지란 말을 들었지만 제대로 서있기도 힘든 정도의 급경사에서 몸이 이륙을 위해 도움닫기를 시작한 상태에서 멈추는 것은 불가능했다.
결국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멈추지를 못했으니 이번건은 이륙실패인가? 중지인가??

원인은 좌우 텐션이 맞지 않아서 오른쪽보다 왼쪽이 먼저 올라 가서 중지 시켰다고 한다.

확실히 4주만의 비행은 비행감을 무디게 한 것이 틀림 없나 보다.

윤철과 회장님 도움을 받아 기체를 다시 말아 쥐고 한켠에 치워 놓은 채 총무님과 빅버드 회원들 나가고 나서
1차 이륙, 비행했던 회원들이 다시 올라 올 때 까지 이륙을 못하고 대기 하고 있었다.

이러다가 오늘도 비행 못하는 거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슬슬 밀려 들 즈음에 교택이가 다시 준비하라고 한다.

한켠으로 밀쳐 놓았던 기체를 펴고 이번에는 좌우 텐션을 정확하게 맞춘 후에 바람을 기다린다. 하지만 이륙에 적당한 바람은 여전히 없다.

어쩔 수 없이 배풍만 아니면 이륙해야 한다.

이번에는 무난하게 이륙한다. 썩 좋은 이륙은 아니지만 암튼 별 무리 없이 이륙했다.

하네스에 앉자 마자 우측으로 돌려서 산줄기를 타고 곧장 앞쪽으로 빠져 나가려 했는데 새로 구입한 B1 NAV 바리오에서 삐~ 하고 상승음이 들린다.

구입 후 처음으로 창공에서 들어보는 반가운 소리다.

바로 한바퀴 돌리고 교택의 도움을 받아 상승음 울릴때는 더 들이밀고 그다음 돌리고 또다시 들이밀고 돌리고 작은 열이라서 크게 상승은 안 되는 듯하지만 크게 하강도 없다.
끈질기게 잡고 물고 늘어져야 하는데 몇번 돌리다 포기하고 앞쪽으로 뺀다.

근성이 부족함을 다시 느낀다.  

앞쪽으로 조금 더 전진하다가 다시 상승음이 울리길레 한바퀴 돌려 보았지만 내 몸은 상승하는 거 같이 느껴 졌지만 고도계의 고도는 오히려 빠져 버리는 거 같다.

나중에 트렉로그로 확인해 보니 그때 고도가 많이 까져 버렸었다. 포기하고 또다시 앞으로 쭉 뺐다.  

산기슭 솔밭 있는 곳, 낮은 산줄기에서 열이 감지 된다.

상승음이 울리고  숫자를 속으로 세어 보니 셋 반 정도에 상승음이 멈춘다.

내가 이용하기엔 작은 열이지만 그래도 밑져야 본전 돌려 본다.

역시나 작다. 느낌에 반만 걸치는 듯 하다.

상승도 잘 안되지만 고도 침하도 많지 않다.

몇바퀴 돌리다가 또 포기 이제 착륙 모드로 전환하고 착륙장 까지 앞으로 쭉 뺐다.

다음에는 이런 경우 불시착을 각오하고 끝까지 한번 돌려 봐야 겠다.  

앞쪽으로 전진 한 후에 착륙장 상공에서 꽂아 놓은 윈드쌕을 살펴 바람방향을 정한 다음 착륙 진로를 마음속에 그려 보았다.
바람이 수시로 변한다는데 내가 내릴 때는 북서풍이다.

몰랐는데 바람 방향을 살피다 보니 내리려고 생각 했던 곳에 찍기판이 깔려 있다.

이왕 이렇게 된거 오늘 찍기판이나 한번 잘 찍어 보자

방향을 맞추고 진입,

20미터 정도 고도에서 브레이크 코드를 다 푼 상태에서 조종줄 윗쪽으로 손을 옮겨 잡고 조종줄을 전혀 당기지 않은 상태에서 최대 속도로 하강

2미터 정도 남은 상태에서 풀브레이크 하면서 그 반동으로 몸을 하네스에서 빼고 착지 했다.

찍기판 바로 앞 1.5미터 정도 못 미친 곳이다.

아깝다.

하지만 열풍 찍기판 찍으려고 시도한 것 중 가장 가깝게 찍은 기록이다.  
기체를 뒤로 떨어뜨리려고 몸을 돌리는데 산줄이 하네스 뒤쪽에 걸렸나 보다.
다시 몸을 돌려 몇발자욱 더 뛰어 나가다가 다시 시도.  이 동작이 자연스럽게 되질 않네…  

기체가 한쪽으로 기울면서 하단 논으로 떨어진다.

며칠전 내린 눈비로인해 논바닥이 질퍽해서 일단은 기체를 말아쥐고 정리 하기 쉬운 길로 나와서 보도 위에 올려 놓고 기체를 정리 했다.

길에서 가까운 곳에 내리니 이런 점은 좋다. 기체 정리가 한 결 수훨 하다.

회장님이 기체 정리하시는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는 거 같아서 도와 드리려고 가보니 질퍽한 논에 내리셔서 기체와 하네스를 말리고 계셨다.
같이 도와서 정리하는 중에 다시 한비행 더 할 사람은 올라 오라고 하는데 용석이도 안올라 갈려 하고 박사과 총무 모두 안올라 갈라 한다.

오늘은 비행하기에 정말로 좋지 않은 기상이다.  특히 초보자들에게는

나도 더이상의 비행은 생각이 없었다.

이륙장에 차 가지러 올라가는 박사가 돈현이 살살 약올리고 꼬시니 돈현이는 올라 간단다.

오늘 3탕이다. 열정이 대단하다.

두번째 비행을 위해 올라 갔었던 회원들도 남자 이륙장에서는 바람방향이 맞질 않아 북자 이륙장으로 옮겼다고 하는데
그곳은 이륙바람이 무지 좋다고 솔깃한 말을 전해온다. 하지만 오늘은 왠지 더 비행하고 싶은 맘이 생기지 않는다.

나중에 북자 방향으로 비행하고 착륙한 회원들 이야기 들어 보니 북자 이륙장 이륙바람은 좋았는데 이륙하고 바로 쫄이었다 한다.

오늘도 다들 썩 좋은 비행은 아니었지만 다들 무사하고 안전한 비행이었다.

내일은 대암산 간다고 한다. 바람이 대암산 밖에 맞질 않아서

그 동안 구제역 때문에 원정산 못가고 대니산만 갔었던 터라 회원들 다 슬슬 지겨워 하려던 참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거 같다.

비행을 떠나서 새로운 곳으로 가는 자체만으로도..


<< 비행요약 <<

1. 비행횟수 : 31회

2. 일자 : 2011년 02월 19일(토요일)

3. 글라이더종류 : Edel LIVE S size

4. 풍속 : 무풍내지 배풍(예보상 서풍, 북서풍이었으나 실제 남자 이륙장 바람은 거의 무풍, 약한 배풍이었음)
- 기온 12도, 습도 48%

5. 이륙장, 및 고도 : 구지 대니산 410m(아센 755 GPS 측정 수치 407m)

6. 착륙장, 및 고도 :  구지 대니산 앞 추수한 논 45m(아센 755 GPS 측정수치)
   - 이륙장과 착륙장 표고차 365m

7. 비행 중 기록
  7-1. 최고고도 :
  7-2. 최고속도 : 42.1km/h
  7-3. 평균속도 : 29.3km/h

8. 비행시간 : 7분 41초(총누계 08시간 24분 23초)
  8-1. 이륙시간 : 14시 30분 55초
  8-2. 착륙시간 : 14시 38분 36초

9. 비행거리
  9-1. 총비행거리 : 약 3.8km
  9-2. 직선거리 : 1.65km

10. 비행조건
10-1. 기류 : 하(바람 방향 무풍, 배풍)
10-2. 지형 : 착륙장이 바로 보이고 이륙장 바람과 착륙장 바람이 동일 하므로 심리적으로 편안하다.
10-3. 이륙장조건 : 중(경사가 상당히 급하고 활주거리가 짧지만 오히려 심리적 불안감만 떨쳐버리면 오히려 이륙하기는 쉬움)
10-4. 착륙장조건 : 중(남서 약함), 수확을 끝낸 논이라서 아무 곳이나 내리면 되지만 두개의 저수지가 조금 신경써이고
                          계단식 논, 밭이라서 착륙 시 고도 잡기가 난해할 수있음, 측풍 착륙이 유리함

11. 특기사항
  11-1. 이륙은 4주만의 비행이라 조금 불안했지만 착륙은 잘 했다.
         고도 30미터 정도에서 최대 속도가 나게 브레이크 코드를 놓고 손을 코드 위쪽으로 바꿔 잡은채 최대의 속도로 하강,
         고도 2미터 정도에서  풀브레이크, 이 동작의 반동을 이용하여 몸을 빼고 착지, 속도에 조금 겁이 나긴 했지만 생각보단 괜찮았음.
         앞으로 점점 더 연습해서 이러한 착륙모드가 내몸에 익숙하게 만들어야 겠다.
  11-2. 찍기판 1.5미터 앞에 내림, 비록 찍기판을 찍지는 못했지만 자체 찍기판 찍기 시도한 것 중 가장 좋은 성적임.
  11-3. 아직까지는 초보이므로 이착륙이 몸에 완전 익숙해질때까지는 2주이상 비행을 걸러지 말자.
  11-4. Flymaster B1 Nav 처음으로 사용한 날이다. 좋은 기계를 좋은 가격에 구입해서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