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2회 비행

- 착륙 진입 시 혼잡 -

8시 50분경 집을 나서 정두형 댁으로 가는 중에 종진이도 같이 온다고 종진이 차 타고 오라 하신다.
하지만 난 이미 출발 했기에 종진이도 정두형 집으로 오기로 했다.

9시 못되어 도착해서 조금 기다리니 종진이도 왔다. 정두형 차로 9시 반전에 회장님댁에 도착했다.

오늘 회장님은 정기 산행일 이라서 못 가신단다.

회장님 스타렉스가 비게 되는 자리를 빅버드 광덕씨 더불캡으로 대체하고 기체는 광덕씨 차에 사람들은 정두형과 용석차에 나누어 타고
어제 예고 했듯이 대암산으로 향했다.

오늘 참석자는
교택 부회장, 병철 총무, 재덕형, 태만형, 정두형, 자천형, 종진, 용석, 나, 박사, 돈현 이상 열풍 회원 11명이고 그 외 빅버드 클럽원들 포함 14명이다.

간만에 대암산 행이다.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국도를 달릴 때 앞차에서 설해 방지용 모래주머니를 몇 개 싣고 오라고 연락이 온다.

혹시라도 길이 며칠 전 눈으로 얼어 있으면 뿌리려 함일지라.

착륙지 운동장 앞에서 빅버드 팀원들 인사 나누고 이륙장으로 올랐다.

아니나 다를까 응달에는 여지 없이 눈이 쌓여서 일부는 빙판을 이루고 있었다.  준비해간 모래와 노견에 쌓아둔 모래를 사용해서 길에 깔았다.

5부 능선 조금 넘어서부터 걸어서 꼭대기 까지 올랐다. 간만에 등산 아닌 등산이다. 등에 땀이 베일 즈음 도착이다.

밑에서 볼 때와는 달리 바람이 조금 세다. 가스트가 있어서 바람이 잔잔해질 때까지 기다렸다.

타 팀원들과 섞여서 이륙장은 시장통 같이 붐빈다.

이륙준비를 하고 이륙, 그냥 무난한 이륙이다. 어제 보다는 훨씬 낫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이거다 싶을 정도의 느낌은 없다.
날 잡아서 자신이 생길 때까지 지상연습을 좀더 해야겠다.  

먼저 나간 광덕씨가 기상이 거칠다고 콜 해주므로  그냥 평범하게 좌측으로 붙여서 간다.

바람방향 때문에 혹시라도 와류가 생기면 어떻 하나 걱정 했는데 다행이 별 탈은 없다.
교택이가 오늘은 봄바람 맛을 좀 볼것이다 했는데 평소에 많이 흔들리면서 타서 그런지 좌우 롤링이 좀 있기는 했지만 크게 다른 점은 못 느겼다,
하지만 나중 다른 회원들 이야기로는 많이 거칠었다 한다. 봄에는 훨씬 많이 거칠거라 하는데 벌써부터 걱정이다.

이륙장 좌측으로 보이는 길게 돈사까지 뻗어 있는 산줄기를 넘어오는 바람이 와류권이라 해서 그곳만 조심 조심 넘어면 되겠다 생각하고
조금 긴장한 채로  산줄기를 넘었는데 산줄기를 하나 건너고 나서 열이 튀는지 상승음이 울린다.

한바퀴 돌려봐도 신통치 않다. B1에 표시된 까만점, 방금 내가 잡으려고 시도 했던 열코아를 까만점으로 표시해준다. 신기하다.

그 점을 찾아 다시 돌려 보았지만 익숙하지 않아 잘 못 찾겠다.

포기하고 앞으로 쭉 뺀다.

돈사를 지나서 착륙할 운동장을 보니 손바닥 만하게 보인다. 고도가 여유가 있다.

멀리서는 윈드쌕도 보이지 않아 바람 방향을 파악하려고 먼저 착륙하는 기체를 보니 관사쪽에서 진입해서 운동장 길이방향으로 비스듬하게 착륙한다.

대충 바람 방향이 저렇겠구나 생각하고 착륙을 위해 진입했다.

내가 칙륙하려는 것을 착륙장에서 박사가 봤는지 무전이 날아 온다.

지금 고도가 높으니깐 팔자비행 두번정도 더해서 내리라 한다. 바람 방향은 남동이라고

근데 남동이 어딘가? 대암산 바람 방향을 방위로 표시하여 불러주니 방향을 제대로 파악 하지 못해서 헷갈린다.
자주 오는 이륙장은 방위를 머리에 꿰고 있어야 하는데…

무전기 PPT를 손잡이를 손에 잡히는 곳에 부착해 놓지 않은 상태라서 되묻기도 불편하다.
좀전에 다른 기체 착륙하는 거 대로 할려니 혹 그 중간에 바람방향이 바뀌었을 수 도 있고

그냥 내눈으로 확인해보자.

운동장 길이방향으로 비행하면서 윈드쌕을 확인하고 나서 고도 낮춰 착륙 진입해도 충분히 되니깐.

운동장에 꽂아둔 윈드쌕 확인을 위해서 좀더 접근해서 확인 해보니 처음에 다른 기체 착륙 진입했던 방향이랑 여전히 같다.

순간적으로 머리속에 착륙경로를 그려 본다.
이제 좌턴을 해서 고도 조금 더 낮춘 후 관사 조금 더 지나서 유턴을 해서 진입하면 고도가 딱 맞을 거 같았다.

근데 저 멀리 좌측편 마을 위쪽에서부터 종진이가 고도 정리를 마치고 착륙 어프로치 하는 것을
내기체가 좌턴을 하여 서로 마주보게 되면서 알아차렸다.

애매한 상황이다.

나의 우측편에서  착륙장을 향해 진입하는 종진이 기체,

내가 착륙하기 위해 우턴을 시도하면 그 경로상에 종진이 기체와 마주 칠 거 같았다.

순간 청도에서의 경험이 떠오르면서 충돌을 피하려면 진입하는 기체를 먼저 보내는 수 밖에 없다.

2차원 평면이라면 내가 잠시 기체를 세우고 대기하면 되지만 3차원 공간, 내가 멈출 수도 없는 상태,

방법은 딱한가지

천상 내가 더 진행하는 수 밖에 없다.

눈으로 종진이 기체가 교행 하여 지나가는 것을 보면서도 머리속에서는 현재 내 고도와 유턴했을 때 고도 등을 감안했을 때 어디에 내리면 될까를
순간적으로 판단해야만 했다.

둘러보니 운동장 바로 옆과 마을 사이 조그만 빈 밭이 하나 있다. 저 곳에 내리면 되겠구나.

종진이 기체가 지나가자 마자 나도 유턴을 했고 바로 하네스에서 몸을 빼고 착륙시도, 지상 1.5미터 정도 높이에서 100프로 풀브레이크.
다행이 바람 방향을 맞춰 내리게 되니 무사히 사뿐하게 두발 안착.

기체를 붕괴 시키고 있으려니 용석이가 괜찮냐고 묻는다. 괜찮다고 이야기 해주고 무전으로 무사안착 했음을 보고했다.
조금 있으려니 정두형이 와서 기체 정리하는데 거들어 주신다. 고맙다.

착륙진입하면서도 동시에 여러대가 바람 방향에 맞춰 비슷한 장소에 내리려 하다 보면 낮은 고도에서 충돌할 개연성이 다분하다.
다시 한번 더 사주 경계와 시야를 넓혀야 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자주 가는 착륙장의 방위 정도는 알아 둬야 겠다.
순간적으로 남동이라고 하니 어느 쪽인지 헷갈린다.  

그리고 또한가지 고정관념을 깨야 겠다는 것이다.

굳이 대암산 같이 넓은 곳에서의 착륙, 즉 착륙조건이 좋은 곳에서는 착륙장을 넓게 사용해야 하는데 좁게 할 필요가 있느냐 하는 점이다.

운동장 끝에 내리거나 중간에 내리거나 운동장 잔디 밭안에 내리면 잘 내린 것인데
설사 그곳에 못내리면 어떻나 저번 처럼 고추밭이나 산소에라도 안전하게만 내려도 되는데..

점점 패러가 쉽지 많은 않다고 느껴진다.



<< 비행요약 <<

1. 비행횟수 : 32회

2. 일자 : 2011년 02월 20일(일요일)

3. 글라이더종류 : 에델 라이브 S사이즈 (Edel LIVE S size)

4. 기상
- 풍속 및 풍향 :  2.1/1.2~3.2M/sec 북동 (초보가 이륙하기에는 조금 센 바람)
  - 기온 12도, 습도 38%

5. 이륙장, 및 고도 : 합천 대암산 591m(아센 755 GPS 측정수치 는 약 587m)

6. 착륙장, 및 고도 : 합천군 초계면 택리 착륙장(폐교 잔디구장) 바로 옆 작은 밭 고도 45m
  - 표고차 : 542m

7. 비행 중 기록
  7-1. 최고고도 :
  7-2. 최고속도 : 52km/h
7-3. 평균속도 : 29.4km/h

8. 비행시간 : 10분 24초(총누계 08시간 34분 47초)
  8-1. 이륙시간 : 12시 41분 41초
  8-2. 착륙시간 : 12시 52분 05초

9. 비행거리
  9-1. 총비행거리 : 약 4.6km
  9-2. 직선거리 : 2.76km

10. 비행조건
  10-1. 기류 : 중(바람 북동, 북동동)
  10-2. 지형 : 상
  10-3. 이륙장조건 : 중(초보 이륙하기 조금 세다)
  10-4. 착륙장조건 : 상(넓은 잔디 운동장)

11. 특기사항
  11-1. 착륙진입시에도 비슷한 바람 방향, 비슷한 착륙위치 때문에 서로 공중 충동할 개연성이 다분하다.
          항상 사주경계를 철저히 하고 시야를 넓히자.
          그리고 착륙은 꼭  회원들이 먼저 내린 곳, 그 부근에 내려야 한다는 고정 관념을 버리자.
          여의치 않으면 그 넓은 운동장 어디라도 안전하게 내릴 수 있다면 그러면 되는 것을  
          고정관념을 버리고 좀더 유연하게 생각한다면 더 많은 방법을 찾게 될지도 모른다.
  11-2. 어떠한 상황이라도 침착하고 바람 방향만 정확하게 맞추고 브레이크 조절을 잘 한다면 안전함을 다시한번 느낀다.




■ 33회 비행

- 대암산에서의 릿지 비행 -

점심은 합천에 오면 항상 먹었던 그 기사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태만형이 점심 식사를 14명이라고 주문을 했었는데 공교롭게도 빅버드 스쿨에서도 14명이 왔었고 우리보다 먼저 주문을 했었나 보다.

그래서 태만형이 대구 열풍 14명이라고 분명히 말했음에도 주인장이 헷갈렸나 보다.
그팀이 그팀이라고 생각하고 14명분 식사 준비만 해놓아서 조그만 혼란이 있었지만 어쨋던 제때에 식사를 했었고
오전의 수고로 배가 많이 고파서 밥을 많이 먹었다.

배 부른 상태에서 기체 짊어 지고 올라가는 그 짧은 거리가 왜 이리도 길게 느껴질까?

이륙장에는 빅버드 스쿨, 그리고 지역팀들로 인해 오전 보다 더 붐빈다. 마치 불이난 시장통 같다.

숨을 좀 고르고 있으려니
광덕씨 부지런히 준비해서 후다닥 뛰쳐 나간다.

오후에는 교택이와 고참들이 먼저 이륙하고 초보들과 초보 띄우기 위해 박사과 돈현이만 남았다.

바람이 오전 보다 훨씬 거칠어져서 몇 몇 사람들은 고참들임에도 이륙실패를 거듭하고 어렵게 이륙해 나간다.

태만형이 말했다. 리그전 선수 뛰는 사람들 중에 비행은 기똥차게 하는데 이륙이 잘 안되는 선수들 많다고

나도 언젠가 리그전을 나가게 될지 아닐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던 후배들이 보기에 비행은 잘하는데 이.착륙 못한다는 말 듣지 않기 위해서라도
부지런히 지상연습을 해야 겠다 생각했다.

이착륙 기본이 된 상태에서 비행기술을 익혀야만 사상누각이 되지 않을 거다.


다들 준비를 마친 상태에서 다른 팀원들 이륙할 때 보조나 하면서 바람이 우리가 타기에 적당해지기를 기다렸다.

공장에서 물건 찍어내듯 많이 내보냈는데도 여전히 이륙 해야 할 사람들이 많다.

고참 종진이도 바람 세다고 안나가고 기다리고 있으니 우리 같은 초보들은 비행 하려고 나서기가 선뜻 내키지 않는다.

그러던 중 바람이 조금 잦아 들었고 이틈을 타서 다른 팀에서 생초보들 띄워 보낸다.

이제 우리팀도 슬슬 준비해서 나가야 할 시간이다.

오후에도 용석이가 내가 먼저 나가까? 묻는다. 그래라

하고 용석이를 띄어 보내고 정두형도 먼저 보낸다.

그 전에 내기체를 활주로 끝에다 내 놓고 기회를 보고 있는데 다른 팀원들이 자꾸 치고 들어온다.

기체를 하네스에 셋팅한채 활주로 중간에 들어와 버리니 기체를 줄세워 놓아서는 한발 늦어서 게임이 안된다.

다음부터 많이 붐빌 때는 나도 그렇게 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이륙한 용석이가 우측으로 붙여서 고도 잘 잡는다. 오늘 좀 신나게 놀겠구나 생각했는데 어느순간 보니 앞으로 빠져 버리고
나중에는 착륙장 까지 가지 못하고 칼등(위에서 보면 논 가운데 난 소로길 형태가 마치 식칼 같이 생겨 있다.)부근에 불시착 했다.
수고했다고 무전을 날려 주었다.

정두형까지 나가고 나서 다른 팀원 한사람 이륙하다가 이륙장 바로 앞에서 앞전이 접히고 실속 걸려서 기체 붕괴 되면서 떨어진다.  그 과정이 순식간이다.
달려가 보니 이륙장 경사가 급해서 그런지 괜찮다는 사람 목소리는 들리는데 기체는 보이지도 않는다.
바로 앞인거 같아도 한참 밑이다.

에구.. 오늘도 바람은 나를 반기지 않는가?

순간 또다시 이륙할까 말까를 고민했다.

그렇지만 점점 바람이 더 세진다고 하니 더 이상 기다리다 보면 못나가겠다 싶어서 하네스 착용하고 기체를 들고
활주로에 비집고 들어 서니 재덕형이 먼저 할래? 한다 그래서 제가 먼저 할께요 하고 활주로에 들어 섰다.

활주로 앞쪽 끝에 사람들이 여럿 모여 있어서 신경 써인다.

좀 비켜주면 좋으련만 ...   게다가 이륙할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지 바로 옆에도 기체를 한대 펼쳐 놓고 바람을 기다린 다고 대기하고 있다.

자~ 일단 맘을 비우자.

심호흡 한번 하고 바람이 조금 잦아 드는 틈을 타서 이륙.

별 무리 없는 이륙이다. 오전 보다도 조금더 나았던거 같다.

이륙하고 나서는 남들 다 하듯이 우측으로 붙여 본다. 바람이 세서 능선으로 붙이면 바로 상승할 줄 알았는데 왠걸 한참을 가도 계속 고도가 까지기만 한다.

좌측 들판쪽을 보면서 언제라도 여의치 않음 좌턴해서 산기슭을 빠져 나가 어디던 빈논이나 공터에라도 내려야 겠다고 속으로 생각하면서
눈으로는 열심히 적당한 불시착 할 장소를 탐색하면서 진행했다.

능선을 따라 계속 진행하자 이륙장에서 내기체가 보이지 않을 때 쯤 무전소리도 칙칙 잡음이 들려 온다.
잡음 속에서도 태만형이 능선쪽으로 더 붙여야 상승된다는 말이 들렸다.

맞다. 더 붙여야 되는데

릿지 비행을 하려면 상승풍이 강한 리프대역이 있다. 그 곳이 가장 상승이 잘 되는 곳이다.
열바람의 경우 능선 부근에서 상승을 시도 하다가 열에서 빠져버리면 바로 푹 꺼져 버려서 매미 될 경우가 많지만
릿지바람일 경우는 그러하지 않다. 릿지 비행할때는 하네스가 나뭇가지에 스칠 정도로 그러한 기분으로 바짝 붙여야 한다고 하는데…

이론은 이론일뿐 머리속으로 생각하는 것이랑 실제는 다른 법

하지만 이젠 이판 사판.
착륙장 반대방향으로 너무 많이 와 버렸고 능선쪽으로 더 붙여 보고 상승 못하면 바로 좌턴해서 산을 빠져 나가 어디던 적당한 곳에 불시착 하면 되겠지 하고
눈 질끈 감고 기체를 능선쪽으로 밀어 붙였다.  

여의치 않음 언제던지 좌측 조종줄을 당겨서 들판쪽으로 나올 수 있도록 준비를 한상태에서 만에 하나 매미가 되면 어차피 다른 사람 도움 받기도 힘들고 혼자 매미 잡고 내려 가면 되겠지 ..

이렇게 생각하니 좀더 맘이 편안해지고 과감해 진다.

하지만 나의 우려와는 달리 능선쪽으로 더 밀어 붙여 보았지만 계속 상승음이 시끄럽게 울리고 쭉쭉 상승한다.

나중 트렉 로그상으로 확인해 보니 512미터 까지 낮아 졌던 고도가 능선쪽으로 밀어 붙이는 시점에서 점차 상승하기 시작 한다.

상승음이 가장 크게 울리던 곳을 턴 포인터로 삼고 방향을 틀었다.

이젠 낮은 능선은 발아래 보이기 시작하니 자신감이 생겨서 조금 더 능선쪽으로 붙이게 되고 그러자  고도는 점차 올라가서 6백미터 7백미터대로 올라선다.

서너번 길게 릿지를 타면서 이젠 7-8백대의 고도다 이륙장 보다 훨씬 높아 졌다.

이젠 대암산 정상도 밟아 보았다.

최고 고도는 나중에  B1 Nav 으로 확인해 보니 기록 최고 고도는 이륙장 좌측 상공에서의 901m 다.
(아센 GPS 755로 확인시에는 889m이다 상호간 12m 정도 차이가 있다. 어느게 더 정확할지를 떠나서 경기에서도 공식 기록으로 인정 되는 것이 B1 이니
최고 고도 기록은 B1의 데이터를 사용해야 겠다.)

이륙장 대비 310미터를 더 올라 갔다.

열풍에서 처녀 비행했던 곳이 이곳이고 그때 이륙장 위를 왓다 갔다 하는 선배들의 기체를 올려다 보면서 난 언제 저렇게 해보나 하는 부러운 눈으로 쳐다 보았는데
아니 방금 전 이륙하기 전까지만 해도 그런 부러움의 눈빛으로 올려다 보았는데

이젠 내가 반대로 이륙장을 내려다 보고 있다.
부러움의 눈총을 받고 싶어서 근데 너무 멀어서 눈총을 쏘는지 확인하기 어렵다.  ㅜ.ㅜ

이륙장에서 이륙하는 기체가 있나 없나 살피면서 이륙장 상공까지 왔다 갔다 했다.
이륙장 대비 고도가 2백미터 이상 더 높은 안전 고도이기 때문에 이륙장 쪽으로 진입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설마 이륙하자마자 몇 백미터 이상 쏟구 쳐서 나를 밀고 올라오진 않을 거다.

하지만 이륙장 좌측 상공에서 좁은 반경으로 왔다 갔다 하는 기체는 신경 써인다.  

아직까지 청도에서의 경험이 마음 한켠에 자리 잡아서 인지 비슷한 고도로 접근하는 기체를 보면 마음이 편치 않다.

그래서 더 이상 접근을 하지 않았다.

이륙장 좌측 상공은 열이 모아져서 올라오는지 꽤 많이 띄워주는데 한번 돌려 보고 싶었지만  비슷한 고도에 있는 기체가 신경 써여서 하지 못했다.

이륙장 우측 저 멀리에는 교택이랑 몇몇 고참 기체들이 이륙장 바로 좌측 능선 부근에는 어느팀인지  기체 4-5대  난 그 중간에서 왔다 갔다 했다.

바람이 조금 세지면 앞으로 나오고 바람이 약해져서 고도가 내려가면 다시 능선쪽으로 붙여서 고도 확보하고 높은 곳에서 멀리 보이는 풍경도 감상하고
여유를 가지고 그렇게 30여분을 보내다 보니 조금 지루해진다.

게다가 무전기 스켈치가 예민한지 높은 곳에 있으려니 온갖 잡신호가 잡혀 칙 칙 시끄럽게 울려 대는 소리도 신경을 날카롭게 만들고 있었다.

성언씨도 언제 왔는지 무전으로 목소리도 들려주고 용석이랑 같이 올라 온다고 하고 용석이랑 성언씨 다시 이륙해서 올라 올때까지 기다릴까 생각도 해 봤지만  
이륙장에서는 바람이 점점 세진다고도 한다.

교택이가 전화해야 되기 땜에 착륙 한다고 무전을 하더니만 언제 착륙을 했는지 고도 높이 잡아서 착륙장으로 향하지 않으면 택도 없이 못들어 온다 알려준다.

태만형도 바람 세니 고도 여유 있을 때 풋바  풀로 밟고 착륙장으로 향해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이륙장에서는 점차 바람이 세진다고  이제 그만 놀고 착륙하라는 분위기로 말을 한다.

안그래도 내려갈까 말까 고민하던 중에 잘 됐다 싶었다.

더 있다가 정말 바람 세지면 오도 가도 못하겠다 생각하니 빨리 내려 가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륙장 좌측으로 붙여서 좁게 왔다 갔다 하면서 고도를 최대한 올렸다. 이곳은 회전을 하지 않아도 단지 왔다 갔다만 해도 고도가 쭉 쭉 올라간다.
고도 830m 정도에서 착륙장을 향해서 출발했다. 더 올릴 수 도 있었지만 이 정도면 충분할 거 같았고 근처에 있는 다른 기체가 신경 써이기도 했다.

풋바를 발로 더듬어 찾아 한껏 밟았다. 용수철을 달아 놓은 듯 빡빡한 압이 느껴진다.

발을 쭉 다 펴도 숏다리의 비애인가? 이론상 2개의 도르레가 붙을 정도가 되어야 100%라고 하는데 한뼘 정도 남는다.
다리가 한뼘 정도 더 길었다면 아마 두개의 도르레가 닿았겠지?? 담에 시간내서 조절을 해야 겠다. 아님 다리를 반뼘 정도 늘리던지..

정풍을 받았을 때 풋바를 밟으면 9-15킬로 까지 속도가 나고 풋바를 밟지 않으니 속도가 최저 시속 1킬로 이다.
초당 약 30센치를 전진하는데 기체 하강속도가 초당 1.2미터 라면  1초에 1.2미터 수직 낙하 할때 30센티 앞으로 가는 셈이니
그냥 서서히 떨어지고 있다고 보는 게 맞을 듯..

GPS상에서는  – 속도는 없으니 이것이 전진속도인지 후진 속도 즉 뒤로 밀리는 속도인지 알길이 없다.

이거 뒤로 밀리는거 아닌가 싶어 발아래를 내려다 봐도 도무지 앞으로 가는 것인지 뒤로 가는 것인지 알기 어렵다.

기준으로 삼을 한지점을 보고 나서 다른 곳을 쳐다보다가 다시 그곳을 보니 확실히 전진을 하는 것은 맞다.

풋바를 한껏 밟으니 몸이 자연스레 뒤로 눕혀져 신발 앞등이 눈 높이에 머문다. 최대한 바람 저항을 줄이고자 양팔도 오므린채 전진한다.

기체가 정풍으로 향할 때는 전진 속도는 느리다.

바람에 밀리는 것을 감안해서 돈사 쪽으로 향해서 나아갔다. 마치 게걸음 비행하듯..

하지만 태만형이 왜 돈사 쪽으로 가냐 운동장쪽으로 가라 해서 방향을 운동장쪽으로 돌리고 계속 풋바만 밟으면서 기체가 전진하기를 기다렸다.

더디게 더디게 전진한다. 이러다가 뒤로 밀려서 산에 거는 거 아닌가 싶은 우려도 있었지만 무작정 풋바 만 밟고 버텼다.

열지역을 통과할때는 좌우 롤링이 생겨서 풋바를 밟은 상태라서 접히면 어떻하나 걱정도 되었다.

풋바를 밟게 되면 안정성이 한등급 씩 낮아 진다고 한다. 1급인 기체는 1-2급으로 1-2급인 기체는 2급으로

롤링 생길때는 잠시 풋바를 풀었다가 다시 밟았다. 풋바를 풀때 조심스레 풀려고 시도했지만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한쪽발 등산화 뒷굽 밑창에 걸려서 한쪽만 풀어진다. 아~ 이런 경우 별로 좋지 않은데
다행이 기체를 올려다 보니 별 변화는 못느끼겠다.

돈사있는 골쪽으로 기체가 넘어온 거를 확실히 느끼게 되자 조금은 안도가 되었다.

이제는 고도도 높기에 조금은 여유를 가지고 풋바를 풀고 전진했다. 하지만 여전히 바람은 정말 센가 보다. 전진이 잘 되지 않는다.

들리는 무전으로 볼 때 종진이가 착륙을 시도하는 중인가 보다. 교택이가 종진에게 콜을 해주는 무전이 들린다. 귀를 접어라… 어쩌고 저쩌고…
그리고 착륙 시도하는 회원들에게 바람이 세니 고도정리는 계단식 스텐드 위에서 해야지 가능하다고 조언 해준다.

오늘 종진이가 나랑 같은 차 타고 왔다고 그러는지 오전 오후 내내 착륙하면서 비슷하게 마주친다.

무전기로 교택을 찾았다.

"교택아 나 착륙장 상공에 있으니 좀 봐주라."

내기체를 못 찾았는지 잘 모르겠다고  발한번 흔들어 보라고 한다.

양발을 흔들어 보았지만 못찾나 보다. 우턴해보라 해서 우턴을 하고 나니 좌턴하라 해서 좌턴을 햇다.

아~ 이제 찾았다 한다.

축구 계단 스텐드 위에서 고도 정리해서 전봇대 하나 높이로 들어오면 딱 맞다고 한다.
대신 지상 연습하는 사람들 피하는 것은 내 몫이라고..

근데 전봇대 하나 높이가 몇미터지??

이제 진입 경로는 대충 머리속에 그려 놓았고 쪽바로 직진하려 하지만 축구 스텐드 위까지 가는 것도 바람이 세서 벅차다.

다시 풋바를 100% 밟고 겨우 전진

스텐드 상공에서 고도 처리 후 지상연습하는 사람들 피하기 위해 운동장 우측으로 해서 전봇대 정도 높이에서 어프로치 했다.  

내기체는 종진이 기체 정리하는 위를 날아서 안착했다.

바로 뒤돌아서서 기체를 넘기려 했지만 바람이 세서 잘 안되고 기체에 몇발자욱 딸려가면서 기체 붕괴.

기체를 말아쥐고 하네스를 벗고 교택이가 건네주는 커피한잔 마시고 장시간 비행의 긴장을 풀었다.

이런날은 나 같은 초보에게는 땅에 발이 닿는 순간이 오히려 행복해진다.

참 사람 맘이란 간사하지 않는가?

바람 없고 열 없어 쫄 비행 할 때는 조금이라도 더 하늘에 떠 있으려고 갖은 애를 써면서 이런날은 땅에 빨리 내려 오고 싶어서
풋바 100% 밟고 날개 접고, 스파이럴 걸고 이도 저도 못하는 나 같은 초보는 마냥 고도 까지기만 하염없이 기다려서 고도 정리 겨우 하고 내려 오고…

나중에 태만형이 그럴때는 내려 올라 하지 말고 계속 앞쪽으로 빼라 한다. 무한정 떠 있을 수는 없지 않는가?
해지고 바람 잦아 들면 저절로 내리게 되는데… 맞는 말이다. 앞으로는 생각을 조금 바꿔야 겠다.

사고의 전환, 고정관념의 탈피. 그래야만 한가지 수만 보이던게 더 많은 수를 찾게 되지 않을까??

태만형이 귀를 한번 접어 보라고 했는데 시도를 못해봤다. 교택에게 다음번에 기상 좋을 때 귀접기 하는 것을 가르쳐 달라고 하니 일단 지상에서 내기체를 살피면서
귀접기 요령을 설명해 주었다. 조만간 귀접기 하는 것을 시도해 봐야 겠다. 귀접기 요령을 설명하면서 B라이져의 제일 바같쪽 산줄이 중요한데 기체가 꼬여서
산줄 사이로 들어가게 되면 이놈을 잡아 당기면 제일 잘 풀린다고 한다.

컨피던스와는 달리 라이브는 귀접기 라이져가 따로 있어서 구분도 쉽게 되고 귀 접기도 조금은 쉬울 듯 하다.
하지만 볼레로의 귀접기 시스템이 여전히 귀접기에는 좋게만 여겨진다.

또한 바람 센날 기체 붕괴 시키는 요령을 알려 주었다.
바람 센날은 착지하자 마자 풀브레이크 했던 손을 만세 해서 기체를 세운상태에서 몸을 돌리고 그 다음 기체를 향해서 뛰어가면서 기체를 붕괴시켜야
보다 쉽게 기체를 제압할 수 있다고 한다.

맞아 맞아 그게 훨씬 수훨 하겠다.

나 내리고 바로 재덕형님도 무사히 안착. 오늘 열풍팀원들 모두 센 바람에도 무사비행, 안전비행
즐거운 비행을 했다.

대구로 돌아 와서 세븐에서 산행가셨던 회장님도 참석하여 멋진 뒷풀이를 했다.

술대신 사이다만 3잔이나 마신 내가 대리운전해서 시지로 왔다.

차에 타고 오면서 종진이가 허리 아픈데 침 맞는다고 하길래 무슨 소린가 했는데

정두형 차에 기체를 각자 차에 옮겨 싣고 있는 중에 정두형이 집에서 벌 보관함을 들고 내려 왔다.

언제 배웠는지 봉침놓는 법을 배워 두었나 보다.

사람 없는 지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차안에 불을 켠채 종진이 웃통 벗고 아픈 허리, 어깨 발등에 벌침 시술을 받았다.

주차하고 지나가는 사람이 차안에 벌거벗은 남자 하나랑 시커먼 남자 둘이 있으니 이상했는지 뭘하나?
유심히 쳐다보면서 지나가던데 우리를 보고 뭐라고 상상했을까??

침 다 맞고 나서 서비스로 그기에 좌우로 침 두방 맞으면 끝내 준다고 맞으라는데 종진이도 나도 맞지 않았다.

종진이는 조만간 벌 사러 간다던데 혼자 몰래 맞을 지도 모르지..

안그래도 날개 달았는데 이젠 엔진까지 달려나??  ㅋㅋㅋ

간만에 즐거운 비행이었다.


<< 비행요약 <<

1. 비행횟수 : 33회

2. 일자 : 2011년 02월 20일(일요일)

3. 글라이더종류 : 에델 라이브 S사이즈 (Edel LIVE S size)

4. 기상
  - 풍속 및 풍향 :  2.8/1.7~4.5M/sec 북동 (이륙하기에는 센 바람, 가스트가 셈)
  - 기온 12도, 습도 34%

5. 이륙장, 및 고도 : 합천 대암산 591m(아센 755 GPS 측정수치 는 약 587m, 이륙장 고도임)

6. 착륙장, 및 고도 : 합천군 초계면 택리 착륙장(폐교 잔디구장)
  - 표고차 : 542m

7. 비행 중 기록
  7-1. 최고고도 : 901m(아센 GPS 755상으로는 889m)
  7-2. 최고속도 : 45.4km/h
  7-3. 평균속도 : 21km/h

8. 비행시간 : 51분 53초(총누계 09시간 26분 40초)
  8-1. 이륙시간 : 15시 34분 06초
  8-2. 착륙시간 : 16시 25분 59초

9. 비행거리
  9-1. 총비행거리 : 약 18km
  9-2. 직선거리 : 2.67km

10. 비행조건
  10-1. 기류 : 중(바람 동, 북동동, 가스트 크고 공중 바람이 세서 자칫 뒤편으로 밀릴 위험내포)
  10-2. 지형 : 상
  10-3. 이륙장조건 : 중(초보 이륙하기 조금 세다)
  10-4. 착륙장조건 : 상(넓은 잔디 운동장)

11. 특기사항
  11-1. 고정 관념을 버리자. 발상의 전환
  11-2. 풋바의 간격을 반뼘정도 조절해서 타보자. 아님 다리를 반뼘정도 늘리던지..
  11-3. B1 Nav와 아센 GPS 755 둘다 위성을 받아서 고도를 표시해주는 기계지만 조금씩 고도에 차이가 있다.
         어느것이 더 정확하냐를 떠나서 B1 Nav가 리그전이나 각종 대회에서도 공식적으로 인정해주는 기계이므로 B1의 데이터를 기록으로 사용해야 겠다.
         하지만 여전히 트렉로그나 비행기록을 위성 지도에 옮기기에는 아센 GPS가 훨씬 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