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한 바람에 능선 뒤로 밀린 두대의 기체를 걱정스러운듯 바라보는 패러 동호인 들  - 사진출처는 사라센님의 홈피 :  http://scout21.co.kr/ >


■ 23회 비행

- 해인이 텐덤 비행 하다. -

한달 전부터 큰애 시험끝난 후 텐덤 비행하기로 약속을 했는데 오늘이 그날이다.
어제 일기예보로는 일요일 구름이 잔뜩 끼어서 비행하기 좋지 않을 것 같았지만 예보 와는 달리 오늘 기상은 괜찮은 거 같다.

아침부터 해님이 방긋 웃는다.

큰딸이랑 시지 정두형집까지 가서 먼저 합류한 정수형과 같이 정두형 차로 회장님 댁으로 왔다.

큰애를 회원들에게 회장님 이하 참석한 회원들에게 인사시키고 텐덤 장비를 챙겨 실었다.

회장님은 산악회 마지막 공식산행이 있는 관계로 같이 하지 못하시고 교택부회장, 상목형, 정두형, 정수형, 자천형, 성언씨와 부인,
용석이, 나, 박사, 돈현이, 그리고 해인이 이상 12명이 오늘 비행에 참석한 인원들이다.

바람방향을 따져서 구지 대니산으로 결정하고 고속도로를 타고 현풍으로 갔다.

일행은 10시 조금 넘어 현풍에 도착했다.

이곳도 군데 군데 소독약을 뿌리고 석회를 길에 깔아 놓았다.
구제역이 경북 지역은 조금 숙지는거 같아 다행인데 경기 지역에 새로운 구제역이 발생했다는데
연평도 포격 사건과 엇물려 전국적으로 분위기가 심숭 생숭하다.

오전에 빨리 한 비행 하고 점심 먹기로 하고 바로 이륙장으로 올라갔다.

밑에서는 거의 무풍이어서 바람 없으면 활주거리도 짧은데 이륙하기 곤란하겠다 생각했는데 왠걸 이륙장에는 바람이 꽤 있다.  
초보자들이 이륙하기엔 아주 적당한 바람이다.

윤철이가 없는 관계로 우리팀 귐둥이 박사가 탕수 한번이라도 더 채우려고 더미로 이륙한다.

열도 없고 릿지 하기에는 아직은 바람도 약하고 몇번 비비다가 바로 착륙장으로 들어간다.

처음으로 텐덤 비행하는 큰애 비행모습 사진이라도 좀 찍어주려고 했는데 오전에는 바람이 약해서 비행 안 할거라고 한다.

가지고 있던 카메라를 큰애한테 주고 잘 챙겨서 차타고 내려 오라고 했다.

회원들 거의 다 이륙하고 끝 무렵에 나도 이륙했다.  

릿지 할 정도 바람도 안되고 열도 없고 바리오는 한번도 울리지 않은 채로 그대로 쫄이다.

착륙장 상공에 진입해서 박사가 우측으로 빼도록 유도하는데 더 가다가는 못 들어 올거 같아서 좌턴해서
바람 방향 맞추어 고도 잡아서 착륙시도

고도를 맞게 진입했다 싶었는데 착지하기엔 어중간한 정도로 높다.
그대로 직진하면 길가 에 심어진 가로수에 걸거 같고 살짝 우턴하여 삼각형 모양의 길옆 밭에 내리려는데
이과정에 하마터면 그 곳에서 기체 정리하던 정두형 머리를 밟을 뻔 했다.

무사히 두발 착지 후 기체를 뒤로 넘기고 기체 정리,  

내가 내린 곳이 평평한 밭인데 추수한 논 보다는 기체 정리하기가 훨씬 더 낫다.  
그래서 정두형도 기체를 말아 쥐고 이곳에서 기체 정리를 하던 중이었단다.

찍기판은 벗어 낫지만 오히려 잘 되었다 싶었다?  논 밭처럼 질퍽하지도 않고 기체 개기도 좋고
스스로 생각해도 말도 안되도 위안을 해본다.

나중에 박사에게 물어보니 계단식 논 같은 구지 착륙장이나 산사면에 내릴 때는
오히려 측풍 받으면서 사면 등고선과 평행하게 어프로치 해서 구지 같은 경우라면 계단식 논의 길이 방향으로 내리는게 더 쉽다고 한다.  
내가 접근한 방식대로 하면 고도를 맞추어 들어와도 살짝 지나버리면 지면이 낮아지니 고도가 또 높고, 높고
결국 이렇게 말랑꼬리하게 된다는 말이란다.

기체를 정리하고 있는데 무전으로 날 찾는다고 한다.
무전기 헤드셋 단자를 무전기 본체로부터 빼서 본체에서 소리가 나오게 해서 들어보니
오전에는 안뜨고 오후에 비행하겠다 던 텐덤이 이미 이륙 했고 지금 내려오는 중이란다.

어디 있나 찾아 보니깐 거의 다 내려와서 착륙 접근 중이다.

옆에서 정두형이 빨리 카메라 꺼내서 사진 찍어주라 하신다.

카메라가 없어서 사진도 못 찍고 급한대로 휴대폰이라서 찾아서 찍어려고 했지만
비행복 안쪽에 넣어둔 휴대폰을 꺼내서 찍기엔 동작이 너무 늦어서 이미 착륙한 후다.

기체를 접던 것을 밀쳐두고 교택에게 가보니 기체를 다 개어 놓았다.
고맙고 미안한 맘에 기체 백은 내가 메고 같이 큰길가로 내려오면서 큰애에게 무섭지 않더냐 물어보니 재미 있었다고 한다.
큰애가 짧은 비행시간이 아쉬웠던지 어떻게 패러가 하늘로 높이 올라 갈 수 있냐고 물어보는데
가만 생각하니 설명하려면 한참 걸리겠기에 나중에 설명해준다고 했는데 옆에서 교택이가 한방에 끝낸다.

교택 : 학교에서 대류 배웠지? 대류가 뭐지?

해인 : 공기의 흐름이요.

교택 : 공기의 흐름은 뭐지?

해인 : 따뜻한 공기는 위로 찬공기는 아래로 내려가는거요.

교택 : 그래 따뜻한 공기를 타고 위로 올라가는 거야.

해인 : 아~ 네~~

나 : ……………………


<< 비행요약 <<

1. 비행횟수 : 23회

2. 일자 : 2010년 12월 19일(일요일)

3. 글라이더종류 : Edel LIVE S size

4. 풍속 : 1.8/1.2~2.8m/s(초보자 뜨기 적당함 바람 방향은 남남동)
- 기온 8.0도, 습도 47%

5. 이륙장, 및 고도 : 구지 대니산 410m(아센 755 GPS 측정 수치 407m)

6. 착륙장, 및 고도 :  구지 대니산 앞 추수한 논 35m(아센 755 GPS 측정수치)
   - 이륙장과 착륙장 표고차 372m

7. 비행 중 기록
  7-1. 최고고도 :
  7-2. 최고속도 : 47.5km/h

8. 비행시간 : 5분 18초(총누계 06시간 23분 56초)
  8-1. 이륙시간 : 11시 38분 45초
  8-2. 착륙시간 : 11시 44분 03초

9. 비행거리
  9-1. 총비행거리 : 약 2.93km
  9-2. 직선거리 : 1.7km

10. 비행조건
  10-1. 기류 : 상(바람 방향 남남동)
  10-2. 지형 : 착륙장이 바로 보이고 이륙장 바람과 착륙장 바람이 동일 하므로 심리적으로편안하다.
  10-3. 이륙장조건 : 중(경사가 상당히 급하고 활주거리가 짧지만 오히려 심리적 불안감만 떨쳐버리면 오히려 이륙하기는 쉬움)
  10-4. 착륙장조건 : 중(거의 무풍, 바람 약함), 수확을 끝낸 논이라서 아무곳이나 내리면 되지만 두개의 저수지가 조금 신경써이고
                           계단식 논, 밭이라서 착륙 시 고도 잡기가 난해할 수있음, 측풍 착륙이 유리함

11. 특기사항
  11-1.  큰애 첫 텐덤 비행, 짧은 순간이었지만 평생 잊지 못할 기억의 단편이 될거야.


■ 24회 비행

- 자연에 순응하고 포기하는 것도 즐겨라 -

점심은 시장안 식육식당에서 먹었다.
돼지고기 찌개, 고기를 많이 넣어서 맛있었다.
다만 아쉬운게 배가 큰 나 같은 놈에게 양이 조금 적지만..  
막걸리와 귤도 서비스란다.

막걸리 한잔에 취기가 조금 돈다.

점심을 배불리 먹고 커피까지 한잔 한 후에

다시 이륙장으로 올랐다.

오후에 바람 좋으면 릿지 텐덤 한번 더 해준다고 해서 큰애도 같이 올라 갔다.

바람은 오전 보다 조금 더 세져서 릿지 할정도의 바람은 된다고 한다.

교택이가 젤먼저 텐덤타고 나간다고 텐덤 준비하라 한다.

큰애한테 마스크에 장갑, 착용케 하고 하네스를 입히고 헬멧도 씌우고 기체를 꺼내서 펼쳐 놓았다.  
더 이상의 준비는 내가 못하니 여기까지만 …
나머지는 교택이가 큰애를 불러서 한다.

오전에 비행 할때도 무섭다 하지 않던 놈이 이륙장 가파른 경사에 겁을 먹고 아빠 손좀 잡아 달랜다.

첫비행때는 타이밍을 놓쳐서 사진한장 못찍었는데 이번에는 사진과 동영상을 같이 찍었다.

바람이 있으니 기체를 세우고 한두발도 뛰지 않아 바로 이륙한다.

이륙 후 이러 저리 왔다 갔다 하면서 릿지를 탄다.

나도 빨리 이륙해서 같은 눈높이에서 큰애를 볼려고 준비를 하는데

무전으로 나를 찾는다.  

그리고 하는말이 갑자기 난데 없이 “아빠 옷사주세요.”

근데 왜? 그 상황에서 옷사달라는 이야기가 나왔을까?

보통 애들을 텐덤에 태우면 교택이가 무전기 마이크를 애들한테 건네주고 노래도 시키고, 아빠가 좋아? 엄마가 좋아?
등등을 물어서 대답도 하게 하고 나중에는
아빠한테 사랑해 라고 하라고 시킨다 하는데

큰애는 노래도 안하고 아빠 사랑해도 안하고  마이크 쥐켜 주자 마자 난데 없이 옷을 사달라니..

애들은 애들이다 생각하는 것이 어른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생각을 하는 거 보니

해인이는 어릴때도 조금 엉뚱한 면이 있었더랬다.

유치원에 다닐 때 어버이날 유치원 행사를 하는데 애들 춤과 노래를 끝마친 후 진행자가 애들한테 엄마 아빠 한테 하고 싶은 말을
한마디씩 해보라고 하니깐

대부분의 아이들이 엄마 아빠 낳아주셔서 감사하고 어쩌고 저쩌고 하는데 우리애만 하는말이

“엄마 밥은 언제 먹어요??”


이륙장에서 이륙준비 하는 다른 팀원들과 우리 회원들 모두 다 무전으로 흘러나오는 내용을 듣고선

아빠 누군지 몰라도 옷 안사주고는 못 베기겠다 고 한다.

아빠는 나고, 옷 안사줘도 잘 베기기는 하는데...


정두형 이륙해서 나가고 나서 나도 이륙

이륙하자 마자 왼쪽으로 붙어서 릿지 해볼려고 했지만 잘 안된다.

능선쪽을 따라 사면에 바짝 붙으려니 나무에 걸려서 매미 될까 봐 더 붙이지를 못하겠다.

그러던 중 큰애 태운 텐덤은 앞쪽으로 쭉 빼서 착륙 준비를 한다.

나는 왼쪽으로 턴해서 보이는 산줄기 까지 갔다가 다시 이륙장쪽으로 오자 하니 이미 고도가 많이 까져 버렸다.
이륙장을 지나서 오른쪽 산줄기 끝까지 붙여 보지만 상승음은 여전히 울리지 않는다.  

다시 한번 더 왼쪽으로 붙여 보려는데 고도는 좀전 보다 더 많이 까져 버리고 산사면과 가까워서 나무 끝 가지가
하네스에 닿을 듯 하다.
다시 턴을 해서 오른쪽으로 붙여서 예전에 열을 찾았던 곳까지 가보지만 여전히 열도 없고 바람도 없다.

“다시 한번 이륙장에 올라갈 사람들은 빨리 내려와라. 차타고 올라간다” 고 하는 무전소리가 들린다.

어차피 이번 비행은 쫄이고 한번 더 타야 겠다고 생각하니 더 이상 비비적 거릴 이유가 없었다..
착륙장을 향해 똑바로 가보지만 그전에 너무 낮은 고도에서 비비적 거렸던 터라 고도가 너무 까져서 착륙장 까지 가지를 못한다.

산사면 아래 못뚝을 건너 전원주택 한채 있는 곳, 그 쪽에 세워진 길가의 전신주 마저 넘을지 미지수다.

최대한 공기저항을 줄이려고 몸을 뒤로 누이고 다리를 쭉 편채 전봇대를 넘을지 못넘을지 판단했는데
전깃줄 윗쪽 풍경이 점점 넓어지는거 보니 넘겠다 싶어서 자신감을 가지고 통과 하지만 신경은 자꾸 하네스 아래로 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오전에 착륙할때는 잘 못느겼는데 중간에 불시착 하려고 생각하고 아래를 살펴보니
마냥 넓게만 느껴졌던 빈 논들이 곳곳에 채소 심어 놓은 곳도 있고 석축을 쌓은 도랑도 있고
두엄을 뿌려 놓았는지 전체가 새까만 곳도 있고 차떼고 포떼니 내릴 곳이 넓지 만은 않았다.

그래도 최선을 다해서 바람 방향이 맞는 비행경로상 가장 적당한 곳을 찾아 무사히 내렸다.

착지는 잘했고 후속 절차도 잘 수행했지만 다만 문제는 중간에 불시착이라서 정해진 착륙장 보다는 약 300미터 앞이다.
너무나도 먼 곳에 내려 버렸다.

내리자 마자 후다닥 기체를 총알 같은 스피드로 접어서 넣었다.

혹시라도..   멀리 내린 나를 기다려 주지 않고 이륙장으로 다들 올라가 버릴까 봐서

무전으로 기다려 달라 하기엔 왠지 쫌 자세가 안 나오는거 같고…

초스피드로 기체 접고 정리 하다 보니 땀이 줄줄 흐른다. 온몸에서

기체를 메고 조그만 다리도 건너고 논두렁 밭두렁을 따라 힘들게 땀흘리면서 내려 와 보니

다행이 아직 차는 출발전이다.

정수형, 정두형, 용석, 종관씨 등 3회 비행 자원자들을 종관씨 차에 태워 교택이가 운전해서 다시 이륙장으로 향했다.

이제 시간이 2시를 넘기자 이륙장 바람도 약한 열도 섞인 바람이 제법 거칠다.

달구벌팀인지 탑랜딩을 시도하다가 바람이 세서 우측산줄기에 걸려 버렸다고 한다.

거품성 열이 섞여서 올라오는지 다른팀 중고급자 이륙하는거 보니 기체를 제대로 세우지 못한다.

조금 시간을 보내자

해님이 구름속에 숨어버리고 열이 식어버리자 이젠 바람만 남았다.

바람이 조금 약해진 틈을 타서 몇몇 다른 팀원들 이륙해서 나가고

교택이가 릿지 하기에는 좋은 바람 이란다.

밑에 있는 사람들에게 이륙하기 좋은 바람이니 올라올 사람 올라 오라고 무전을 한다.

적당한 타이밍에 용석이가 먼저 나간다. 초보에겐 바람이 세서 조금 애를 먹고 이륙했지만
교택이 유도로 릿지 상승대에 올라타고 몇번 왔다 갔다 하면서 릿지맛을 본다.

그리고 정수형 이륙해서 나갔다.

하지만 바람 경사 때문에 공중 바람은 무척 센가 보다.

능선보다 윗쪽에서는 거의 바람에 밀리던지 전진이 없나 보다.

종관씨 기체는 그야말로

교택이는 껌이라고 표현하던데 딱 맞는 표현이다.

껌처럼 딱 달라 붙어서 내려가지도 올라가지도 앞뒤로 전진도 없이 그야말로 껌처럼 딱 달라 붙어 있다.

용석이도 몇번 상승대에서 왔다 갔다 하다가 빠져 버렸는지 점점 고도가 까진다.
바람이 점차 세지자 교택이가 초보는 아무래도 안되겠다 싶었던지 용석에게 앞으로 쭉 빼라 한다.  
하지만 강한 바람에 전진도 안된다. 골쪽에서는 무리라 판단해서 우측 산줄기 쪽으로 빼서 앞으로 전진하라고 한다.

어느정도 안전 고도와 위치에서 착륙장쪽으로 용석을 인계했다.

그사이 이륙장에 있던 몇몇사람들도 다 이륙해 버리고 교택과 나, 정두형, 몇사람 남지 않아서 이륙 보조할 사람도 없다.

정두형이 이륙하려고 준비했다. 기체를 펼쳐서 활주로 사면에 펼쳐 두는데 이것을 못할 정도로 바람이 거칠고 강하게 분다.

기체를 세우는 것은 고사하고 도저히 기체를 바닥에 펼쳐 놓지를 못할 정도라서

이대로른 무리라 판단하고 이륙장에 올라올 회원들을 기다리기로 했다.

달구벌팀, 빅버드 팀들이 다시 이륙장에 올라 왔다.

바람이 점점 더 세어진다.

풍속계로 측정결과 최고 초속 5.6이다 시속으로는 20킬로 미터대다.  가스트가 3.6정도 나온다.
하지만 공중바람은 이것보다 훨씬 더 세다.

2-3급 기체가 전진이 되지 않을 정도라 하니 적어도 시속 35킬로정도는 된다는 이야긴데 초속9.7m 대의 바람이다.

착륙장 바람은 여전히 무풍내지 약한 바람이라는데 대니산은 바람경사가 상당히 급한 편인가보다.

바닥 쪽에는 아파트, 앞쪽의 산, 길가의 가로수 각종 건물들로 인해 바람 저항을 많이 받아서 바람이 약하고
산능선 이상의 바람은 저항을 받지 않으니 바람이 더 세어지는 것이고..

어느 순간 보니 용석이가 우측으로 너무 붙어 버렸다.
그대로 간다면 착륙장 우측골짜기 와류권에 들어가던지 적어도 착륙장에서 유도하기 힘든 곳에 내려야 하는데…

긴박한 상황이다. 교택이가 급하게 착륙장을 찾았고 착륙유도를 한다.

정히 안되면 나무에 거는 것도 안전한 방법이니 나무에 걸어라 어쨋던 안전하게만 착륙하라고 할 정도로
이륙장에서 보기에는 긴박한 상황 처럼 보였었다.

그러나 다행이 용석이가 알아서 잘 착륙했다.
비록 바람이 세서 전진이 잘 안되기에 첫번째 못뚝 바로 아래 쪽 빈터에 불시착 했지만…
나중에 정수형도 더 이상 전진이 힘들어서 그 쪽으로 유도해서 같이 내렸었다.

우리팀들 돈현이 자천형, 박사가 바람 좋다는 무전 듣고 다시 올라왔는데 장비만 내려 놓고
바람이 너무 세서 손가락만 빨고 있다.

다른팀들도 바람이 세니깐 아무도 나가지 않고 누군가 더미로 나가게 되면 더미 비행하는 거 보고 나간다고 관망만 한다.

우리팀 박사가 등 떠밀리다시피 더미로 이륙

기체 세우자 마자 이륙, 이륙하자 마자 엘리베이터 처럼 수직 상승한다. 좌우로 왔다 갔다 하면서 더미의 임무에 충실하게시리
속속 무전으로 공중 바람 상태를 실시간으로 알려 온다.

“현재 풋바 밟고 시속 8킬로입니다.”

“지금은 풋바 80%밟고 시곳 3킬로 입니다.”

무전을 청취하던 다른 팀원들 중 고급비행자 몇 몇은 이 정도 바람세기 라면 괜찮겠다 싶었던지 이륙해서 나갔고

교택이가 정두형과 나에게 오늘 비행은 접는 게 맞겠다고 한다.

우리 같은 초급 비행자들은 이러한 기상이라면 미련 없이 비행을 접는 게 맞다.

안그래도 비행을 하지 않으려고 맘을 먹고 있던터라 잘되었다 싶다.

달구벌패러 채수복팀장 말대로

이런날 이륙해봤자 전진도 안되고 뒤로 밀릴까봐 조바심내면 비행하는 재미도 없다.

정두형은 기체를 펼쳐 놓았기에 말아쥐고 바람 영향 없는 주차장 쪽으로 기체 접기 위해서 자리를 떴고
나는 기체를 백에서 꺼내 펼치다 말았기에 이륙장 한켠에서 조용히 기체를 정리 했다.

이륙해서 나간 고급 비행자들 몇 명도 뒤로 밀렸다. 다들 불안한 맘에 이륙장 우측으로 몰려가서 지켜 보고들 있다.

다행이 고급비행자들이니 상황판단을 적절히 하고 우측으로 빠져서 잘 착륙했다 한다.

이러한 와중에도
모모씨는 기체를 이륙하려고 1급 초급 기체를 펼친다.

달구벌 채팀장이 “오늘은 비행하면 안되는데.. 오늘은 비행하면 안되는데..”

그래도 비행하려고 준비를 하자 교택이가 “비행 중지하세요.!” 단호하게 이야기 하자 그제서야 기체를 말아쥐고 비행포기를 한다.

교택이가 우리팀  중고급 비행 대기자들에게도 비행을 전면 중지 시켰다.

비행을 포기하면 이상하게 맘이 편안하다. 아쉬움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편안한 맘이 더 크다.

황금산에서 바람이 세서 이륙 못한 이후로 두 번째 비행 자진 포기다. 앞으로는 점점 더 이런 경우가 많아 지겠지..

오늘 못하면 다음주 하면 되고 그때도 못하면 또 다음주… 편하게 생각하고 조급함을 가지지 말자…앞으로 평생 비행할 건데 머…

귀가 하던길에
어제 병원에는 오늘 가려고 가지 않았다고 해서 태만형 허리 수술한 우리들병원에 병문안 갔다.

로비에서 기다렸고 태만형이 병실에서 내려왔는데 아직 앉지는 못하지만 수술이 잘되어서 허리는 한결 편안하다 하신다.
다행이다. 3개월 뒤에는 같이 비행하러 나오실 텐데 그때까지 잘 치료하시길..

회장댁에서 기체를 각자 차에 옮겨 싣고 귀가할 사람은 귀가하고 뿔고를 향했다.

오늘 큰애 텐덤턱으로 관례대로 맥주 한잔씩 쏘았고 이 자리에서 교택, 종관씨, 박사 등 몇몇 짇궂은 회원들 덕에
꼼짝없이 큰애한테 옷 사주는 거 무언의 압력을 받았다.

교택이가 새끼손가락 걸고 약속하고 복사하고 또 머더라? 또 뭐하던데.. 암튼 옷 안 사주고는 못베길 분위기를 만들어 버린다.

아주 나쁜사람들 이다.  ㅜ.ㅜ


오늘 간만에 필이 꽂혔는지 정수형은 당구치고 온다고 우리보고 먼저 가라고 해서 술마신 정두형을 대신하여
내가 시지까지 정두형 차를 몰고 왔고 시지에서 내차로 갈아타고 집으로 돌아 왔다.

집에 들어 가는 길에 작은애를 위해 떡뽁기, 순대도 사고 집에 오자 마자 큰애는 컴퓨터를 켜더니 인터넷 뒤진다.

저애가 얼마나 비싼 것을 고를까? 말은 못하고 은근히 걱정했는데

가난한 아빠 주머니 사정 생각했는지 별로 비싸지 않은 패딩 잠바 하나를 고른 후에 나를 부른다.

아빠보고 결재하라고

에구. 애땜에 바리오 살려고 모을 돈 1/4은 날아 갔네 하지만 아깝진 않다.

내년엔 호환 마마 보다 더 무서운 고삼인데 꿋꿋하게 잘 견디어 내길…

넌 교택이가 시켜도 못했지만 아빤 안시켜도 잘 할 수 있어.


“해인아 사랑해~~”



<< 비행요약 <<

1. 비행횟수 : 24회

2. 일자 : 2010년 12월 19일(일요일)

3. 글라이더종류 : Edel LIVE S size

4. 풍속 : 2.6/1.8~3.7m/s(초보자 뜨기 적당함 바람 방향은 남남동)
- 기온 8.8도, 습도 45%

5. 이륙장, 및 고도 : 구지 대니산 410m(아센 755 GPS 측정 수치 407m)

6. 착륙장, 및 고도 :  구지 대니산 앞 추수한 논 65m(아센 755 GPS 측정수치)
   - 이륙장과 착륙장 표고차 345m

7. 비행 중 기록
  7-1. 최고고도 :
  7-2. 최고속도 : 49.1km/h

8. 비행시간 : 5분 25초(총누계 06시간 29분 21초)
  8-1. 이륙시간 : 13시 33분 58초
  8-2. 착륙시간 : 13시 39분 23초

9. 비행거리
  9-1. 총비행거리 : 약 3.2km
  9-2. 직선거리 : 1.32km

10. 비행조건
  10-1. 기류 : 상(바람 방향 남남동)
10-2. 지형 : 착륙장이 바로 보이고 이륙장 바람과 착륙장 바람이 동일 하므로 심리적으로편안하다.
10-3. 이륙장조건 : 중(경사가 상당히 급하고 활주거리가 짧지만 오히려 심리적 불안감만 떨쳐버리면 오히려 이륙하기는 쉬움)
10-4. 착륙장조건 : 중(거의 무풍, 바람 약함), 수확을 끝낸 논이라서 아무곳이나 내리면 되지만 두개의 저수지가 조금 신경써이고
                          계단식 논, 밭이라서 착륙 시 고도 잡기가 난해할 수있음, 측풍 착륙이 유리함

11. 특기사항
  11-1. 구지 대니산은 바람 경사가 급하다. 즉 착륙장은 거의 무풍, 이륙장은 바람이 세고, 공중바람은 더 세다..
  11-2. 이제 용석이랑 나랑 비행횟수가 같아져 버렸다. ㅜ.ㅜ
  11-3. 공동장비로 구매한 전자저울에 장비메고 신발신고 올라서서 재어보니 94킬로다. 먹을 물 두통 넣고 비행복까지 챙기면 S 사이즈
          허용 무게를 초과한다. 맥시멈 오바다.
          M 사이즈 탈때 중량때문에 고생했는데 이젠 살을 빼야 될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