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회 비행

- 2011년 새해 첫 비행 -

기상청 동네예보에 보니 바람 방향과 세기가 딱 청도 원정산이다.  
아니나 다를까 경산.시지 거주 회원들은 회장님 댁에 모이지 않고 바로 청도로 가기로 했다고 한다.

정두형 차로 가기로 하고 시청 마당에 11시에 만나기로 했다.
정두형이 조금 일찍 도착해서 사무실에서 커피한잔 하고 있으려니 정수형, 종진, 팽철부회장이 도착했다고 해서 내려 갔다.
2010년에 보고 해가 바뀌어 근 1년만에 보는 반가운 얼굴들. 서로 새해 인사하고 청도로 향했다.

오늘 참석자는
회장님, 김팽철부회장, 박교택부회장, 병철총무, 정두형, 정수형, 종진, 윤철, 윤철 조카, 성언씨, 성언씨 부인과 큰딸,
나, 용석, 박사, 돈현, 광덕씨, 나중에 종관형, 자천형 이상 19명이다.

11시 50분경 청도에서 합류하여 청도역 앞 어느 추어탕집에서 고디탕과 추어탕으로 점심 식사를 했다.
모두들 제각기 원조 추어탕이라고 원조는 다 적어 놓았다. 이곳도 원조라고 적혀 있었는데 추어탕은괜찮던데
고디탕은 짜웠다고 한다.

오후 1시 넘어 이륙장에 올랐는데 빅버드, 달구벌 등 여러 팀 패러인들로 북적거린다.

바람은 일기예보에 초속 2미터 정도 보단 조금 약한 듯 하지만 이륙하기엔 괜찮은 바람이고 어제는 바람이 세서 비행은 못했지만
소각장에서 이륙장까지 올라가는 시멘트 포장도로에 눈이 쌓여 눈썰매를 재밋게 탔었다고 한다.

기온도 겨울 날씨 치곤 춥지 않고 비행하기엔 참 좋은 기상 이다.

돈현이가 더미로 먼저 나가고 기상 상태를 보고해 온다. 조용~ 하단다.

정두형이 이륙하고 나도 준비 후에 활주로에 들어섰다.

2주만의 비행이다. 아직 초보에게는 한 주라도 걸러게 되면 비행감이 조금 떨어 지는 거 같다.

언제나 이륙 전 살짜기 밀려오는 긴장감을 뒤로 하고

하나, 둘, 셋, 출발

바람이 약해서 압이 차지 않는 듯한 느낌이 살짝 들었지만 그대로 치고 나가니 별 무리 없이 이륙된다.

25회 비행, 2011년 들어 첫 비행이다.

대기는 돈현이 말대로 대단히 안정적이란 것을 느끼겠다. 돈현이는 구미리 제 2착륙장으로 들어 갔다 한다.

오늘은 기필코 둔치 쪽으로 내려 보리라 맘을 먹고 이륙하자 마자
능선을 따라 곧바로 둔치 착륙장쪽으로 기수를 향했다.
중간에 열잡는다고 돌리다가 고도 까지면 둔치 착륙장으로 들어가지 못할 거 같아서 한눈 한번 팔지 않았다.

별로 떠 받혀 주는 열도 없이
피 같은 고도가 점점 까지지만 철탑을 생각보다 여유 있게 넘고 나서는 둔치 쪽으로 가도 무리 없을 것이라 판단했다.

둔치 쪽 능선까지만 가면 그곳에서 치고 올라오는 바람 때문에 조금은 상승, 아니 최소한 본전이라도 된다면
가장 신경 써이는 도로를 무사히 넘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  그 곳까지 최소한의 고도침하로 이동하기 위하여 몸을 뒤로 젖혀
바람 저항을 최대한 적게 받게 했다.

마지막 능선을 따라 가는데 혹시 불시착 해야 되면 어디로 내릴까를 원정리 마을 들판에 추수하고 빈 논을 속으로 점 찍어 놓았다.
그러고 나니 심리적인 안정이 되는 것이 조금은 맘이 편하다.

예상 했던 대로
이륙장 우측에서 불어오는 바람이라서 능선끝부분에서 조금씩 올려주는 바람이 있기에 넉넉한 고도로도로를 넘었다.
이젠 안심이다.

도로를 넘고 나서도 생각보다 높은 고도가 높았다.
아무도 없는 그래서 윈드쌕도 없는 둔치 착륙장의 상태를 살피기 위해서 착륙장 쪽으로 들이 밀었다가 방향을 바꾸어
반대로 이동하면서 바람 상태를 나름대로 판단해보니 거의 무풍이다. 멀리 청도교 깃발을 봐도 완전 차렷! 자세다.
다만 미약한 열이 튀기 시작하는지 조금씩 기체가 들썩인다.

이제 바람방향과 착륙장을 확인 했으니 S자 비행으로 남은 고도를 처리하고 무사하게 둔치 잔디밭에 안착했다.

착륙 보고를 하고 나니 교택이가 수고했다고 말해 준다. 그 의미는 아무도 없는 착륙장에 혼자 내리느라 고생 무지 했다는 말이겠지??

착륙 후 기체를 접는 중에 윤철이가 데리고 온 조카랑 같이 내가 내린 곳으로 착륙시도 한다.

조카는 어제도 비행하기 위해서 왔다가 강한 바람에 비행은 못하고 무거운 기체만 서너번이나 메고 올라갔다. 내려오길 반복했다 한다.

좋으냐고 물어보니 좋다고 소리친다.  



<< 비행요약 <<

1. 비행횟수 : 25회

2. 일자 : 2011년 1월 2일(일요일)

3. 글라이더종류 : Edel LIVE S size

4. 풍속 : 1.0/0.6~1.8m/s(초보자 뜨기 적당함 바람 방향은 북서서)
- 기온 6.4도, 습도 67%

5. 이륙장, 및 고도 : 청도 원정산, 약 532m(아센 755 GPS 측정수치)

6. 착륙장, 및 고도 :  둔치 착륙장, 약 58m(아센 755 GPS 측정수치)
   - 이륙장과 착륙장 표고차 474m

7. 비행 중 기록
  7-1. 최고고도 :
  7-2. 최고속도 : 45.8km/h

8. 비행시간 : 7분 44초(총누계 06시간 37분 05초)
  8-1. 이륙시간 : 13시 17분 26초
  8-2. 착륙시간 : 13시 25분 10초

9. 비행거리
  9-1. 총비행거리 : 약 4.1km
  9-2. 직선거리 : 2.76km

10. 비행조건
  10-1. 기류 : 상(바람 방향 북북서)
  10-2. 지형 : 중
  10-3. 이륙장조건 : 상(바람이 조금 약하지만 초보자들 이륙하기에는 적당함)
  10-4. 착륙장조건 : 상(거의 무풍, 바람 약함), 둔치 잔디밭
11. 특기사항
  11-1. 혼자 착륙장 풍향을 살펴 알아서 착륙.
  이제 바뀐 기체에 조금씩 적응해 가는 거 같아서 기분 좋았다.


■ 26회 비행

- 죽을 뻔한 공중충돌 -

기체를 접어 넣은 후 광덕씨가 몰고 온 트럭에 기체를 싣고 나니 오후에 성언씨 큰딸 텐덤 태운다고 박사랑 몇몇 회원들
먼저 올라간다고 하길래 용석이랑 나랑은 뒷 차 타고 가기로 하고 빠졌다.
뒤늦게 합류한 종관형 스타렉스를 타고 다시 이륙장에 올랐다.

청도는 오후 2시 넘어야 열이 익어서 올라 온다 한다.

처음 비행할 때 보다는 열이 세어졌나 보다. 첫 비행때 거의 대부분 쫄비행을 했던 비행자들과
좋은열을 기다렸던 중고급 비행자 들이 피어 오르는 열을 잡아 까마득히 높이 올라가 있다.

1천 2-3백대 높이라 한다. 부럽다. 언제 알트천을 해보나?

회장님, 교택부회장은 이미 이륙을 한 상태고

팽철부회장이 초보자들 이륙시키려고 남아 있었다.

이번에는 용석이가 먼저 이륙해서 나가고

팽철부회장이 용석이를 700대 이상 올려 준다.

용석, 정두형까지 내보내고 나서 팽철 부회장도 이륙하고

다른팀 회원 몇 몇사람 더 보내고 나도 이륙했다.

무난한 이륙, 용석이가 팽철형 도움 받아 돌렸던 곳에서 나도 서클링을 했다.

역시 잘 올라 간다. 오늘의 마지막 열 포인터 인거 같았다.  10여분 서클링 하다 보니 고도가 꽤 높아 졌다.
650대에서 700 초반대를 오르락 내리락 하고 더 이상 올라가지 않는다.

소리만 나는 바리오를 가진 내실력의 한계인가 보다.

아직은 소리의 강약만 가지고 열세기를 파악하기 힘들므로 정확히 코어를 공략하기는 쉽지 않다.

한두번을 코어에 진입 했던 거 같았지만 빠져버리고 외곽을 맴돈다.

용석이가 이륙장 정면쪽 골에서 비벼 올라 오는 것이 멀리서 보이는가 싶더니 어느 틈엔가 나랑 비슷한 고도까지 올라 왔다.

열을 찾아서 이리 저리 왔다 갔다 하는 용석을 보니 이젠 초보티를 완전 벗은 거 같아 보이고 잘한다.

용석과 멀리 지나가면서 손을 흔들었고 용석이도 알아 채고 손을 흔들어 준다.

또다시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서클링에 집중했다.
좌턴으로  회전하여  기체가 이륙장쪽 즉 배풍을 받아서 속도가 확 빨라지는데 눈앞에 기체 한대가 들어온다.

어이쿠, 뭐야? 이거 너무 가깝다.

그대로 회전을 하면 나와 상대방 기체의 진행상태를 볼 때 회전 직후 내 기체의 후면을 그 기체가 추돌 히던지
회전이 덜 끝난 상태에서 측면이 받히던가 아니면 최악의 경우 정면 충돌할거 같았다.

순간적으로 판단하기에 나름 오른쪽으로 회피하는 것이 최선이라 판단하고 우측으로 회피기동을 시도했다.

몸체중을 싣고 우턴을 시도했지만 이미 피하기에는 너무 가까운 거리 였다. 서로가 서로의 기체를 피하지 못하고
내 기체 왼쪽과 상대방 기체 왼쪽이 엑스자로 크로스 되면서 1/3이상 부딪혔다.

상대방 패러인과 3-4미터도 떨어지지 않고 서로 엉키면서 지나간다.

바사싹 기체 천끼리 부딛히는 소리가 귓전을 때리고 반이상 기체가 붕괴되자 마자 순간 무중력 상태 같이
몸이 가벼워 지면서 몸이 팽개치듯이 반바퀴 정도 돌아 간다.

그 광경이 마치 슬라이비디오를 보는 듯하고  회전하는 원통안에 붙여진 파노라마 사진을  보는 듯이 풍경들이 스쳐 지나 갔다.

급격하게 우턴하기 위해 몸을 우측으로 체중을 실었던 상태, 그리고 오른쪽 브레이크줄을 당기고 있었던 상태라서
기체 절반이상 무너졌지만 급격한 회전은 아니 었다.

몸을 오른쪽으로 기울이고 있었기에 오른쪽 손이 낙하산 개방 손잡이 근처에 머문다. 이손을 놓고 낙하산을 던질까 말까,
낙하산을 던지기 위해 손을 놓으면 기체가 홱 돌아 가 버릴건데… 잠시 고민하며 기체를 올려 보던 중 접혔던 기체의 반이 저절로 펴졌다.

다행이다.  아찔했던 순간이 찰라로 지나가고 잠시 후 정신을 차리고 나니

총무님인가? 돈현인가? 무전으로 “고생하셨습니다.”라고 말해준다.

난 이제 괜찮으니 상대방이 누군지 모르지만 괜찮은지 무전으로 물어보니 괜찮다고 한다. 다행이다.

아무도 다치지를 않았으니

정신을 차리고 나랑 부딪힌 기체를 찾아 봤지만 어디로 갔는지 보이질 않는다.

혹시 부딪히면서 기체에 손상이라도 가지 않았나? 위로 몇 번이나 올려다 보면서 살폈지만 기체는 별 이상 없는 거 같았다.  
산줄도 다 제대로 붙어 있고 끊어진 줄은 없었다.  별이상은 없는 듯 보인다.

본의 아닌 갑작스러운 충돌로 열 반경에서 빠져 버려 다시 열을 찾기 위해 이륙장 안쪽으로 들이 밀고 이리 저리 열을 찾아 잠시 헤매다가
갑자기 든 생각이 내가 죽을 뻔 했는데 지금 이러고 있어서 되겠나 싶었다.

그 순간은 너무 놀래서 두려움도 몰랐는데
조금 안정되고 생각하니 손발이 떨리고 기분이 몹씨 나빠져서 비행하고 싶은 생각이 가셔 버렸다.

내려 가겠다고 무전을 하고 착륙장쪽으로 향하다가 마침 또다시 아까 놓친 그 열인지 떠 받혀 준다.
이놈은 잡고 가야지 하고 서클링 하면서 돌렸는데 700대에서 또 오르락 내리락 한다.
그리고 열이 아까보단 많이 거칠다. 물방울이 부글 부글 끓듯이 왼쪽 오른쪽 번갈아 가면서 툭툭 잡아 댕긴다.  

열을 잡아서 올리려다 보니 열도 많이 식었는지 처음 시작할 때만큼 세지도 않고 고도도 많이 떨어져서
여기서 계속 이러고 있다가는 잘못하면 둔치 착륙장까지 들어가지 못하겠다 생각하니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자
좀전에 큰일도 있고 했으니… 하고 스스로 위안하며 착륙장 쪽으로 향했다.

처음 비행보다는 훨씬 여유있는 고도로 둔치 착륙장으로 향했는데  도로를 넘어 하천 상공에 들어 섰을 때
청도읍내에서 청도교 상공으로  하얀색 기체 한대가 내쪽으로 접근하길래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두껑보고 놀란다고
한참 멀었지만 겁이 나서 멀찌감치 피해서 산쪽으로 붙혔는데 다행이 하얀색기체는 읍내 쪽으로 다시 들어가 길래  
도로를 건너 하천 위쪽에서  고도처리 후 무사히 안착했다.

착지는 스스로도 잘했다 생각이 들 정도로 FM 대로 무사히 안착, 몸을 뒤로 돌려 기체를 꼬리부터 눕혔다.

오늘은 두번의 착륙이 모두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맘에 든다. 가뿐하게 두발착지한것도 그렇고 내린 장소도 상공에서 생각했던 곳 부근에 내렸으니…

이제 바뀐 기체에 대해서 많이 적응한 거 같다.

기체를 정리하면서 죽을 뻔 했단 이야기를 하다가 보니 나와 부딛 힌 상대가 정두형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이런 세상에나 ~

나는 말없이 정두형에게 다가 가서
정두형과 뜨겁게 포옹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그 상대가 정두형이라니…

오늘은 정말 두사람에게는 행운의 날이다.

거의 정면에 가까운 공중충돌 하고도 털끝 하나 다치지 않았으니 말이다.

나중에 정두형 이야기도 들어 보고 목격한 다른 사람들 이야기도 들어 보고 상황을 재정리 해보니  
정두형은 이륙장 뒤쪽 소각장 상공에서 비행을 하다가 또다른 열을 찾아서 앞쪽으로 나오던 중 이었다고 한다.

그때 나는 서클링 중이었고 서클링에 집중하다 보니 접근하는 기체를 보지 못했고
마침 정두형도 머에 씌었는지 나를 미쳐 보지 못했다고 한다.

결국엔 서로가 서로를 보지 못했던 것이다.

정두형은 점심 먹을 때 친한 친구 사망소식을 접하고 비행을 하지 않을까 하다가 했다고 한다.
암튼 죽은 친구가 하늘에서 도왔는지.. 무사하니 큰 행운이다.

뿔고에서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해서 공개재판을 해봤지만 사실 결론이 나질 않는다.

하늘에 스프레이 뿌려서 표시 해놓을 수도 없고 트렉로그를 되집어 봐도  특별히 내기체가 충돌 후
스파이럴이나 급격한 추락이 없었기에 1초단위로 기록하는 트렉 로그기록으로는 사고 순간을 정확히 되집을 수가 없었다.

어떻게 보면 그 만큼 사고 후 바로 정리가 되어 버렸다는 뜻이겠지.

되집어 생각해 보자면

분명한 사실은 두사람 모두다 정말 운이 좋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운이란게 앞으로도 계속 오늘 처럼 따르진 않을 것이란 사실이다.

한사람은 소각장에서 이륙장 좌측골로 향해서 내려오던 중이고
한사람은 이륙장 좌측골 상공에서 서클링해서 올라가던 중 이었다.

그리고 두사람 다 서로를 빨리 발견하지 못했지만 최후의 순간 서로 정면충돌을 피하기 위해서 끝까지 최선을 다했고
나름 두사람 다 침착하게 대응했다는 것이다.

우측으로 체중을 실어 우턴을 했기에 각자의 왼쪽 날개가 접혔으도 스파이럴 없이 곧바로 회복 될 수 있었다는 점이다.

다만, 두사람 기체 중 내기체가 배풍을 받아 속도가 빨랐기에 정두형 기체를 치면서 정두형 기체는 그 충격으로
한바퀴 돌아서 라이져가 엑스자로 꼬였 었다고 한다.

또 한가지는 두사람다 1급, 1-2급 초급기체들이라서 그러한 충돌에서도 무사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2급 2-3급 이상 기체였더라도 낙하산 도움 없이 무사하게 회복되긴 힘들지 않았을까??

당시 바람이 시속 10킬로 정도였는지 배풍 받을 때의 평균 속도는 40킬로 대다.  
정두형 기체가 30킬로 봤을 때 정풍 안고 20킬로 정도의 속도로 내 쪽으로 왔을 것이니
우리는 서로 60킬로의 속도로 충돌 했다는 셈이 된다.

사람이 사물을 감지하는데 걸리는 시간, 그 사물이 내게 위협이 된다고 판단하는데 까지 걸리는 시간,  
그 것을 느끼고 반응을 하기까지 걸리는 시간 등 등을 길게 1초 정도로 봤을 때 그리고 글라이더 조작 후
글라이더가 움직일 때 까지 시간 등을 감안하면 적어도 3초 정도는 걸린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시속 60킬로 정도로 마주 보고 비행한다면 초당 16미터를 움직이니 최소 48미터

즉 상대 글라이더를 발견하고 반응을 하여 회피하기까지는 적어도 50미터 이상은 떨어져 있어야지만
서로를 피할 수 있는 최소한의 거리가 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보다 더 먼 거리에서 부터 서로를 인지하고 있었다면
다른 이야기가 된다.

그 넓은 하늘에 웬 충돌? 할지 모르겠지만 어차피 한정된 곳에서 피어 오르는 열을 잡기 위해서 여러대의 글라이더가
몰려서 복잡한 하늘은 언제나 공중충돌의 위험이 상존한다.

황금산에서 릿지 비행하면서 충돌이 두려워서 다른 기체들 피해 다녔건만 내게 이런일이 생길줄은 몰랐던 것이다.

나중에 알았지만 텐덤 비행 중 이었던 박사와 성언씨도 살짝 충돌을 했다 한다.

박사의 텐덤기체 위를 성언씨 하네스가  살짝 치고 지나갔다 한다.

이번은 두건 다 아무일 없이 넘어 갔지만 그러한 행운이 항상 따른 다고 볼 수는 없다.

나와 정두형, 박사, 성언씨 뿐 아니라 이글 읽는 모든  패러인 들이 사고는 항상 내게서 먼 남의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좀더 신중하고 좀더 시야를 넓혀 항상 긴장하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앞으로 사주 경계 철저히 하고 가까이 접근하는 글라이더를 항상 경계해야 겠다. 아님 무조건 피하던지…  ㅜ.ㅜ

모든 날것들은 공중에서 마주 오는  다른 날 것 들을 회피하는 기본 원칙은 오른쪽으로 회피기동 이라 한다.
다만 사면에서 비행시는 오른쪽으로 피할 수 있는 기체, 즉 사면을 왼쪽에 두고 있는 기체가 먼저 오른쪽으로 피해야 한다.

다시 한번더 기본룰도 숙지할 필요가 있고 사주 경계 철저를 다짐해 본다.

이제까지 난 항상 비행 끝나고 나면 술을 잘 못 마시기 때문에 사이다, 콜라만 마시면서 대리기사 노릇 했는데
오늘은 술을 한잔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사실 돌이켜 보면 정말 아찔한 순간 이었다.

나보다 정두형은 더 놀랬을 것이다.

난 그래도 기체가 붕괴 되었지만 바로 펴졌고 정두형은 기체가 충격으로 라이져가 X 자로 꼬여 한참을 있었다고 하니…
정두형은 기체가 풀리자 마자 바로 비행을 접고 착륙 했다 한다.

뿔고로 가서 맥주를 마시면서 오늘 사고와 관련되는 나, 정두형, 박사 그리고 용석이랑 같이 교택에게 안전비행에 대한
특별 교육을 들었다.

7시 쯤  뿔고에서의 1차는 정리하고 모두들 의견이 경산에 가서 한잔 더하자고 해서

시지 지나가는 길에 정두형 대리기사인 형수님 태워서 시청 마당에 세워둔 각자 차에 기체를 실어 놓고서
경산 계양동 옥산 막창집으로 갔다.

종진 와이프도 합석했고 10시 넘어 병원 근무 마친 집사람도 같이 해서 정말 오랜만에 시끌 벅적 유쾌하게
어린아이 마냥 떠들고 재밋게 술을 마셨다.

정두형과 난 서로 서로 수호천사 하기로 했다. 오늘 자칫했으면 태어난 날은 달라도 제삿날이 같을 뻔 했는데
오늘 일로 일년 액땜했기를 바란다. 아니 평생 액땜 했기를 진정으로 바란다.

막상 당사자인 우리 보다는 하늘 위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던 정수형이 더 놀랬는지 그 길로 내려와서는 우황청심환 대신
정두형 차에 있던 유통기한이 언제인지도 모를 마늘환을 먹었다고 한다.  

우리 덕분에 놀라서 비행을 일찍 접었다고 벌금 내라 해서 막창집에서의 술값 10만원은 정두형이랑 나랑 반반씩 부담했다.  


어제 마신 술로 속은 비록 쓰리지만 이번도 별일 없이 무사히 비행일지를 적게 됨을 신께 감사 드리면서

모든 회원님들 안전 비행하시길…


<< 비행요약 <<

1. 비행횟수 : 26회

2. 일자 : 2011년 1월 2일(일요일)

3. 글라이더종류 : Edel LIVE S size

4. 풍속 : 1.6/1.0~2.7m/s(초보자 뜨기 적당함 바람 방향은 북서서)
- 기온 6.4도, 습도 67%

5. 이륙장, 및 고도 : 청도 원정산, 약 532m(아센 755 GPS 측정수치)

6. 착륙장, 및 고도 :  둔치 착륙장, 약 58m(아센 755 GPS 측정수치)
   - 이륙장과 착륙장 표고차 474m

7. 비행 중 기록
  7-1. 최고고도 : 741m(이륙장 대비 209m)
  7-2. 최고속도 : 55.2km/h

8. 비행시간 : 25분 44초(총누계 07시간 02분 49초)
  8-1. 이륙시간 : 14시 47분 42초
  8-2. 착륙시간 : 15시 13분 26초

9. 비행거리
  9-1. 총비행거리 : 약 11.9km
  9-2. 직선거리 : 2.76km

10. 비행조건
  10-1. 기류 : 상(바람 방향 북북서)
  10-2. 지형 : 중
  10-3. 이륙장조건 : 상(바람이 조금 약하지만 초보자들 이륙하기에는 적당함)
  10-4. 착륙장조건 : 상(거의 무풍, 바람 약함), 둔치 잔디밭
11. 특기사항
  11-1. 철저한 사주경계를 통해 공중충돌을 미연에 방지하자.
11-2. 다급한 순간이라도 침착하게 대응하자.
11-3. 기체가 반이상 붕괴되면 체중을 싣고 브레이크 코드를 당겨도 기체는 회전을 한다
      다만 그 속도가 느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