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회 비행

- 아쉬운 비행 -

내일 집안 묘사라서 오늘도 비행 못가면  2주 동안 비행을 못할 거라는 생각에 집을 나섰다.

오늘은 팽철형님도, 정두 형님도 없이 혼자다.
매번 비행 때마다 같이 가다가 혼자 가려니 왠지 허전한 느낌이다.

조금 일찍 나서서 약속시간 15분쯤 고문님댁에 도착했는데 나보다 더 일찍 나온 사람도 여러명 있다.  
부지런하시다.

시간이 되자 토요일 임에도 차 두 대 가야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나오셨다.

용선씨는 잠시 인사차 나왔는데, 본격적인 비행은 몸이 조금 더 나아지고 나면 12월 중으로 같이 하기로 했다.

고문님, 교택교관, 태만형, 윤철이, 상목형, 동욱씨, 박사, 정수형, 돈현이, 재덕형, 나, 그리고 용석이 이상 12명,  
차 두 대에 나누어 타고 청도 원정산으로 향했다.

청도 도착해서 먼저 점심부터 먹고 이륙장으로 가기로 했다. 점심 먹을 때 세균형이 합류했고
식사 후 이륙장에 올라서니 12시 11분이다.

이륙장 날씨는 따뜻했고, 바람은 조금 약한 듯 하다.
빅버드 포함 서너팀이 먼저 이륙장을 점령하고 있어서 시끌벅적한 장터 분위기다.

아직은 제대로 된 열도 바람도 좋지 못한지라 다들 관망만 하는 분위기다.
간간히 초보들만 탕수 채우기 위한 이륙만 시키고 있었다.

우리팀도 잠시 관망 하다가 더미로 윤철이가 나가서 이리 저리 옮겨 다니며 더미역활을 충실히 한다.
아직은 열이 없으니 고도를 잡지 못해 별수 없이 구미리로 향했고 마을앞의 추수하고 빈논에 무사히 내린다.

태만형이 초보들 먼저 내려가면 차를 몰고 가서 초보 5명만 픽업해서 다시 올라온다 하신다.

초보들 한 비행이라도 더하게 하시려는 배려다.

윤철이가 초보들 받을 준비가 되자 순서대로 초보들 이륙해 나간다.

용석이가 먼저 나가고 얼마 후 나도 이륙해서 나간다.

바람이 조금 약한 듯 라이즈업 하고 평소 뛰는 것 보다 몇발자국 더 뛰어 나가서야 이륙했다.

저번 원정산 비행 때 몇바퀴 돌려서 재미 보았던 곳을 지나자 오늘도 열이 히트되는지 상승됨을 느낀다.
그러나 아직은 거품성이고 약한열이라서 두바퀴 정도 돌려도 반은 올라가고 반은 내려가고 반복하다 열에서 빠져 버린다.

비비적 거리는 모습을 교택이가 지켜 봤는지 아직은 열이 별로 없고 내가 잡기에는 작아서 힘이 드니
그냥 내려 가는 게 좋겠다고 한다.

밑지는 장사 접고 착륙 하기로 했다.

고도가 철탑넘어 둔치로 갈 수 있는 정도는 아닌 거 같아서 일찌 감치 윤철이가 대기하고 있는 구미리 마을 앞 빈논으로 향했다.

바람이 센바람이 아닌데도 둔치 쪽 능선을 넘어온 북서바람이 와류를 만들어서 제법 거칠다.

산줄의 텐션이 약해진거 같아서 올려다 보면 팁이 접혔다 저절로 펴지고 있는 중인데 이러한 경험을 3번정도 한거 같다.  
울렁거려서 좋은 기분은 아니었지만  내가 올려 볼때는 3번다 별다른 회복 동작 없이 저절로 펴지고 있는 중 이었으니
기체에 대한 신뢰를 느낄 수 있었다. 동시에 바람이 이렇게 약한데도 이럴진데 센 바람에 와류권에 들어가면
그야말로 죽음이겠단 생각이 들기도 했다.

열도 이제 막 끓기 시작하는 듯 군데 군데서 툭 툭 좌우로 튀어 롤링과 피칭이 심하다.

구미리 마을 앞에 까지 와도 고도가 좀 높아서 마을끝에서 한번 턴을 하고 고도를 잡아 착륙장으로 향했다.

오늘은 착륙장에 윈드쌕을 설치 하지 않았기에 윤철에게 바람 방향만 다시 확인 하고 착륙진입을 했는데
윤철이가 무전으로 마을앞 길에 세워진 전신주가 위험할 수 있으니 전신주는 넘어와서 고도처리 하는 게 좋겠다고 했다.  

말 듣고 보니 신경이 써여서 그 곳을 통과한 후 2번 정도 팔자비행으로 고도를 처리 후 무사히 안착.

한주간 틈틈이 착륙동영상으로 이미지 트레이닝을 한 것이 효과가 있는 거 같다.
평소보다 착륙하는 과정이 훨씬 좋았다고 생각 된다.  무엇이던 노력하는 만큼 보답이 있단 생각이 든다.


<< 비행요약 <<

1. 비행횟수 : 15회

2. 일자 : 2010년 11월 20일(토요일)

3. 글라이더종류 : 에델 컨피던스 M사이즈

4. 풍속 : 1.3/0.6~2.3m/s(초보자에게 적당한 바람
- 기온 14.2도, 습도 43%

5. 이륙장, 및 고도 : 청도 원정산, 약 532m(아센 755 GPS 측정수치)

6. 착륙장, 및 고도 : 구미리 마을앞 추수한 빈논, 약 62m(아센 755 GPS 측정수치)
- 이륙장과 착륙장 표고차  470m

7. 비행 중 기록
  7-1. 최고고도 :
  7-2. 최고속도 : 43.9km/h

8. 비행시간 : 8분 42초(총누계 05시간 05분 15초)
  8-1. 이륙시간 : 12시 43분 30초
  8-2. 착륙시간 : 12시 52분 12초

9. 비행거리
  9-1. 총비행거리 : 약 3.1km
  9-2. 직선거리 : 1.64km

10. 비행조건
  10-1. 기류 : 중(바람 방향 북서)
  10-2. 지형 : 중
  10-3. 이륙장조건 : 중(바람이 조금 약함)
  10-4. 착륙장조건 : 상(추수한 빈논)

11. 특기사항
  11-1. 상주 황금산 비행 후 브레이크 코드길이를 혼자 집에서 좌우 각 3센티미터씩 줄이고 처음으로 비행,
          조금더 줄여야 할거 같지만 우선 당분간 그대로 타보기로 함
  11-2. 착륙진입, 절차, 장소 등 착륙 전과정이 이미지 트레이닝의 도움을 많이 받은 거 같았다.



■ 16회 비행

- 두려움은 몸을 위축 시킨다. -

벌써 내려오셔서 대기하고 있던 태만형님이 기체만 말아 쥐고 빨리 차에 타라 하신다.

하네스 벗고 대충 기체 말아 쥔채 상주황금산에서 처럼 기체를 차에 쑤셔 박아 넣고 차에 올랐다.  
나, 동욱, 윤철, 용석, 재덕형 어렵게 차에 타고 다시 이륙장으로 올랐다.

그때까지 선배들은 이륙 안하고 적당한 타이밍을 기다리고 있었다.  처음 비행할 때보다 사람들이 더 많은 거 같다.  
조금 관망하고 기다리다보니 다른팀원들 또다시 초보들 탕수 채우기 비행을 시켜 나간다. 오후 비행은 박사가 먼저 내려간다.  
별로 재미 보지 못하고 시원스레 내려간다. 차타고 오면서 윤철이가 100회 200회 300회 등 100단위 비행은 쫄이더라고 하더니
그말이 맞았나? 박사도 300회 비행 무사히 쫄탕이다.

박사가 내려가서 초보들 받을 준비 되었다고 무전을 보내왔고

초보들은 다시 한번 더 이륙을 위한 준비를 했다.

시간상 열이 익으가려 하는 무렵이라서 어느팀 할 것 없이 초보들 얼른 얼른 내 보내려고  
마치 공장 컨베이어 벨트에서 물건 찍어내듯 기체를 펴놓고 대기까지 하면서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팀 용석이가 나가고 다른팀원들 몇 몇 분들 더 이륙하고 나도 활주로에 들어섰다.

오전 첫 비행 때 평소보다 이륙거리가 길어졌던 것이 교택 말로는 이제 조금 익숙해지니 몸이 게을러 져서 그렇다고 한다.
그래서 상체를 덜 숙여서 이륙속도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더 걸린 것이라고...  

이렇듯 조금 익숙해질 때쯤의 나태함을 항상 경계해야 하는데...

이번에는 지적 받은 대로 자세를 고쳐 허리를 더 숙이고 뛰었다.

확실히 속도가 더 붙으니 더 잘 이륙된다. 무전으로 교택이가 이번에는 자세 괜찮다고 칭찬하는 소리가 들린다.

오전에 열 비비던 부근을 지나니 미약하지만 열이 있는 거 같았다.  
몇 바퀴 돌려보니 조금상승이 되는 듯 하지만 굉장히 심하게 드리프트 되는 거 같다.
오전에 흔들리던 것도 생각나고 이러다 또 능선을 넘어 가면 두들겨 맞겠다 싶어서 두려움이 생겼다.

나중에 트렉로그를 살펴 보니 여기서 내가 판단 미쓰였던 거 같다.
바람이 불고 열이 있음 열이 바람에 밀려서 산쪽으로 밀려나기 때문에 산사면에 가까운 곳에서 코아를 찾아야 하는데
그 반대로 했으니 열에서 점점 빠져 버리고 말았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것이 바로 두려움 때문이라 생각한다.

이러다 능선을 넘어가서 두들겨 맞으면 어떡하나 하는 두려움,
그리고 산쪽으로 가깝게 서클을 하다가 산에 걸리면 어떻하나 하는 두려움.

용석이가 뒷풀이 때 패러가 맨탈스포츠 아니냐고? 묻던데,
맞아. 어느 스포츠 못지 않게 맨탈적인게 패러글라이딩 이라고 하더군.  

두려움을 느끼는 순간 몸은 위축되고 위축된 몸은 제대로 반응 하지 못하니 결국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게 되는 거 같다.
때론 좀더 과감한 모션이 필요할 때도 있는데, 두려움은 꾸준한 연습과 이미지 트레이닝으로 극복해야 한다.
그래야 한단계 도약을 할 수 있을거 같다.  하지만 아직은 그게 잘 안된다. 그게 소위 말하는 짬밥의 차이겠지...

열하나에서 빠져버리고 고도를 까먹기 시작하니 점점 더 다른 열을 찾기는 힘들어진다.
하염없이 고도만 까먹다가 이젠 착륙할 수 밖에 없는 고도라서 더 이상 열사냥은 포기하고 착륙장쪽으로 향했다.

박사에게 바람 방향 확인하고 오전과 비슷하게 8자 비행으로 고도처리 후 비슷한 장소에 안착한다.

아쉬움에 기체를 접고 나서 다시 한번 더 비행할까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위쪽엔 아무도 없는지 차를 가지고 내려 와야 한다고 해서 기체는 두고 세균형 차에 동욱과 같이 올라갔다.

위에는 우리팀 선배들은 다 이륙하고 정수형과 용석만 남아 있다.

이제 열이 한창 성숙한 타이밍이라서 다들 고도 많이 올리고 비행을 잘한다.
늦게 합류한 성언씨도 900이상 잡았다고 하고 윤철이와 고문님은 용각산 근처 까지 가셨다고 하고,
상목형님은 산하나 넘어 멀리 가셨기에 철수하는 길에 픽업하러 간다고 하고 이야기만 들어도 부럽기도 하고
그런 만큼 아쉽기도 했다.

이렇게 기상 좋은 날 물반 고기반일때 고기를 많이 낚아야 하는데 허탕을 치고 두 번을 쫄탕으로 끝내고 나니
아쉽기도 하고 내일 당장 이라도 땡빚을 내어 바리오를 살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참자~  몸바리오 좀더 하다가 연말에 연가보상비 받으면...


근데 위에 차는 3대가 남아 있으니 할 수 없이 용석이가 비행을 접기로 하고 남은 사람은 같이 정수형 이륙을 도와 주었다.

차를 끌고 착륙장에 다시 내려오니 회원들 대부분 무사히 착륙해서 기다리고 있다.

둔치에서도 픽업하고

대구로 돌아오는 중간에 상목형을 픽업 했는데 정말 대단히 멀리 왔다는 생각을 했는데 직선거리로는 얼마 되지 않는다 한다.
하지만 부럽다.  아직은 내겐 꿈같은 이야기들이다.

조금 이른 시간에 고문님 댁에 도착해서 바쁜일로 갈사람들은 가고,
남은 회원들은 뒷풀이 하러 갔다. 뿔고는 문을 아직 열지 않은 시간이라 미스터 세븐에서 뒷풀이 겸 박사회원
300회 무사비행 축하를 했는데 참 의미 잇는 일이다.

300회 비행 하는 동안 단 한번도 사고 없이 무사히 비행한다는 거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지만
현실은 그렇게 녹녹하지만은 않은 일이다.

그 횟수가 부러운게 아니라 무사고라는 타이틀이 부러운 것이다.

박사 300회무사고 비행 축하해.. 그리고 앞으로 3000회 30000회 까지 쭉 무사고 비행 하길

그리고 우리회원 모두 모두 앞으로 쭈욱 무사고 비행하시길 바랍니다.

비록 쫄탕해서 아쉽기도 하지만 오늘도 난 두 번의 이륙과 두 번의 착륙,
그리고 두 번의 안전비행을 연습했으니 이것으로 만족한다.  게다가 이렇게 무사히 비행일지를 쓰고 있지 않는가!!


<< 비행요약 <<

1. 비행횟수 : 16회

2. 일자 : 2010년 11월 20일(토요일)

3. 글라이더종류 : 에델 컨피던스 M사이즈

4. 풍속 : 1.3/0.6~2.3m/s(초보자에게 적당한 바람
- 기온 15.4도, 습도 41%

5. 이륙장, 및 고도 : 청도 원정산, 약 532m(아센 755 GPS 측정수치)

6. 착륙장, 및 고도 : 구미리 마을앞 추수한 빈논, 약 62m(아센 755 GPS 측정수치)
- 이륙장과 착륙장 표고차  470m

7. 비행 중 기록
  7-1. 최고고도 :
  7-2. 최고속도 : 44.9km/h

8. 비행시간 : 9분 06초 (총누계시간 : 05시간 14분 21초)
  8-1. 이륙시간 : 14시 07분 25초
  8-2. 착륙시간 : 14시 16분 31초

9. 비행거리
  9-1. 총비행거리 : 약 4.3km
  9-2. 직선거리 : 1.64km

10. 비행조건
  10-1. 기류 : 중(바람 방향 북서)
  10-2. 지형 : 중
  10-3. 이륙장조건 : 중(바람이 조금 약함)
  10-4. 착륙장조건 : 상(추수한 빈논)

11. 특기사항
  11-1. 상체를 많이 숙이고 뛰어 나갈 때 이륙속도 붙이기 더 쉽고 이륙이 더 잘됨.
  11-2. 열을 잡을 때도 신중하게 생각하고 하기로 결정했다면 과감하게 실행하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