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회 비행

- 이륙장 보다 더 높이 -

3박 4일간의 일본여행의 여독이 풀리지 않았음 인지 몸이 찌부둥 하다.
이럴때는 하루 정도 푹 쉬는게 좋을 텐데도 한주 비행을 하지 않으면 감이 떨어질 거 같아서 비행에 참여하기로 한다.

8시반에 청호목욕탕 앞에서 팽철형과 정수형을 만나 장비를 내차에 싣고 고문님 댁으로 출발했다.

어제부터 안개주의보가 전국적으로 내려져 있다 더니만 도로에는 희뿌연 안개가 연기처럼 많이 끼었다.

팽철형이 어디서 났는지 홍씨를 주면서 식사대용이라 하신다. 반개 먹고 나니 속이 든든하다.

고문님댁에 도착해보니 어제 처녀비행을 무사히 마친 용석이가 기체에 열풍 마크를 열심히 붙이고 있었다.
고문님이 내기체도 꺼내서 마크를 붙이라 하셨는데 기체 꺼내서 붙이고 할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나중에 붙이기로 했다.

요즘 들어서 매주 일요일 비행 시에는 항상 10명은 넘는다. 많은 사람들이 참석해서 북적거리니 좋은 현상이다.
그 덕에 고문님도 흐뭇해 하시는 거 같았고 보기 좋다.

오늘 참석인원은
고문님, 팽철부회장, 교택교관, 병철총무, 태만형, 상목형, 정수형, 자천형, 윤철, 성언, 용석, 상정, 박사, 돈현 이상 14명이다.
스타렉스와 용석이 카니발, 차량 2대에 기체와 인원을 나눠서 타고 출발했다.

바람방향을 살펴 보고 영천 보현산 쪽으로 비행가기로 결정 하고 영천으로 향했다.

나에겐 아직 초보이기 때문에 가는 곳 마다 이륙장이 처음이다.

그래서 오늘은 어떤 이륙장일까? 하는 기대감과 두려움 등이 교차 되기도 한다.

영천으로 향하는 동안 내내 안개가 연기처럼 끼어 있어서 비행이 될까 했는데 막상 도착해보니 시계가 좋지는 않았지만
비행하기에는 큰 무리가 없어 보였다. 착륙장 예정지에 찍기판과 윈드쌕을 꽂아 놓고 다시 천문대 쪽으로 올랐다.

일요일이라서 많은 사람들이 등산겸 나들이 나온 거 같다.
우리팀은 보현산 천문대 상단 주차장에 파킹을 하고 장비를 메고 약 130미터 정도 걸어서 올라갔다.
길지는 않는 거리지만 헥헥 거린다.

예전에는 장비 메고 1시간정도 걸어서 올라 가기도 했는데....

1,124m 의 보현산!
조금 땀나게 올라섰지만 그 풍광은 너무나 환상적이다.
저멀리 팔공산은 운해에 덮여 구름바다 위의 외로운 섬 같아 보였다.
보현산에 자주 비행하러 오신 선배들도 이렇게 환상적인 모습은 처음이라고 한다.  
단풍 또한 울긋 불긋 이쁘게 물들여져 비행하지 않더라도 운해를 본 것만으로도 충분히 그 값어치는 한거 같을 정도다.
개인사진도 찍고 단체사진도 찍고 바람이 좋아지길 기다렸으나 북북동바람이 점점 거세져 쉽게 바람이 바뀔  거는 아니라고 판단하고
셋팅 하기 위하여 꺼내 놓은 기체를 다시 백에 넣었다.

청도 원정산 쪽으로 가자는 일부 의견도 있었지만 청도 원정산도 오후에 따뜻해지면 남풍이 불어서 바람이 맞지 않을 거 같다고 판단,
결국 구지 대니산으로 방향을 정했다.

이렇게 멋진 곳에서 비행할 수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에 보현산을 다시 한번 올려다 봤다.
겨울동안에는 보현산은 바람이 잘 맞지 않는다 하니 천상 내년에나 기약해야 할 거 같다.

가는 중에 점심시간이 되어서 일단 점심 먹고 가기로 하고 톨게이트 빠져 나오자 마자 착륙장 근처 석정이란 한식집에서 식사를 했다.
그 곳엔 이미 따로 출발한 연수형, 향종부회장 외 2인이 와 계셨고 조금 늦게 도착한 카니발에 탔었던 5명도 점심식사를 끝내고
다 같이 이륙장으로 올라갔다.

구지 대니산은 90년 중반 처음 패러를 시작할 때 처녀 비행을 했던 곳이기도 한데 예전이랑 거의 달라지지 않은 모습이 반가웠고
웬지 모를 푸근함이 느껴졌다.

“첫” 이란 단어는 좋다. "첫경험?? 처녀비행??" 첫 보다는 처녀가 더 좋은가?? 암튼 좋다.

좁은 임도길을 10여분 올라 오후 1시 30분경 북사면 이륙장에 도착했는데 바람이 거의 없는 거 같아서
몇몇 회원들과 같이 장비는 두고 몸만 이륙장에 올랐다.

역시 바람도 너무 약하고 방향도 맞지 않아서 북사면 이륙장은  포기하고 남사면 이륙장 쪽에서 열바람이 올라 온 다고
그 쪽으로 가자고 했다.

남사면 이륙장은 북사면에 비하면 바람은 배풍이지만 열바람이 이륙하기에 적당하게 불었다.
우리보다 조금 늦게 올라온 빅버드 팀들도 바로 남사면 이륙장으로 향한다.

이륙장에는 방금 도착한 빅버드 팀들과 우리팀 들로 인해 시장통 처럼 붐볐다.

대니산 남사면 이륙장!
근 13-4년 만에 와보는 이륙장이다.

예전 내가 처녀비행 했을 때와는 달리 두터운 갑바를 바닥에 깔아 놓았는데 경사가 상당하다. 예전에도 이렇게 경사가 급했던가?

빅버드에 몇몇 회원들 이륙하고 우리팀에서는 더미로 윤철이가 먼저 나갔다.  
이륙 후 좌측에서 열을 잡아 올려 우측으로 돌아 나와 고도를 높인다. 역시 잘한다.

더미답게 좌우로 몇 번 왔다 갔다 하더니 열도 괜찮고 바람도 순해서 초보자들 띄우기 괜찮다고 무전통보를 한다.

우리도 각자 준비를 했다.

그러나 이륙장에서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열바람이라서 그런지 정풍으로 올라오는 바람에 비해서는 이륙하기 좋은 조건은 아닌가 보다.
우리팀 몇몇 고수들도 그리 깔끔하게 이륙해 나가지는 못한다.
은근히 걱정된다. 전방으로 뛰기에 활주거리가 너무 짧은 것은 아닌지....
급한 경사에 서있다가 미끄러져 넘어지는 것은 아닌지...  
내심 걱정이 되었다.
게다가 추위에 대비한다고 잘 입지 않던 내복도 입었던 터라 땀도 나고 별로 유쾌한 기분이 아니었다.

얼마 후,
팽철부회장이 착륙했으니 초보들 띄워도 된다고 무전을 보내온다.

다들 미리 하네스도 착용하고 준비해 있었던 터라 용석이가 먼저 이륙했는데,
내가 보기에도 아직은 이륙이 조금 불안했지만 매미 되지 않고 씩씩하게 잘 치고 나가는 모습이 친구로써 보기 좋았다.

빅버드 팀 한사람 먼저 이륙시키고 나도 활주로에 섰다.

옆에서 보던 데로 혼자 하네스 메고 서 있기도 힘들 정도로 경사가 급하다.
서있다 괜시리 삐긋해서 미끄러지면  하네스 입은채로 수십미터는 떼굴 떼굴 구를 거 같다.

기체 펴는 것은 다른 회원들이 도와준다.
마지막 하네스에 라이져뭉치를 직접 걸었다.
브레이크 코드를 뽑아서 양손에 A라이져랑 같이 쥐고 심호흡을 한번 하고 바람을 기다렸다.

이내 활주로 끝의 억세가 살랑 살랑 바람에 흔들림을 느낀다.

“하나 둘 셋, 출발”

기체를 세우고 열바람이 다소 강하기에 평소 보다 조금 더 빠르게 견제,

몇 발 떼지 않아 바로 이륙한다.

이렇게 경사가 급한 활주로에서는 심적 부담만 들어낸다면 오히려 경사가 완만한 활주로 보다 이륙은 더 잘 되는 거 같다.
앞서 비행자들의 비행경로대로 나도 좌측으로 붙여 본다.

그리고 열이 있을 만한 곳으로 찾아 들어가는데 고문님이 내가 너무 산쪽으로 붙는 다 생각하셨는지 매미 되면 걷으러 가기 힘드니
너무 붙지 마라 하신다. 그러던 중에 첫 번째 열에 맞았다. 하네스를 당겨 올리는 느낌이 난다.
돌리려고 하는 참에  아차~~ GPS와 임시로 빌려서 사용하는 바리오 전원을 켜지 않았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
브레이크 코드를 왼손으로 모아 쥐고 GPS와 바리오의 전원을 하나씩 켰다.
덕분에 열에서 빗겨 나갔지만 다시 360도 턴으로 열을 찾았다.

바리오를 사용해보니 확실히 기계로 알려주는 상승음은 몸바리오 보다는 확신을 가지고 열을 찾을 수 있게 해주는 거 같다.
나도 빨리 바리오를 구입해야 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서너바퀴 돌리자 점차 이륙장 보다 더 높이 올라가기 시작한다.
어느 듯 최고 고도 490미터.
아센GPS 755 로 확인한 이륙장 고도 410m 보다 80m 를 더 올라 간 셈이다.  
비행하고 이렇게 이륙장 보다 더 높이 올라가는 것도 처음이다.

비행할 때 마다 이륙장을 올려다 보면서 난 언제쯤이나 이륙한 곳 보다 더 높이 올라 가보나 했는데 이렇게 내려다 보게 되니
기분이 너무 좋았다.

열을 찾아 돌리다 보니 점점 상승하면서 기체는 이륙장 능선을 넘어 간다.
바람방향이 배풍이라 이륙장능선을 넘어가도 와류권 지역은 아니다.
게다가 오늘은 바람이 약해서 괜찮을 거 같았다.  다른 비행자들도 이륙장 능선 넘어서 서클링 하고 있으니 ...  
하지만 겁이 났다.

“자꾸 이륙장 넘어 가는데 괜찮을까요?”
무전으로 물어볼까 하다가 뭘 이런 거 까지 묻냐? 할까봐 그만두었다.

이륙장 능선 넘어가지 않도록 어슬픈 반원을 그리면서 조심스럽게 회전을 하다 보니 당연히 열에서 빠져 버린다.

다시 회전량을 조절해서 열안으로 파고 들어가 보지만 이륙장 능선 뒤편으로 기체가 넘어 가는 게 신경써여서 한두바퀴
더 돌리다가  포기하고 빠져 나왔다.

큰 고도 침하 없이 앞으로 나오면서 좌우로 열을 찾다가 8부 정도에서 다시 열을 찾았다.
몇바퀴 돌려서 이륙장 정도 높이까지 올렸지만 서클링 하는 과정에서 저번 비행부터 느낀 것이지만
왠지 우턴보다는 좌턴이 어눌한 거 같아서 연습도 할 겸 좌턴을 시도 했다.

이번에도 자세가 부자연스럽다.

좌턴을 했지만 확실히 우턴에 비해서 자연스럽지 못하고 원도 크게 그려지는거 같다.
그래서 바로 열에서 빠져 버리고 다시 열을 찾기 위해 우턴으로 몇바퀴 더 돌려 보지만 큰 이득 없이 열에서 빠져 버린다.
다음부터는 될 수 있음 좌턴을 연습해서 양방향 모두 자연스럽게 턴이 되도록 해야 겠다.

다른 열을 찾으러 앞으로 나와 좌우로 가보지만 뚜렷한 상승을 받지 못하고  
다시 산쪽으로 들어가 볼까 하다가 이내 포기하고 착륙장 쪽으로 향했다.

착륙 어프로치 하면서 11회 비행 시 문경에서의 아픈 기억도 있고 해서 윈드쌕을 살펴 보았지만
솔직히 너무 멀어서 눈이 나빠서인지 어느 방향인지 잘 보이지도 않고  착륙장 풍향 판단이 잘 안된다.

착륙장에서 콜을 받으시는 팽철 부회장에게 무전으로 바람 방향을 물어보고 진행방향이 정풍임을 확인하고
착륙장으로 진입했다.

고도가 높아서 남을 거 같아서 고도처리를 조금 더 했더니 모자른다. 찍기판 50미터 정도 앞에 착륙했다.

아직 내 기체의 엘디를 정확히 알기가 어렵다.  고도가 남을거 같았는데 모자르고 모자를 거 같았는데 남고......  
몇 번의 시행착오를 통해서 빨리 내 기체의 엘디를 파악 해야 겠다.



<< 비행요약 <<

1. 비행횟수 : 12회

2. 일자 : 2010년 11월 07일(일요일)

3. 글라이더종류 : 에델 컨피던스 M사이즈

4. 풍속 : 1.7/0.9~3.4m/s(열바람)
- 기온 18.9도, 습도 34%

5. 이륙장, 및 고도 : 구지 대니산 410m(아센 755 GPS 측정수치 407m)

6. 착륙장, 및 고도 : 구지 대니산 앞 추수한 논 35m(아센 755 GPS 측정수치)
- 이륙장과 착륙장 표고차 372m

7. 비행 중 기록
7-1. 최고고도 : 490m
7-2. 최고속도 : 49.8km/h

8. 비행시간 : 16분 40초
8-1. 이륙시간 : 14시 29분 43초
8-2. 착륙시간 : 14시 46분 23초

9. 비행거리
9-1. 총비행거리 : 약 8.2km
9-2. 직선거리 : 1.62km

10. 비행조건
10-1. 기류 : 중(바람 방향 북북동)
10-2. 지형 : 산세는 완만하며, 남사면의 경우 착륙장이 바로 보이므로 심리적으로 편안하나
         중간 중간에 조그만 저수지가 조금 신경써임.
10-3. 이륙장조건 : 중(북사면, 경사가 상당히 급하고 활주거리가 짧음)
10-4. 착륙장조건 : 중(수확한 논으로 계단식 논이라서 초보에겐 조금 애매한 면이 있음)

11. 특기사항
11-1. GPS와 바리오의 전원켜는 것을 잊었다. 다음부터는 좀더 철저하게 미리 준비해놓도록 하자.
11-2. 여전히 내기체의 엘디를 빨리 파악하자~.



■ 13회 비행


착륙한 곳이 경운 해 놓은 마른 논이라서 기체와 하네스에 흙이 너무 많이 묻는다.

기체를 말아 쥐고 바로 옆의 논으로 옮겼는데 이곳은 타작하고 늘어놓은 볏짚 땜에 기체 정리 하기가 도리어 더 힘 들었다.
다시 기체를 말아 쥐고 추수 끝나고 볏짚도 없는 논으로 옮겨서 기체를 개고 있는데 다시 비행하러 올라간다고 빨리 차에 타라 하신다.

후다닥 기체를 대충 접어 넣고 차에 올라 탔다.  

이륙장에 다시 올라 보니 향종 부회장이 엉켜 붙은 기체를 펴고 정리하는데 도와달라고 해서
용석이랑 자천형이랑 장비를 내려놓고 거들어서 정리했다. 기체가 누구꺼냐 물어보니 상목형 기체라 한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륙매미가 되어서 돈현이랑 향종부회장이 우리가 다시 올라 갈때까지 비행도 못하고 매미 잡았나 보다.  
처음에는 엉망이 되어 도저히 풀리지 않을 거 같았던 뭉쳐진 기체덩어리였지만
역시 경험 많은 형들의 손놀림으로 엉킨 산줄을 조금씩 풀어 냈다. 짬밥의 힘이다.

상목형은 발을 다치셨나 본데, 내려갈 차도 없고 업고 갈수 도 없고....

비행준비를 해서 날려서 내려 보내야 한다고 한다.

다친 다리 땜에 컨디션이 좋지 않음인지 2번의 이륙 중지 후에 3번째 조금 불안하지만 이륙해서 내려 가셨다.
박수를 쳤다.

그러던 중에 뒷팀이 다시 올라 왔다.  팽철 부회장이 우리 사정을 잘 모르시고 여태까지 장비 셋팅도 안하고 뭐했냐?
하신다.  형님 우리 놀고 있었던 거는 아니에요~. ㅜ.ㅜ

매미 잡느라 고생한 돈현이 먼저 띄우고 우리팀원 선배들 한두명씩 자꾸 이륙해 나간다.

이번에도 용석이가 내 앞에 먼저 나갔는데 좀전 비행 시 이륙보다는 훨씬 안정되게 이륙해 나간다.

오늘 이곳에서의 두 번째 비행이므로 처음보단 나도 훨씬 맘이 편하다.

적당한 바람에
무난하게 이륙 하였고

이륙하자마자 열바람 릿지를 시도 해보려고 우측으로 턴해서 180도 턴 후, 다시 능선 쪽으로 붙였다.
이후 다시 180도 턴을 하여 능선에 붙여야 하는데 능선에 바짝 붙이지를 못하였다.
능선이 약간 오목한 모양인데 크게 호를 그리면서 최대한 능선에 붙여서 릿지를 타야 하는데
앞쪽으로 많이 빠져 나와 버려서 그런지 고도가 서서히 까지기 시작한다.
과감하게 더 능선쪽으로 붙여서 릿지를 탔어야 하는데, 아직까지는 약한 바람에 비벼 올라가는 것은 자신이 없다.
괜히 어슬픈 시도에 매미라도 되면 다른 회원들에게 민폐 될 거 같아서다.

릿지는 포기하고 앞으로 쭉 빼서 열을 찾아 보려 했지만 시간상 열이 식어갈 시간대라서 그런지 큰 열은 없다.
4부 정도에서 릿지도 아니고 열도 아니고 왔다 갔다 하면서 고도를 유지하고 있는데

성언씨가 나보다 뒤에 이륙 했는데 어느틈엔가 팽철 부회장 콜을 받아서 열 잡는다고 아래에서 왔다 갔다 하면서
고도를 높여서 올라 오는데 불과 10미터도 차이 나지 않게 성언씨 기체가 내 발밑으로 휙하고 지나가니 순간 짜릿했다.

아직은 이런 상황이 많지 않아서 조금 덜 신경 써이지만 나중에 시합을 나가던지 해서
혼잡한 하늘에서 자칫 잘못하면 공중충돌이 우려 되겠다 하는 생각이 들어서 보조 낙하산 손잡이에 손을 가져다 보지만
정상적인 자세에서 손이 닿지 않는다. 몇 번 더듬어 보다가 이내 포기 해버렸다. 교택이는 개조를 했다던데 나도 그래야 하나 보다.
긴박한 순간에 손잡이 찾는다고 더듬다가 어느순간에 낙하산을 던지겠나??

더 이상 큰 열도 없고 고도도 점점 내려 가고 해서 4-5부에서 비비다가 자칫 착륙장 까지 들어가지 못하겠다
싶어서 일단은 산을 벗어나 논쪽으로 나아 갔다. 착륙 진입을 위해서 앞으로 쭉 뺐다.

착륙장에 있는 회원들을 무전으로 찾아서 바람 방향과 진행방향이 맞는지를 물었고 무전을 받은 박사가
바람 방향과 고도처리를 위해서 소나무 숲 정도에서 고도 갂으면 된다고 팁을 알려준다.

이번에도 고도가 높을 거 같아서 몇 번 턴을 해서 고도를 갂았는 데 이번에도 역시 조금 모자란다.

조금이라도 더 가보려고 만세하고 바람 저항 적게 받으려고 다리를 최대한 앞으로 쭉 편채 날아가보지만 역부족이다.

진행방향 정면 계단식 논뚝에 심어져 있는 조그만 뽕나무?를 살짝 피하고 다음 계단식 논의 끝부분,
논두둑에 하네스를 스치면서 바로 밑 논에 두발 착지, 앞으로 내달려 기체가 뒤쪽으로 쏟아지게 했다.

이로써 13회 비행을 무사히 마쳤다.

오늘은 아침부터 이곳 저곳 옮겨 다니느라 한번정도 비행 하면 잘 할 거 같았는데 두 번이나해서
한번은 덤인 거 같아 좋았고 비행시간도 길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쫄도 아니었고,
비행하고 처음으로 이륙장 보다 더 높이 고도도 올려 보았고, 무엇보다 안전하게 비행하여 착륙하고 했으니
스스로 만족하는 하루다.

오늘 찍기에서 제일 좋은 성적을 거두신 칠곡팀 연수형이 3만원의 상금을 가져 가셨고,

교택이는 혼자 톨게이트 쪽으로 날아가서 픽업할 차량이 없자 나중에 택시타고 알아서 착륙장으로 돌아 왔다.

오늘도 우리 회원 모두 큰 사고 없이 비행을 잘 마쳐서 다행이고 상목형 발목 조금 다친거는 빨리 쾌차하길...

일요일 오후 생각보다 많이 막히지 않는 고속도로를 지나 고문님댁에 도착,
여느때와 다름없이 뿔고를 향햇지만 문을 닫은 관계로 미스터 세븐으로 갔다.  
안주류 질이나 양은 뿔고 보다 못한 듯 했지만 맥주맛이 훨씬 낫다고 한다.
운전 때문에 난 맥주를 마시지 않은 관계로 그 맛은 잘~ 모르겠다.
내가 마신 사이다 맛은? 뭐. 뿔고랑 똑같았다.

다른 날과 달리 모처럼 1차를 일찍 끝내고 각자 집으로 헤어지는데
나랑 같은 차 타고 오신 팽철형이 한잔 더하고 가자고 몇 번 조르시다가 정수 형도 나도 일찍 들어가야 된다 하니,
꾼들 틈에 끼여 남으신다.

올때는 셋이었는데 갈때는 둘이다.  낼 아침 기체를 전해주기로 하고 우리만 먼저 경산으로 왔다.

별로 한일이 없는 거 같은데 여독이 덜 풀린 데다가 추울까봐 수년만에 처음으로 내복을 껴 입어서 땀도 많이 흘렸고
여러모로 피곤하다. 빨리 샤워나 하고 일찍 자야겠다.


<< 비행요약 <<

1. 비행횟수 : 13회

2. 일자 : 2010년 11월 07일(일요일)

3. 글라이더종류 : 에델 컨피던스 M사이즈

4. 풍속 : 1.7/0.9~2.8m/s(열바람)
- 기온 18.9도, 습도 34%

5. 이륙장, 및 고도 : 구지 대니산 410m(아센 755 GPS 측정수치 407m)

6. 착륙장, 및 고도 : 구지 대니산 앞 추수한 논 35m(아센 755 GPS 측정수치)
- 이륙장과 착륙장 표고차 372m

7. 비행 중 기록
7-1. 최고고도 :     m
7-2. 최고속도 : 51.3km/h

8. 비행시간 : 07분 45초
8-1. 이륙시간 : 15시 55분 09초
8-2. 착륙시간 : 16시 02분 54초

9. 비행거리
9-1. 총비행거리 : 약 3.6km
9-2. 직선거리 : 1.62km

10. 비행조건
10-1. 기류 : 중(바람 방향 북북동)
10-2. 지형 : 산세는 완만하며, 남사면의 경우 착륙장이 바로 보이므로 심리적으로 편안하나
           중간 중간에 조그만 저수지가 조금 신경써임.
10-3. 이륙장조건 : 중(북사면, 경사가 상당히 급하고 활주거리가 짧음)
10-4. 착륙장조건 : 중(수확한 논으로 계단식 논이라서 초보에겐 조금 애매한 면이 있음)

11. 특기사항
11-1. 지형 지물을 이용하여 실제 고도를 확인하던지, 착륙장에 미리 고도를 알고 비행해서 실고도가 어느 정도 되는지
          빨리 파악하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