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옛날 추억을 떠올리면서.. -

며칠전 구지 대니산에서 십몇년만에 다시 비행을 하고 난 후
옛날 처녀비행의 추억을 떠올리면서 오래전 비행수첩과 사진 등 보관하고 있던 자료를 찾아 보았다.
다행히 버리지는 않아서 몇장의 사진과 비행수첩을 찾을 수 있었다.

1994년 9월 4일 오후 1시 20분에서 22분까지 2분 36초간

장소는 구지 대니산 남사면 이륙장

나의 처녀비행기록이다.

처녀 비행시 탔던 기체가 비행수첩에는 FD란 기체라고 적혀 있다.
솔직히 이기체가 어떠한 기체였는지 지금은 기억에도 없다.

두번째 비행시에는 무스탕이란 기체.  이기체 역시도..

세번째 비행부터는 지금 가지고 있는 에델 컨피던스를 구입하기까지 말리브란 기체를 탔었다.  

그래서 말리브란 기체는 좀더 친숙하다.
기억도 나고

말리브란 캘리포니아의 어느 휴양지 해변이름이라고 했었다.

첨부한 사진에서 보이는 기체가 말리브란 기체다.

에어인테이크가 망사처럼 되어 있었는데 그 당시에는 다른 기체들도 그렇게 하는게 꽤
많았다.  왜 그랬을까?

당시 비행은 지금보다 기술도 모자라면서 젊은 혈기 하나로 조금은 무식하리 만큼 무모하게 탔었던 시기였던거 같다.

최소한의 안전장치인 비상낙하산도 없이 탔었으니깐

지금은 비행한다 하면 당연하게 비상낙하산을 반드시 장착하고 비행에 임하지만 그 당시만 해도 비상낙하산은 선수들이나
장착하는 것으로 생각했었으니까,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당시 초급기체의 성능은 지금 기체에 비하면 무지 떨어 졌겠지만
안전성에 있어서는 지금 초급 기체보다도 더 낫지 않았을까??

지리산 정령치, 화왕산과 왕릉, 상주 황금산, 구지 대니산 북사면, 남사면,  
달창 금계산, 청도 남산 등

몇번 타지는 않았지만 다양하게 경험해보았던 이륙장과 착륙장

그 중에서 지금은 타지 않는 곳이 청도 남산과, 달창 금계산, 화왕산과 지리산 정령치
이러한 곳은 이제는 더이상 비행하지 않는다 한다.

차가 올라가지 않아서, 민원때문에 더좋은 곳을 개발했기때문에 등등


참 많은 세월이 흘렀다.

많은 것이 변했고

그 동안 너무 오랫동안 비행과는 떨어져 있었지만

늘 내 맘은 푸른 창공에 있었는지도 모른다.

이제 다시 시작하는 만큼 하늘과 떨어지지 않고 항상 가까이 하려 스스로 자꾸 다짐해 본다.

이렇게 나의 처녀 비행은 3분도 안되는 짧은 체공시간과 더불어 끝이 났지만
내 머릿속에 처녀비행의 기억은 아마 평생동안 기억 저편에 아련히 남아 있을 것이다.

그 2분36초의 짜릿한 기억 때문에 지금 내가 이자리에 있는지도 모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