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회 비행

어제 교택이가 구해준 패러장비 셋트를 가지고서 7시에 친구가 집 앞으로 왔다.

혹 시간이 되면 착륙장 둔치에서 지상연습이라도 하던지 아니면 대회 구경 하는 것도 앞으로 패러생활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으니 같이 가기로 한 것이다.

저번주 친구가 탔던 텐덤 기체와 내 기체, 친구 기체, 여기에 팽철 부회장 기체까지 짐이 너무 많아 내차로는 도저히
안될 거 같아 이번에도 적재함이 큰 친구차를 이용하기로 했다

팽철부회장 태우고, 시지에서 정두형 태운 후 고문 댁으로 향했다.  

도착해보니 이른 시간임에도 이미 로고 붙일 회원들 먼저 오셔서 열심히 로고를 붙이고 있었다.

친구를 고문님과 회원들에게 인사시켜드리고
나도 기체에 붙일 로고를 친구 것과 내 것 두개를 구해 놓았다.
아파트 앞에서 로고 붙인다고 다른 회원들이 기체를 펴 놓고 있으니 경비 아저씨가 잔소리도 하고 기체를 꺼냈다가
다시 접기도 그렇고 해서 나중에 광고하는 친구를 통해서 접착비닐을 붙인 후 로고를 붙이기로 했다.

회원들 다 모인 후 청송을 향해서 출발했다.

우리 열풍에서 도남호회장, 이향종, 김팽철부회장, 이병철총무, 김연수형, 김태만형, 박윤철회원, 권박사회원,
김정수형, 권정두형, 윤돈현회원, 나, 그리고 예비회원 최용석 까지 13명
다른 팀에서 임종관, 이수창, 윤회장, *기주씨 이렇게 4명, 총 17명이 3대의 차에 나누어 타고 출발했다.

대구 공항, 팔공산 TG를 거쳐 영천을 지나 청송 가는 길이었는데 약 2시간 반 이상을 달려 대회가 개최되는 청송군 용천천변에 도착 했다.

이곳이 개. 폐회식이 열리고 착륙장으로 사용되는 곳이라 한다.

이러한 정식 대회 참가는 처음이다.

제 10회 문화관광부장관기 타기 전국생활체육협회 패러글라이딩 대회

벌써 기상이 좋지 못해 2번 연기하고 3번째 시도되는 경기라 한다.

둔치에는 강쪽으로 행사용 몽골텐트도 쳐놓고 시상품과 상패등을 채려 놓은 본부석과 커피, 떡, 청송사과 등을 홍보하는
먹거리 부스도 마련해 놓았고 구경 나온 사람들, 패러 대회 참가한 선수들로 북적여서 잔치 분위기가 물씬 난다.

가자마자 떡과 커피, 사과를 먹었는데 청송사과는 상당히 당도 높고 맛있었다.

나중에는 무침회와 삼겹살, 오뎅탕도 끓여서 막걸리랑 같이 먹을 수 있었는데 시골인심답게 먹을 것은 넉넉했다.

착륙장으로 사용할 용천천변 둔치와 저멀리 보이는 뒷산의 이륙장
이미 몇 대의 기체가 떠 있었고 한대는 이륙장 바로 밑에 매미가 되어 있다.

오전에는 바람이 맞지 않거나 거의 무풍이었다. 착륙장은 둔치 중간에 직경 5m의 원형모래판위에
직경 3미터의 부직포 찍기판을 설치 해놓았다. 한가운데 직경 10센티미터가 골드라고 한다.  
골드 듣기 좋은 말이다.  과연 그 누가 직경 10센티 골드에 발을 디딜 것인가??

골드 찍는 내 모습을 잠시 그려본다.

청송군수의 축사, 협회장의 대회사 등 간단하게 개회식 행사를 끝내고

선수등록을 시작 하는데 애시 당초 올 때부터 별다른 정보도 없었고
그냥 대회 참석하면 밥도 주고 비행도 할 수 있다고 해서 별생각하지 않고 이곳 까지 왔는데 알고 보니
생체패러협회에 가입한 회원에 한해 대회참가비 2만원을 지원해 준다는 이야기고 그것도 대구협회만 그렇다는 말이었다.

어쨋건 이륙장 올라가는 길이 좋지 않아 선수 등록하지 않음 개별 차량을 가지고 이륙장까지 올라가서 비행을 할 수가 없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전국생체 TP 자격이 없으면 대회 참가 자체가 불가하다 는 것이다.

이 멀리 까지 와서 비행도 한번 못해보고 구경만 하고 돌아 가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에 몸이 건질 거린다.

다행이 현장에서 즉석으로 생체 가입하여 TP(연습조종사자격) 자격 받고 대회 참가가 가능 하단다.
게다가 대회 참가자들에게는 대구연합회에서 대회참가비 2만원은 지원해준다 하니 1만원에 생체 가입하고
기념품 티한장 받고 점심 먹고 비행까지 할 수 있으니 나쁘지 않은 조건이다. 박사가 분주히 뛰면서
회원 가입도 시켜주고 선수등록도 해주었다. 고마웠다.

참가기념품과, 대회요강, 이착륙권, 식권등을 준다.
참가기념품은 콜핑에서 니온 티 같은데 그냥 아무런 문구 없이 앞뒤로 밋밋하다.

대회 관련 문구랑 패러 모양이라도 넣어 제작했다면 대회 기념품 느낌도 나고 더욱 더 좋았을 텐데 아쉽다.

선수 등록한 사람들은 형광색에 검정색 선수번호가 적힌 팔토시를 한 장씩 받았는데 내 번호는 164번이다.

조금이라도 이륙장에 먼저 올라가려고
기체를 이륙장으로 가는 차가 정차 하는 곳에 기체백을 정리해두었다.
서둘렀지만 우리보다 먼저 세워놓은 기체백들이 서른개도 넘는다.

너무 진도가 나가지 않아 개별차량을 이용하고 싶다는 팀도 있었지만 이륙장까지 가는 길이 좋지 않아서
차량 교행이 안 되고 정상부에 주차면적이 좁으므로 운영진에서 운영하는 차량만 이용 가능하단다.  
다 좋은데 단지 문제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는 점이다.

트럭 두 대와 SUV 찝차 5대 정도를 운용하는 거 같은데 한번 갔다 오는데 50분 이상 걸린다.
올라가는데 30분, 내려오는데 20분, 길이 얼마나 험하길래 시간이 그렇게나 걸려??

기다리는 동안 회장님 열심히 정밀착륙 노하우를 열변 하여 갈켜 주신다.

몇몇 회원들과 청송교 다리와 중간에 난 마사포장 소로길 사이 상공에서 고도처리하고
착륙 어프로치 하면 제일 적당하겠다고 이야기 나누었다.

어차피 시간도 점심시간이 되었고
차내려오기까지 한참 남았으니 남는 시간 동안 먼저 점심을 먹기로 했다

근처 낙원식당이라는 곳인데 작년에도 먹었던 곳이라 한다. 청정 한우를 넣은 국밥 라는데 맛은 그저 그렇다.  

다시 줄을 서고 좀 기다리니 차가 내려온다. 트럭 두대에 회원들 기체를 모두 싣고 나니 인원수송하는 차량에 탑승할 자리가 없다.

팽철형, 윤철, 태만형 등 동작빠른 몇몇 회원들만 용케도 비집고 탑승했기에 먼저 올라가고

대다수 남은 회원들은 또 다시 차량이 내려오길 기다렸다.

본부 안내 방송에서는 더운데 햇볕에서 기다리지 말고 그늘에서 기다리라고 한다.  
이번에 이륙장으로 올라간 차량은 내려오면 점심식사까지 해야 하기에 족히 2시간이상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우리팀은 기체백도 올려보내서 없고 그냥 앉아서 기다리도 뭐하고 해서 텐트 쪽으로 이동 했다.

본부석과 대기석에 차려놓은 다과를 먹으면서 속속 내려오는 선수들의 착륙모습도 구경하면서 기다렸다.

오전과 달리 바람 방향이 많이 바뀌었다. 오후 들어서는 바람이 서풍에서 서남풍정도로 들어온다.

이륙장에서는 거의 방향이 맞긴 하지만 좋은 바람은 아니라 한다.

친구가 망원경으로 이륙장을 지켜보면서 또 걸렸다 한다. 한대 걸려서 걷고 나면 또 한대 걸리고

먼저 착륙한 다른 팀 선수들 이야기로는 활주로 끝에 소나무가 있어서 그것 때문에 자꾸 걸린다고 한다.

게다가 바람도 좋지 않아서 더욱더 힘들다고 한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로는 총 20대 이상 기체가 매미 되었다고도 한다.

은근히 걱정된다. 대회 참가도 처음이고 바람이 좋지 않다, 소나무도 있다고 한다.

출전한 선수들은 찍기 대회인 만큼 착륙 시도 하면서 조금씩 욕심을 내는 모습들이 보인다.

무리하게 찍기판으로 진입하려고
높은 고도에서 펌핑하다가 실속되는 사람, 서클 중앙에 잘 찍고 엉덩방아 찍거나 앞으로 엎어져서 실격되는 사람들,
지나치면서 갑자기 회전을 하는 사람 등등

차가 올라 간지도  한참이나 되었는데도 이륙장에서는 먼저 올라간 열풍회원들의 이륙소식은 없다.

다들 바람이 좋지 않아서 기다리나 보다.

바람이 좋을 때는 이륙장에서 비누거품기로 거품을 품어내듯이 줄줄히 기체가 이륙 하다가도
바람이 좋지 않음 한참이나 뜸하다.

그 후로도 한참을 기다린 후  다시 바람이 좋아지자 이륙장에서 기체가 한두대씩 이륙하기 시작한다.

우리팀 회원들도 드디어 내려 온다

응원 많이 했지만 찍기 성적은 별로 좋지 못하다.

그래도 무사히 안전 비행했다는 것이 더 중요한거 아니겠나.

가을날씨라도 한낮 햇볕아래서의 기온은 높고 그늘 밑이라 하더라도 둔치는 덥다.

일부 뒤쪽에서 차례를 기다리는 팀원들은 대회포기하고 돌아가기도 한다.
밑에서 기다리는 사람들 모두 슬슬 짜증이 밀려오기 시작할 무렵
점심 먹은 수송 차들이 속속 도착했다.

짐은 이미 먼저 실어 보냈으니 사람만 차에 타고 이동했다.

왜 그리 시간이 오래 걸리나 눈앞에 있는 높지 않은 산인데 라고 생각 했었는데
차가 산길을 접어들면서 왜 이렇게 늦어지는지 이유를 알게 되었다.

교행도 안되는 좁은 길, 그리고 엄청난 경사, 마치 차가 롤러코스트 타듯 앞뒤로 피칭을 하며 비포장 길을 먼지를 일으키면서 달린다.  
비행 안해도 이길 올라가는 것 만해도 큰 재미를 느끼겠다. 마치 아프리카 오지 탐험대 같은 기분이다.

문중땅 이라서 동의 문제로 길을 넓히지 못한다고 한다.

비단 길을 넓히는게 문제가 아니라 차를 이용하기에는 구배가 너무 세다.
내년 대회부터는 모노레일이나 삭도 등을 놓을 계획이란 말도 들린다.

암튼 30분 정도 멀미 날거 같은 험한 길을 달려 이륙장에 도착했고, 그 곳은 방광산 정상근처라 한다.
헬기장으로 사용되는 곳인 듯 헬기 앉을 만한 면적의 작은 평지와 짧은 활주로가 있고 저멀리 용천천변 착륙장이 보인다.  

친구도 이륙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이륙장에 같이 올라 왔는데 표고차는 그리 크지 않아 321m 정도 지만 산 경사가 급해서 그런지
청도 원정산 보다 더 높게 느껴진다고 한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이륙장이 서풍에 맞추어 만들어져 있는데 이곳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의 바람 주풍인 서풍에 맞춰 착륙장이 만들어져 있다.

활주거리도 별로 길지 않는데다.  밑에서 듣던 대로 활주로 끝에 10미터 이상 곧게 자란 소나무숲이 있어서
타 이륙장에 비해 초보자들이 이륙하기엔 훨씬 부담이 가는 것이 사실이다.

이륙하자마자 적당하게 견제를 하지 않음 소나무에 걸려 이륙실패 및 매미가 되기 십상이란다.
이러한 사실을 방증 하듯 오늘만 해도 벌써 많은 선수들이 이륙매미가 되었다.

이륙장에는 우리보다 먼저 온 사람들 중 적당한 바람을 기다리느라 이륙 못한 사람들과 이번차로 우리랑 같이 올라온 사람들로 북적인다.

이륙순서는 초보자 순으로 먼저 뛰기로 했고  내가 1빠로 뛰고 다음 정두형, 그 후 다른 회원들 순

핸즈프리 헤드셋을 무전기에 연결하고 헬멧을 착용, 기체를 백에서 꺼냈다.

옆에서 박사, 돈현이가 많이 도와준다.

활주로 뒤편에서 기체 산줄을 점검하고 하네스에 기체를 체결한 후 기체를 말아 쥐고 대기열에서 기다렸다.

내앞에 4대 정도의 기체가 이륙하기를 기다린 후 내차례가 되자  진행요원이 이륙권을 달라고 한다.
호주머니에서 선수등록하면서 받았던 용지를 꺼내주니 이륙권을 떼고 반쪽 남은 착륙권을 발라스트 백 앞 그물망에 넣어준다.

이제 모든 이륙절차가 끝났다.
손에 산줄을 말아 쥔 기체를 활주로 상단에 내려놓고
활주로에 들어섰다.

내앞에 뛴 기체 모두 후방 이륙하는데 내가 전방자세를 취하자 진행요원들이 생초짜 왔다고 생각하는지 조금 긴장 하는 거 같아 보인다.

이륙방향과 요령에 대해서 간단하게 알려준다.

잘못하면 소나무에 걸려 매미 되니 이륙 하자마자 견제를 하고 소나무 벗어나면 견제를 풀어 라고

실은 내가 자기들 보다 더 긴장 되는데 왜 자기들이 긴장하는지???

여기 오래있어 잘 알테니 바람이 젤 좋을 때 알려 달라 내가 생각해보고 그때 뛰겠다고 했다.

“지금 바람 좋습니다.” 라고 한다.

“알았습니다. 출발합니다.  하나 둘 셋 출발!”

뒤쪽에서는 운영진행요원이 걱정되었는지 내가 매미 안 되도록 “견제 견제” 라고 외친다.

평소와 다름없는 이륙자세, 바람이 좋았음인지 몇 발자국 뛰지 않고 바로 몸이 뜬다.

겁을 많이 줘서 걱정 했던 활주로 끝 소나무와는 넉넉한 여유로 통과

이륙하여 좌턴을 하여 착륙장 쪽으로 향했다.

밑에서 볼 때 처음 뛰는 이륙장에서 항상 하는 두가지 의문점들
이륙하기는 적당한가?
이륙장에서 착륙장까지 쫄 비행할 때도 착륙장까지 들어 올 수 있을런지...

이러한 고민이 무색하게 두 번째 의문은 바로 사라진다. 오히려 고도가 많이 남을 것만 같다.

미리 그려본 코스대로 방향을  잡고 비행한다.

중간에 가는 동안 바람이 상당히 거친거 같이 기체가 많이 요동치며 흔들린다.

불안한 마음에 기체를 올려 다 봤다.  좌우로 날개가 흔들 흔들

오늘따라 기체가 왜이리 많이 흔들리지??

내신체조건보다 큰 사이즈인 엠사이즈의 하네스라서 그래서 이렇게 요동이 심한가??

그때는 이유를 몰랐기에 그렇게만 생각 했었다.

하지만
나중에 비행일지를 작성하기 위하여 PDA에서 데이터를 불러와서 컴으로 비행경로를 확인하면서 그 이유를 알게 되었는데

나름대로 정리해보자면 유난히 평소보다 그렇게 많이 흔들렸던 이유가 서풍이 불 때 이륙장은 정풍이지만 좌턴하여
착륙장 방향으로 향하게 되면 작은 산줄기 뒤편에서 생긴 와류 때문인 거 같다고 판단한다.

비행경로 사진에서도 3번의 계단 같은 싱크가 되어 있는 부분이 있는데 모두다 작은 골을 통과할 때이다.
쩝~ 바람 좀더 강했더라면 이것보다 훨씬 더 많이 요동치고 잘못하면 접혔을 지도...

비행은 그냥 평범했다. 쉽게 말해 쫄비행.
거친 구간도 지나고
조금 여유가 생기자 저번 비행 시 PDA 화면이 눌려져 제대로 활용도 못한 PDA에 띄어진 CompeGPS의 속도와 고도계를 보았다.

속도는 시속 33킬로~ 38킬로, 고도는 380, 348

찍기대회 참가이니 만큼 열을 찾기 보다는 바로 착륙에 집중하고 비행한다.

사실 내가 이용할 만한 좋은 열도 없었던 거 같았다..

주택가를 지날 때도 지면에서 달궈진 열로 인해서 기체만 많이 흔들렸고 크게 상승되는 느낌은 없었다.

일단은 주택가를 통과해야만 불시착에 대한 고민은 하지 않아도 되니  도로를 넘어 하천쪽으로 들어갔다.
그래도 고도가 한참 많이 남았다. GPS상 해발고도 270미터 대로 착륙장 고도 168미터대 보다는 100미터 이상 높이다.

밑에서 차 기다리면서 이야기 회원들과 잡담하던 이야기 했던 대로 청송교 다리와 둔치 중간에 난 작은 소로 사이에서
고도를 처리 한 후 들어가야 겠다고 생각하고 8자비행을 시작 하고 있으니 임종관씨가 무전기로 콜을 한다.

크게, 작게 2번의 8자 비행으로 적당한 고도가 되었을 때

착륙을 위한 어프로치

내 생각은 적당한 고도 이므로 브레이크 놓고 그대로 가다가 포인터 지나기 직전에 풀브레이크 하면 찍기판 안에 들어갈 수 있을 거 같았는데.

콜해주시는 분 생각에는 들어가기 전에 고도가 높다고 생각되었는지
기체를 털어 라고 한다 잠시 고민하다 두 번 기체를 털었다. 너무 많이 털었나?

기체가 지면에서 가까워지자 고도가 찍기판까지 가지도 못 할거 같다. 만세, 그리고 풀브레이크. 조금 늦었다.

5미터 모래 깔아 놓은 원안에 들어가긴 했지만 찍기판 3미터 안에는 들어 가지 못하고 모래판에 착지 했다.

두발이 모래에 닿자 스피드 때문인지 모래가 눈앞에서 팍 튀면서 미끄러지자마자 하네스 뒤편으로 엉덩방아 찍는다.

후다닥 기체를 말아 쥐고 착륙 서클을 벗어 났다.

나중에 내 점수가 궁금해서 164번 기록을 살펴보니 390이란 숫자 옆에는 X가 표시 되어 있다.
점수 카운터를 시작 하는 5미터 안 서클에는 들어갔지만 착륙하면서 하네스가 바닥에 닿아서 실격이란 말이다.

아쉬움이 남는다. 조금만 더 침착했더라면, 조금만 더....

기체를 접고 나니 땀이 많이 난다.

먼저 내린 회원들과 기체 접는 동안 내린 회원들  모두 텐트에 모여서 막걸리를 마신다.

무침회와 오뎅탕 등 안주도, 술도 나눠 먹기에 부족함이 없다.  시골잔치집의 풍성한 인심을 느낄 수 있는 분위기였다.

구경하고 응원하는 팀원들에게서 내리는 선수들 마다 아쉬움과 탄성이 교차한다.

5시 반넘어 마지막 선수가 내려 왔었고

그 전에 여자회원 한사람이 콜을 잘못 받았는지 우턴해야 하는데 좌턴을 해서
주택밀집가 쪽으로 도로를 넘어 다시 들어가서 지붕에 걸리면서 떨어졌다.
많이 다치지 않았을까 걱정했는데

소방차도 출동하고 해서 구조했다고 한다. 다행히 여자선수 다친 곳은 없다 한다.

나중에 들리는 이야기가 밑에서 착륙 유도하는 사람이 콜을 잘못했다 한다. 정면으로 오는 기체는
내가 서있는 방향과 반대이므로 콜도 반대로 해야 하는데 잘못해서 그렇다고 한다.
콜을 한사람 잘못이지만 본인도 방향이 이상하다 싶으면 가지 말았어야 했는데
하지만 최후의 판단은 본인이 하는 거라 한다.

참 어렵다.

착륙유도 콜하는 사람도 콜을 받는 사람도.

그래서 초보자일 수록 핸즈프리 헤드셋을 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의심 쩍으면 물어볼 수 있으니.. 바람소리에 콜을 잘못 들었더라도 재차 질문해서 물어 볼수 가 있으니깐

이번처럼 서로 의사소통이 잘 못되어 엉뚱한 결과가 나오는 경우는 줄이지 않을까??

6시가 넘자 어둑어둑해져가는 가운데 시상식을 하고 우리 팀은 개인수상자는 한명도 없었지만
대구연합회가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단체 우승을 했다고 한다. 내년 한번만 더 이기게 되면 문광부장관기를 가져온다 한다.
내년에도 분발해서 기를 가져와야 겠다.

우리팀은 대회성적으로 입상은 못했지만 산더미 같이 쌓여 있는 5킬로 사과박스 경품 중 하나라도 건져야겠다고 다들 기대 가득이다.

정수형이랑 나도 설마 저 많은 수량중에 하나 안 걸리면 이상하겠지???

별로 경품당선의 운이 따르지 않았는데 이번엔 나도, 정수형도 당첨이다.  
그 외 정두형, 박사, 윤철 등등 많은 회원들이 사과 1박스 경품에 당첨되었다.

단체 우승 상금은 청송에서만 소비할 수 있는 티켓을 받았나 보다. 상금을 소비하러 갔다.
근처 고깃집에서 수입갈비살로 저녁식사와 적당하게 술을 마시고 대구로 향했다. 조금 늦게 참석하신
나이 많으신 연합회장님이라시는데 그 연세에 비행을 하시는 열정에 감탄했다.

술을 몇잔 마신 덕분에 운전은 윤철이가 하고 난 옆에 타고 왔는데

잠이 얼마나 쏟아지는지 운전자에게 방해 되지 않도록 안자려 했지만 순간 깜빡 깜빡 졸았다.

아침에도 운전하고 저녁에도 운전해 가는 윤철이 한테는 미안했다.  

미안하다 하니 수송이 주특기라서 괜찮다고 한다.  ㅜ.ㅜ

내가 술 안마셨더라면 교대로 할 수 있었을 텐데...

대구 고문댁에 도착해서 짐을 내리고 오늘 하루 무사히 비행하고 즐거움을 같이 한 회원들과 인사 나누고
아침과 같이 정두형, 팽철부회장 같이 타고 집에 내려 드리고 친구랑 같이 근처 마트에서 음료수 한병씩 먹으면서
잠시 이야기 하고 헤어져서 집에 오니 12시 가까이 되었다.

힘들었지만 재밋었고 난생처음 패러타면서 정식 대회참가도 해본 의미 있는 하루였다.

무엇보다 오늘 비행한 우리 열풍 회원 모두 매미 되지 않고 안전하게 땅에 발 디딜 수 있어서 너무 좋다.
다만 같이 한 다른 팀  기주씨 착륙장 난기류에 실속 걸려 허리를 다쳤다는데 빨리 괜찮아지기를...

2010.10.17(일요일) 청송 방광산 비행(9회) 비행일지(대회참가)
<< 비행요약 <<

1. 비행횟수 : 9회

2. 일자 : 2010년 10월 17일(일요일)

3. 글라이더종류 : 에델 컨피던스 M사이즈

4. 풍속 : 0.9/0.6~2.1m/s(바람이 조금 약함)
- 기온 25.2도, 습도 61%

5. 이륙장, 및 고도 : 청송군 청송읍 월막리 방광산, 약 489m(compeGPS 측정수치)

6. 착륙장, 및 고도 : 청송군 방광산 앞 용천천변 둔치 약 168m(compeGPS 측정수치)
- 이륙장과 착륙장 표고차 321m

7. 비행 중 기록
7-1. 최고고도 :
7-2. 최고속도 : 42km/h

8. 비행시간 : 5분 32초
8-1. 이륙시간 : 15시 05분 56초
8-2. 착륙시간 : 15시 11분 28초

9. 비행거리
9-1. 총비행거리 : 약 2.15km
9-2. 직선거리 : 1.32km

10. 비행조건
10-1. 기류 : 중(바람 방향 오전에는 북북서에서 오후 서풍, 서남풍)
10-2. 지형 : 산세가 험하며, 서풍이 불 때 이륙 하여 용천천변에 착륙 시 작은 능선을 넘으면서 와류권에 들어가게 되고 기체가 많이 흔들림
10-3. 이륙장조건 : 중(이륙장 앞 소나무가 불안감, 바람도 잘 맞지 않음)
10-4. 착륙장조건 : 상(넓은 용천천변 둔치, 바람방향이 오전 오후 많이 바뀜

11. 특기사항
11-1. 제 10회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국민생활체육전국패러글라이딩대회 참석
      선수번호 164번
11-2. 생활체육 패러협회 TP 자격 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