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밤 비가 많이 내려 몇 번이나 밖을 내다 보면서 내일 비행에 대해서 걱정 했는데 다행히 아침이 되니 흐리긴 했지만 비는 개였다.

오늘 비행은 모임시간이 11시라서 조금은 여유를 가지고 집을 나섰다.
어제 고문님과 통화하면서 주문해놓은 발라스트가 와있다는 사실을 알았기에 과연 어떤 놈일까 기대감도 있었고

하지만 저번주에 수리 보낸 무전기가 수리 지연으로 무전기가 없는 상태다.
무전기 없이 비행은 절대불가원칙.  
비행을 포기할까 생각도 해보았지만 공용장비나 아니면 누군가 다른 여유가 있는 분에게서 빌려서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집을 나섰다.  
무전기 없이는 절대 비행하지 않으리라 예전에 다짐 했기에 정히 무전기 확보가 안 되면 그냥 운전봉사나 해야 겠단 맘으로..

아무도 같이 갈 사람이 없어서 혼자 차를 몰고 고문* 아파트로 갔다.

몇몇 회원들 시간 전 인데도 일찍 나오셨다.

처음보는 회원 얼굴도 보이길래 반갑게 인사를 하고 나중에 알고 보니 우리팀의 회원은 아니고 가끔 같이 비행하는 분들이란다.
예전엔 독립군이라 했는데 요즘도 그렇게 부르는지...

바람 방향이 어디가 좋을까 잠깐의 토론을 거쳐 청도 원정산으로 가기로 결정 11시 조금 넘어 출발했다.

다행이 사정을 말씀 드렸드니 고문님 무전기를 내가 쓰라고 하신다. 조그만 걱정 하나는 해결 된 셈이다.

고문*에게 전해 받은 까만색 발라스트도 맘에 든다. 차타고 오는 동안 조물락 거리면서 가지고 놀았다.

청도 간다고 하길 래 경산을 거쳐 가는가 생각했는데 대구에서 가는 것이라서 가창을 지나서 간다.

청도는 예전에 몇 번 비행한 적도 있었고 어느 겨울 날 무전기도 없이 강한 바람에 내리지도 못하고
하염없이 하염없이 떠밀렸던 그때, 처음으로 들었던 생각이 이렇게 해서 죽을 수도 있구나 하는...  
독수리가 급하게 토끼를 낚아 채듯, 하네스 어깨부분 벨트를 누군가 확 당기는 느낌,  
수십미터 위쪽으로 고무줄에 튕기듯 급상승, 그리고 또 수십 미터 팽겨 쳐지고.  
놀이기구는 절대 안전하다는 전제하에 짜릿함을 즐기지만 패러는 하늘에서는 그 안전을 누구도 담보할 수 없다.  
그래서 짜릿함이 아니라 머리털이 쭈뼛 쭈볏 서는 위험함과 공포,  
그래서 난 늘 이, 착륙보다는 운행하는 동안의 상태를 더 두려워 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땐 그게 바람이라고 생각했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강력한 써멀이 아니었나 싶다.
써멀에 들어갔을때는 급상승 나왔을때 반대로 급하강.

그날 그때 하늘에서 얼마나 용을 썼던지 그 후 일주일간 평생 제일 아파서 끙끙 거렸던 안좋은 기억이 있는 곳이다.
그래서 긴장감이 슬슬 밀려왔다.

어느 듯 청도에 도착.

낮 익은 장소의 하천 둔치

예전에 히말라야인가? 그곳에서 고산병으로 운명을 달리한 영원한 청도의 하늘지킴이 조인 김수야씨 장례가 치러졌던 곳.

착륙장소를 둘러보았는데 어제 내린 비로 배수가 잘 안되는 곳에는 군데 군데 물웅덩이를 형성하고 있었다.
잘못 내리면 기체 물에 다 젖겠다고 들 하신다.

근처 기사식당에서 시간 맞춰 점심식사를 하고 원정산으로 향했다.

난 이제까지 내가 예전에 비행 했던 곳이 원정산인가? 생각 했었는데 잘못 알고 있었다.  
예전에 비행했던 곳은 청도 남산이란 곳으로 지금은 비행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 곳에서는 이륙하자마자 우턴을 해서 산줄기 타고 하천건너편 논에 착륙을 해야 하는데
고도 잘 잡지 않음 철탑과 개울을 건너는 게 조금은 부담이 되는 그런 장소였는데...

예전 지금의 에델 컨피던스를 처음으로 탔던 장소

세월이 많이 흘렀지만 그 때나 여전히 변함없는 청도의 하늘

세월의 흐름에 나만 늙어 가는 듯해 잠시 서글픈 생각이 스쳤다.

원정산 이륙장까지는 정상부에 위치한 쓰레기 소각장 진입로 때문에 길이 잘 닦여 있다.

쓰레기 소각장 지나 이륙장까지 약 200미터 정도만 비포장이다.

밑에서는 바람이 없어서 쫄 비행할거 같다고 했는데 막상 올라와 보니 바람이 많이 분다.

북서방향에서 부는 바람 이라한다.

저멀리 청도 군청쪽 들판에서 불어오는 바람이다.

이륙장 하단부 나무가지에 메어놓은 하얀색 천 조각이  60도 편차를 두고 좌우로 이리저리 방향이 바뀐다.

바람이 도는 것이란다.

얼마전 우연찮게 구입한 케스트럴 3000 풍속계로 바람을 재어보니 최고 초당 4.1까지 기록한다.
가스트도 3미터 대를 왔다 갔다 한다.  한마디로 초보자가 비행하기에는 바람도 세고 그 편차가 많이 크다는 뜻이다.

습도는 72%, 기온는 22.5도.

태만형님 말대로 선수용 바람이고 선수용 기상상태다.

나같은 초보자는 생각도 못하고  일찌감치
기체컨테이너 백만 한곳에 정리 해놓고 꺼내지도 않고 대기한다.

다들 거친 기상에 눈치를 보는 듯 한데.. 교택이가 더미로 먼저 이륙했다.

능숙하게 기체를 조종하면서 왔다 갔다 열을 찾아 잡아 돌린다.  
이륙장쪽으로 가까이 올때 교택 비행모습을 사진에 담기도 하고...

그렇게 조금 지난 후

무전으로 기상이 거칠다고 이야기 한다.

아니나 다를까?? 태만 형이 견제해야 하는데 하는 소리에 교택쪽을 돌아보니 크게 한번 접히고 기체가 요동을 친다.
기체보다 사람이 더 높이 올라가 있다.  마치 그네타고 뒤로 최고점까지 갔을 때 몸이 땅을 항하여 보는 자세.

아~ 큰일이구나 생각하고 지켜보던 사람들 모두 각자 하던 일을 멈추고 일제히 시선은 한곳을 향한다.

몇바퀴 돌더니만 역시 고급기체라서 그런지 몇바퀴 스핀도는 것이 스파이럴 들아 간 상태처럼 모든 것이 순식간에 빠르게 이루어진다.

교택의 기체가 떨어지면서 이륙장 하단부 관목 숲아래 시선 밖으로 벗어나자 모두들 어떻게 됐나 보려고 이륙장 끝으로 달려 갔다.

시야에서 사라진 몇 초간 지켜보는 사람들 모두 크게 걱정했으리라

다시 기체가 떠올라 시야에서 보이자 박수를 쳤다 다행이다. 아직까지 한쪽 팁이 접혀 있었지만
그 정도는 노련한 교택이가 처리해 낼 일이고 얼마지 않아 완전 원상회복되었다.

몇차례 더 고도를 잡더니 구미리 하천변 착륙장 쪽으로 향한다.

다들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거친 기상상태가 조금 안정될 때까지 기다리기로 하고 노느니 장독 깬다?? 고 고문*이 이륙장 정비공사나 하자신다.

부직포와 갑빠 덮어 놓은 것을 바람타지 않게 철근팩도 박고 앚쪽을 묻기도 하고 사용하고 남은 부직포를 새로 깔기도 했다.  
그 과정에 햄머에 손가락이 조금 다쳤다. 대일밴드를 찾으니 태만형*이 9년된 것(?) 이라면서 하나 주신다.  
나중에 가위도 가지고 다니시던데 준비가 철저한 모습을 본받아야겠다.  조만간 나도 가지고 있는 장비에 더 보태서 안전,
구급장비를 목록을 준비하고 비행무게도 늘릴 겸 구비해서 다녀야 겠다.  

돈현이가 근무마치고 늦게 올라왔고 교택이 픽업하러 다시 내려갔다.

얼마간의 노가다로 시원한 바람이 불어옴에도 등짝에는 땀이 베어온다.

누군가 이야기 했지? 패러는 자연에 순응하는 것이라고..

우리 모두는 자연에 순응하기 위하여 무작정 바람이 잦아지길 조용히 기다렸다.

바람이 점차 줄어든다.

무엇이던 영원한 것은 없다.  끝나지 않을 것 같은 그친 기상상태도 15시가 넘어서 한풀 꺽인다.

거친 야생마 같은 기상이 이젠 순치 된 조랑말 같다.

아직 초보가 이륙하기엔 바람이 세지만

같이 작업하고 했던 빅버드팀(?)인가 이름모를 젊은 조인이 이륙준비를 한다.

기체구입한지 오래되지 않나 본데 프랑스 오존(?)인가 그쪽 메이커 기체라는데 브레이크 코드 굵기가 마치 머리카락 같다.  
다들 저런 가는 줄에 몸을 의지하려니 불안해 보인다고 한다.

나도 동감이다.  

하지만 바람의 저항조차도 줄이기 위한 선택이라는데 한가지를 얻으면 한가지를 포기해야 하는법  보기엔 불안해 보인다.

후방으로 기체를 띄어 보지만

가스트가 심하고 조금 돌아가는 바람이라서 몇 번실패 후 이륙

기체가 좋음인지 실력인지???

바로 열하나 잡아서 올라가는데 한바퀴 돌때마다 쭉쭉 올라 가는게 위에서 당기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 가는 거 같이 보인다.

순식간에 고도가 아득할 정도로 올라갔다.

이를 지켜보던 회원들 태만형* 제의로 각자 고도 알아맞히 게임을 했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850에서 900미터  다른분들 1200, 1500, 심지어 2000까지도 나온다

태만형*이 무전으로 현재 고도를 물어보았지만 열심히 서클링 중 이라서 대답이 없다.
그 후로 한참 뒤 무전이 왔는데 1150미터란다.  스스로 그 당시엔 850에서 900미터 내에 들었을거야 라고 속으로 생각한다.

픽업 갔던 돈현이가 교택을 싣고 돌아 왔고

많이 놀랬을 거 같은 본인은 정작 별로 놀라지 않았나 보다 담담하게 이야기 하는 거 보니..
실력속에 숨겨진 자신감을 살짝 느낄 수 있었다.

바람이 많이 잦아 들었다. 특히 바람도 바람이지만 가스트가 많이 잦아 들어서 이젠 뛰어도 될 거 같았다.

총무*이 젤 먼저 더미 겸 위험을 부담하고 나갈 채비를 한다.

이륙 후 우측으로 붙어 능선 따라 조금 내려가다가 약간 봉긋한 곳, 즉 우리가 차타고 올라왔던 길 헤어핀 부분 상공에서 열을 찾아 돌린다.

고도가 조금씩 상승하여 꽤 높은 고도였지만 조금 더 내려가서 골로 접어서자 기체가 뚝 떨어지듯이 고도가 침하된다.

순간 추락한게 아닌가 생각 들정도로 뚝 떨어진 고도로 인해 이륙장에서 기체가 보이지 않아 내심 걱정했는데 곧이어 기체가  골을 벗어나서 보인다.

구미리 마을을 지나 강변 착륙장에 고도처리 후 안착

바람이 다소 세지만 그렇게 거친 기상은 아니라고 한다.
날아서 내려갈 수 있다는 생각에 조금은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윤철씨 오아시스 기체를  인수 후 첫 비행인 돈현이

별어려움 없이 기체 컨트롤로 이륙을 한다.  그리고 풍하쪽으로 배풍맞아 달리면서 어우 소리 지른다.
1등급 기체에서 1-2등급 기체로 바꾸고 콘트롤 감이 많이 다른가 보다. 뒤이어 고문*, 태만형* 정수형* 이수창씨 등 줄줄이 이륙한다.

교택이가 나도 준비하라 한다.

하네스착용, 그리고 새로운 발라스트백 착용,

미리 준비해놓은 자전거용 ,GPS로거 아센 755와 PDA 4700 에 깔아놓은 컴포에어,

이륙시 충격에 데크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뒷면에 찍찍이를 붙여서 고정해놓고. 이륙준비 완료

활주로에 들어서서 바람방향이 맞나? 좌우 하네스 텐션이 맞나 살펴본다고 고개를 돌리고
보다가 교택에게 지적 받았다.  전방이륙에서 이륙보조자 잇을 때 그러한 행동이 오히려 균형을 뺏길 수 있어니 주의하라고,  
앞만 보고 올라오는 바람만 신경써라고...

하나 둘 셋 출발..

기체가 올라오는 듯 하더니만
한쪽하네스가 더 당기는 느낌

아니나 다를까

뒤쪽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이륙중지"
급하게 브레이크를 코드를 당겨 이륙을 중지시킨다. 브레이크 당겨서 견제 해보지만 기체가뒤로 떨어진 채 몇미터를 끌려갔다.

기체를 추스르고

이번엔 2걸음 정도 뒤로 물러서서 이륙준비를 하였다.

앞쪽은 바람이 조금 돌기 때문이란다.

하나 둘 셋 출발

이번에는 제대로 이륙 청도 원정산에서의 처음 비행이다.

앞서 교택 비행 시 접히는 것도 보고  했기에 사실 불안한 맘도 없진 않았지만 이륙하고 나니 의외로 편안하다.

이륙 후 보니 오른쪽 브레이크 코드가 D라이져에 한바퀴 꼬여서 쥐어져 있다.

잽싸게 손을 놓고 꼬인 코드를 풀고 다시 잡았는데

나의 이런 모습이 뒤에서 지켜보던 교택과 상목 형*에게는 허겁 지겁, 허둥대는 것으로 보였나 보다.

ㅜ.ㅜ  1차 이런 문제의 발생은 교택 말대로 내 책임이다. 그리고 난 아니라도 남들이 내행동을 볼때 허겁지겁으로 보였다면 그게 맞는 것이다.  
조금은 신중하고 조금은 더 느긋하게 행동하고 움직이도록 해야 겠다.

이륙하여 조금 우측으로 턴을 하여
다른 회원들 비행 할 때 눈여겨 봐왔던  열 튀는 곳까지 기체를 몰아 갔다.

프라이트데크에 붙여둔 PDA를 보았지만 이륙하는 와중에 터치에 다른 무엇이 눌렸는지
화면은 출발전 셋팅상태가 아니라 여러 가지 팝업매뉴로 복잡해져 있었다. 한손을 얼른 놓고 빠르게 장갑낀 손으로 화면을 조작해보지만
조그만 화면을 흔들리는 기체에서 정확하게 조작하기는 어려웠다.
그래서 꺼버리고 고도가 화면에 표시되도록 맞춰놓은 자전거용 아센 GPS 755 이놈만 때때로 주시하게 된다.

중간에 기체가 흔들려서 위를 보니 살짝 접혔던 기체가 별다른 조작없이 저절로 펴지고 있었다. 기상이 거칠긴 거친가 보구나..

예의 그 장소에 도착하자
예상대로 몸이 서서히 상승 된다.  나도 한바퀴 돌려보니 처음에 기상이 거치니 바로 착륙장으로 가라고 하던 교택이가
콜로 왼쪽 더, 풀어주고 콜을 해준다.

능선을 넘은 열 땜인지 배풍 받아 능선에서 드리프트 되어 자꾸 열에서 빠진다.
바람이 있을 때 열은 바람경사로 밀리고 그에 맞춰 열에서 빠지지 않도록 배풍속의 속도를 조절하면서 브레이크 량을 조절해야 하는데
아직 까진 잘 안된다. 교택의 콜로 열을 찾아 돌리고 돌리고  

갑자기 다급한 듯한 교택의 무전소리에 주위를 살펴보니

태만형*인 듯 내 앞을 빠른 속도로 쓰윽 지나간다.  airmiss 항공기라면 충돌 이다.

혹자는 그 넓은 하늘에서 왜 비행기끼리, 패러 끼리 충돌할까?? 하시는데
결국은 아무리 넓은 하늘이라도 비행하기 최적의 조건인 비행루트는 매우 좁다.

지나가는 태만형* 기체를 보니 배풍을 받아서 인지 무척 빠르단 생각이 들었다.

난 좀더 돌리고 놀았음 하는데 교택이가 착륙장으로 가라고 한다.  아니 그렇게 들렸다.

이륙하고 열찾아 돌리고 하면서 새로 착용한 발라스트백 위에 엉거주춤 들려져 있던 무전기 볼륨이 돌아 가버렸는지
소리가 작게 들리고 들렸다 안들렸다 .. 일방적 수신만 되니깐 못들은 이야기를 되물을 수 없기에 더 불편하다.

당연 착륙장이니깐 위에서 본대로 이야기 한대로 총무가 안착 후 콜 하기 위해 대기 중인 구미리 착륙장으로 생각하고
그쪽으로 향했는데 교택 이야기는 열찾아 몇바퀴 돌려 고도가 높아 졌으니 점심 먹기 전에 둘러보았던 둔치 쪽을 생각했었나 보다.

이미 열에서 빠져 방향도 돌렸고 고도도 낮아 졌는데 내가 교신을 못하니 구미리 착륙장에 있는 총무에게
내 고도가 둔치 착륙장 쪽으로 갈수 있을지를 물어 보는 거 같다.

총무가 "고도가 어중간한 고도라서 아마 힘들지 않겠나??"라고 대답한다.

결과론적 이야기로 나보다 훨씬 고도가 높았던 태만형*도 결국 가지 못하고 중간에 내렸다고 하시는 거 보니
오히려 구미리 착륙장 쪽으로 방향을 정한 것은 나은 선택이었는지도 모른다.

싱크가 심한 지역은 가지 않도록 능선을 타고 구미리 마을까지 내려왔는데 중간 중간에 작은 열 덕분에 고도가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마을 앞 논가운데 수확이 끝난 한놋트의 밭이 보였다. 비상시 저기 내리면 되겠다 생각하는데 옆에 보니 논 옆 소로길에 기체를 접고 있는 한분이 계신다.
나중에 알고 보니 태만형*이 둔치 착륙장으로 가던 중 불시착한 것이더라는..

이륙장에서 교택이가 콜을 총무에게 인수하고 총무가 고도 처리하도록 유도한다.

착륙장 콜을 받아 좌턴을 하여 하천을 따라(밀양방향으로) 쭉 내려간다.

하천을 따라 내려 가다보니 우측으로 하천건너  총무*과 먼저내린 몇 몇 분들의 기체 널어놓은 것이 보인다.

하천과 나란히 길다란 모양의 착륙장이다. 착륙장 생긴 모양대로 길이방향대로 내리면 되겠다고 혼자 생각했다.

착륙장 바람 방향을 살피기 위해서 이리 저리 살펴봐도 도통 모르겠다.

바람이 거의 없는 것인가??

구미리 마을 끝 간이 골프연습장인가?? 그곳을 지나 쭉 더 들어가니 열이 튀는지 기체가 들리는게 느껴진다.  
함 잡아서 돌려볼까 잠시 생각하다가

고도도 낮고 열도 크지 않은 거 같아 포기하고 우턴 해서 조금 직진 그리고 또 우턴 나름대로 항공기 착륙법으로 착륙하고자 크게 사각형을 그리면서 착륙장 쪽으로 가던 중

착륙장 중간에 누군가 양손을 흔들고 있는게 보여서 바람방향이 어디냐고?
고함을 지르다가 못알아 듣는거 같아서 손짓으로 바람방향 이쪽? 저쪽? 표현해보지만 소통이 안 되는 듯하다.
빨리 무전기 헤드 셋의 절실함을 느끼겠다.  다음주면 주문한 물건이 내려 올 텐데. 불편하다. 그걸 하고 나면 나아지겠지 분명.

총무*이 뭐라고 하긴 하는 거 같은데 잘들리지 않는다 착륙장을 지나자 마자 우턴, 우턴하여 착륙장 길이방향과 나란하게 기체를 정렬 시키고 착륙절차에 들어갔다.

알고보니 바람방향은 내가 내릴 때 즈음하여 무풍이란다. 고도가 적당할 듯 하더니만 결국 착륙장 거의 끝부분까지 가버린다.  

거의 무풍이라서 100% 브렉 후에도 속도가 빠른 듯 하다. 두손에 브렉코드를 감지 않고 당겼는데도 다행히 넘어지지 않고 두발 착지

하나 이번에도 기체붕괴절차가 늦어서(사실 이번에는 착륙장 끝부분이라서 더 뛰어나갈때곳도 없기도 했었다) 기체가 착륙장 끝 밖의 환삼덩굴 깔린 곳으로 쏟아진다.

산줄 정리하려고 당기려는데 이수창씨가 달려와서 손대지 말라고 하고 일일이 산줄을 걷어 준다.  
가시덩굴에 쏟아진 산줄이라서 그냥 당기면 잘 당겨지지도 않고 덩굴 잎이 산줄에 달라 붙고 그랬었다.

도움을 받아 줄을 사려 풀이 조금 적게 난 작은 길에 기체를 펼쳐놓고 하네스를 벗고
총무에게 콜 고맙다고 인사했다. 잘안들려서 제대로 따르지도 못했지만 그렇기에 더 미안하다.  
누군가의 생명을 맡아 책임을 진다는 것이 얼마나 어깨가 무거운 일일까??

무전이 잘 들리지 않았던 어떻던 콜대로 잘 움직여주지 못한점

이부분에 대해서는 나중에 뒷풀이 할 때 교택이가 재차 이야기 햇지만  해결해야만 하고 수정되어야만 하는 문제다.

혹시 걱정할 이륙장 회원*들에게 무사안착을 무전으로 알려주고 기체를 개어 넣었다.
위에서 볼때는 평평한 착륙장 같아 보였지만 내리고 보니 무릎높이의 풀이 많이 자라 내리긴 문제 없는데 기체 개어넣기가 영 불편하다.

교택은 막판에 바람방향이 바뀌어 배풍이었지만 비행을 했고
상목형*은 비행을 포기하고 차를 회수해 오셨다.

구미리 마을 착륙장에 무사히 안착한 열풍 회원*들 모두 차에 기체를 싣고 동네 대추도 사서 먹기도 하고
나는 홍씨를 떫은 감과 같이 5천원어치 구입해서 회원들과 같이 갈라 먹었다.

둔치 착륙장에 내린 교택을 픽업하러 둔치로 도착하니 상국회원*이 순한말 13호를 몰고 나와 있었다.
의외의 장소에서 의외의 모습으로 보는 회원들의 모습은 언제나 즐겁다.

이렇게 오늘 비행도 무사히 마치고 예의 그 전속 뒷풀이 장 '뿔고'로 이동 간단하게 뒷풀이 하고 집으로 돌아 왔다.

피곤한 하루였지만 잠도 빨리 들지도 않고 해서 늦은 밤 비행일지도 적으면서
기체를 백에서 꺼내어, 하네스에 묻은 짚풀도 떼어 내고 먼지도 떨어 내고 하다가 김동욱 회원의 낙하산 에피소드를 읽고 난 후라 내 하네스의 낙하산도 점검해보았다.

예전에 한번 낙하산 개방 손잡이가 찍찍이에 떨어져서 덜렁거리길래 혼자 도로 끼워 놓았던 적이 있는데

다시 확인하면서 보니 잘 못 끼워 놓았던 것이다.  그걸 깨닫고 새로 고치기 까지 근 30분동안 씨름했다.  이젠 개방 손잡이를 찍찍이 안에 잘 고정해두었다. 안심이다. ^^


<< 비행요약 <<
1. 비행횟수 : 6회
2. 일자 : 2010년 10월 3 , 늦은 오후 3시 54에서 4시 7분
3. 글라이더종류 : 에델 컨피던스 M사이즈
4. 풍속 : 3m/s(13시 무렵 바람 셈 최대측정치 4.1m/s 가스트 3.2m/s,
- 기온 22.5도, 습도 72%
5. 이륙장, 및 고도 : 청도 원정산, 약 532m(아센 755 GPS 측정수치)
6. 착륙장, 및 고도 : 구미리 하천건너 착륙장, 약 75m(아센 755 GPS 측정수치)
- 이륙장과 착륙장 표고차 457
7. 비행 중 최고고도 : 541m(거의 이륙장 고도보다 조금더 높이 올라갔었다.)
8. 비행시간 : 13분 34초
9. 비행거리 : 약 4.21km(직선거리 1.54km)
10. 비행조건
10-1. 기류 : 하(바람 방향 북서)
10-2. 지형 : 중
10-3. 이륙장조건 : 중(바람강하고 가스트 크다)
10-4. 착륙장조건 : 중(무풍)
11. 특기사항
11-1. 진 플라이트데크 레이스란 제품을 구입했다. 교택을 통해서 빅버드 스쿨장에게 구입하였다.  
여러모로 맘에 든다. 하지만 내 하네스랑은 궁합이 안맞는지(하네스가 구형이라서) 뭔가 착용감이 좋지 않다.  
담비행까지 모래주머니도 만들고 좀더 두고봐야겠다.

11-2. 선글라스를 햇볕이 없을 거라 생각에 준비하지 않았는데 햇볕이 있고 없고를 떠나
만에 하나 불시착시 나뭇가지로부터 눈을 보호하는 보안경으로의 역할로 선글라스를 반드시 준비하도록 하자.  
조만간 현재 보유하고 있는 안전장비에 더해 필요한 장비 목록을 만들고 갖추어야 겠다.

11-3. 이륙 전 장비 점검(산줄꼬임, 브렉코드 꼬임 등) 좀더 철저히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