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륙장 : 대암산

일   기 : 동풍, 1~3m/sec, 아주 맑음, 따뜻함.

참석자 : 교택교관님, 정수형님, 용석형님, 종진형님, 상정형님, 나


올해 들어 여러 사정상 출전 기회가 너무 없었다.

4회 출전했는데, 비학산에선 바람이 세서 포기하는 바람에 실제는 3회 뿐이다.

이번 주말엔 기필코 참석하리라 벼르고 벼라서 며칠전 부터 윈드그루를 들여다 보면서 결심을 다진다.


예보상 일기가 괞찮은 것 같은데 신천동에 모인 분들이 의외로 적다.

집안행사로 일찍 대구로 와야해서 스타렉스 외에 자차도 가지고 간다.


착륙장인 군민운동장에 도착해보니 빅 스쿨 회원들로 인산인해다.

귀동냥으로 들었는데 약 35명 정도 왔다나...

내심 좀 떨뜨럼해진다. 비행실력이 처지다 보니 외부 사람이 많으면 좀 부담스럽다.

 

이륙장에 오르니 바람은 약하나 시계도 맑고 햇볕도 따사롭다. 딱 내 스타일이다.

사람이 많아서 뒤에서 어영부영 해본다. 가만 두고 볼 우리 교관님이 아니다.

준비하라 신다. 에~ 갤러리들 넘 많은데....

퍼뜩 준비해서 캐노피 질질 끌며 앞에 나가니 빅스쿨 더미 나가는거 보고 가라고 잠시 대기하라 신다.

바람이 좀 약한 듯 해서 전방을 할까 하다가 갤러리도 많고 해서 후방자세 잡는다.

어차피 전방자세 잡아도 후방하라고 할 것 같아서...

어기적어기적 뒷걸음 치니 캐노피 올라 오고, 턴하고 보니 발 디딜 데가 없다. 바로 낭떠러지다.

그래도 캐노피에 압이 잘 찼는지 무사히 이륙한다.

이륙 후 좌측으로 가면서 좀 띄워주는 데서 잠시 잠시 돌려보지만 발 밑으로 지나가는 다른 기체에 아찔하게 놀라서 영 어문데로 가는 바람에 열에서도 빠지고 또 실력도 부족하여 근근이 버티다가 착륙.

15분 남짓 뱅했네.. 그래도 5분 쫄은 아니어서 다행이다.

회원들 착륙 기다리면서 정수형님께 열에 대해서 이것저것 물어보면서 오후 비행을 기대해본다.

차량회수하러 빅스쿨 트럭 짐칸에 타고 꼬불꼬불한 산길을 덜컹거리며 올라가는데 이게 비행보다 더 재밌다는 생각이 든다.


기사식당에서 청국장으로 배 채우고(정말 맛 있게 잘 먹었다.) 다시 이륙장으로...


이륙장에 바람이 넘 약하나 주위에서 열이 좋을 것이라고 이야기 한다.

그러고 보니 내 눈에도 열이 보이는 것 같다. 헛게 보이는 갑다.

우측 능선에선 먼저 이륙한 빅스쿨 회원들이 소아링하면서 고도를 조금 씩 높여 간다.

내 차례가 되어 또 후방자세를 잡으니 교관님이 전방하는게 좋을 것 같다고 하신다.

오전에 불안해 보였는데 그때 보다 바람이 더 약하니 그러실 만도 하다. 

이륙 후 좌측 능선으로 가는데 침하가 좀 적은 것 같다.

바람도 약한데 침하가 적다는 건 열이 있다는 예긴가?

능선 7부 정도에서 한 참 비비적 거려보니 상승은 있으나 아주 더디게 올라가서 거의 본전치기 정도다.

그래서 좀 더 좌측으로 옮겨보니 상승이 약하기는 하지만 고정적으로 상승음을 울려준다.

고도 650을 넘기면서 이륙장을 보니 아직도 이륙장이 위에 있는 것 같아서 'GPS 고장난 거 아냐?' 하는 의구심을 가진다.

그렇게 조금씩 돌리다 보니 배도 땡기고 팔도 뻐근해진다.

선배 회원님들 뱃가죽 땡긴다는 말이 뭔소린지 알겠다.

그래도 모처럼 아니 자력으로는 처음이다시피 기회를 맞은 것 같아서 아예 왼엄지 손가락을 라이저 비너에 걸어버리고 열에서 안 빠질려고 온 신경을 집중하다 보니 어느 순간 가파른 상승이 시작된다.

무전으로 회원님들 응원콜 오는데 무전 받을 틈이 없어서 좀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다.

첨에 800을 목표로 했던게 능선위로 드리프트 되면서 거의 900까지 올랐는데 휠씬 뒤에 교관님? 더 높은데서 유유자적 하길레 능선 뒤로 좀 더 밀고 갔더니 상승이 더 좋다.

1000이 다 되어가는 마음이 설레기 시작한다. 과연 1000을 넘을 수 있을까? 

1000을 가뿐하게 넘기고 나니 1100이 욕심난다.

의외로 쉽다. 한바퀴 돌 때 마다 거의 30미터씩 올라간다.

GPS상 1108을 찍고 나니 상승이 없어지는 느낌이다. (나중에 구글에 띄워보니 1100을 못 넘겼다.ㅠ.ㅠ)

어쩌면 비슷한 고도에 있던 교관님? 장소 이동하는 것 보고 '이게 끝인가 보다' 하고 성급한 판단을 했던 것 같기도 하다. 

1100 찍었다고 무전보고하니 회원님들 또 응원콜 온다. 

이륙장에 노란기체 한대가 이륙매미 되는 걸 보고 이참에 이륙장 한번 밟아보자 싶어서 이륙장 한 바퀴 돌고, 돌아오는 길에 상승될 만 한데서 몇 바퀴 돌려보지만 이미 풀려버린 의지로는 감당이 안되어 착륙장으로 향한다.

착륙장 위에서도 고도가 남아서 도로도 한 번 건너 보고 운동장에 무사 착륙한다.

성언형님 사 온 맥주 맛있게 먹고 이륙장 스타렉스 픽업한 후 대구로 먼저 출발한다.

오는길에 네비게이션 말 들으면 될 걸 쓸데 없는 잔머리 굴리다 20여분 산길 헤메고,

늦게 온다고 마누라 잔소리 할까 봐 딸기 좀 사려고 내렸다가 고령IC 앞에서 스타렉스에 추월당했다.....쩝크기변환_포맷변환_20140420 대암산.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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