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51회 비행일지

- 니들이 훕~ 훕~을 알아? -

오늘은 등산 가기로 선약이 있어서 비행을 못갈 거 같았는데 약속이 취소되면서 비행 기회가 생겼다.

아침에 종진과 팽철부회장, 정수형의 연락을 받고 청호 목욕탕 앞에서 9시에 만나기로 했다.

네사람이 기체 네대를 싣고 한차로 이동하기에는 무리라서 정수형은 다른 약속도 있는데 다음 기회에 비행을 하시겠다면서 양보를 하신다.

종진과, 나, 팽철 부회장 이렇게 세명이서 종진차에 타고 회장님 댁 아파트 주차장 약속장소로 갔다.

어젯밤 참새 방앗간에서 내 이야기를 얼마나 많이 했던지 아침부터 날 보자 마자 회원들 인사가 훕~ 훕~ 하면서 배를 잡는다.

에구구 니들이 훕~ 훕~을 알아??

오늘 비행 참석 인원은 회장님과, 팽철 부회장, 교택부회장, 병철총무, 태만형, 상목형, 종진, 윤철, 용석, 나, 박사 이렇게 총 11명이다.

여름이 되면 북서 계절풍이 많이 불어서 보현산을 많이 찾게 된다 한다.

오늘도 보현산으로 방향을 정하고 출발 했다.

인원이 11명이라서 회장님차와 용석이 차에 나누어서 타고 갔다.

용석이 차에 또래들 몰아서 타고 왔는데 재밌는 이야기로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로 재밌게 왔다.

보현산 밑에 도착해 보니 어제완 달리 해님도 숨어 버리고 하늘이 많이 흐리다.

천문과학관 앞에 윈드쌕을 꽂아 놓고
식당에서 뒤에 합류한 빅버드클럽회원들과 돈현, 세균형과 같이 점심 식사를 했다.

김치찌개가 성찬도 아닌데 1인분 7천원이다. 예전에 미나리 비빕밥을 먹고 실망을 했던 적이 있었는데 또다시 감점이다.

조만간 회원 중에 이 곳에 식당 차릴 사람 나올지도 모르겠다.

점심먹고 이륙장에 올라보니 일요일이라서 그런지 어제보다 등산객도 더 많았고 MTB 동호회 정기회합이 있는지 자전거를 타고도 많은 사람들이 올라 왔다.

아줌마도 아가씨도 있던데 정말 대단한 체력이다.

다리 굵기하며 삐져 나온 근육이 정말 요즘 말로 말벅지다.

작년 5월에 나도 MTB에 입문하고자 조금 값나가는 자전거도 구입하고 경산 MTB에 가입을 할까 말까 고민 중에 그만 패러를 시작하면서 현재는 무기한 스톱 상태다.

기회 되면 한번 해보고 싶은 취미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오늘도 예보와는 달리 바람이 별로다.

그렇다면 열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하늘이 잔뜩 찌푸려서 열도 없는 기상이다.

바람이 조금 불기를 기다리며 단체사진도 찍으면서 시간을 보내 보지만

바람은 여전히 신통찮다.

마냥 기다리기도 그렇고 바람 상태가 조금이라도 좋아지자 마자
세균형이 씩씩하게 먼저 더미로 나가신다.  

자전거 타는 사람들, 등산객들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데 더미로 나가기가 쉽지 않을 텐데…

사뿐하게 땅을 박차고 날아 오르자 사람들이 박수를 친다.

박사가 이륙 준비를 하고 기체 업,
이륙장을 뛰어 나가는데 압이 차지 않는다.

이륙 중지 후 두번째 이륙
이번에도 이륙해서 나가는데 거의 매미 될뻔 했다.

다행이 가지를 스치면서 빠져 나간다.  보현산 남동 이륙장과는 별로 안 친한가 보다.

확실히 바람이 약할 때는 전방 이륙이 유리한거 같다.

박사 다음으로 바람결님 이륙하려고 준비를 했는데 바람 방향이 또다시 바뀐다.

남서 이륙장으로 옮겨서 교택부회장이 이륙 준비를 했다.

바람이 워낙에 없고 배풍이 되었다 방향도 왔다 갔다 하니 고급자들도 긴장이 되긴 하나 보다.

이륙만 하면 비행은 잘 하는데 … 한 걱정을 하더니 태만형에게 언제던지 콜해주세요. 당부하고는 전방 자세를 취하고 뛰어 나간다.

걱정하던 말과는 달리 멋지게 잘 이륙해 나간다.

마치 전방이륙은 이런 것이란 진수를 보여 주는 듯…

회원들 한두명씩 나가고 나도 이륙준비를 했는데 용석이가 나보고 먼저 나가라고 양보한다.

그 동안 바람 방향이 또 바뀌어서 남동 이륙장으로 장소를 옮겼다.

바람이 약해서 전방자세로 이륙했다.

별 무리 없는 이륙.

어차피 열도 없고 바람도 없으니 기체 엘디 로만 착륙장으로 밀고 나간다.

가는 중에 혹시나 열이 받쳐 줄까 어제 열을 잡았던 돌무더기 부근으로 밀어 보지만 내가 이용하기에는 너무 작은 열이다.

다시 이륙장쪽으로 돌아 와서 열을 찾다가 문득 든 생각이

어제는 상승 되는게 겁이 나서 어쨌던 열을 피해서 다녔는데 같은 장소에서 오늘은 또 다시 열을 찾아 헤메는 모습을 생각하니 웃음이 나왔다.

어제의 아픈 기억은 오늘 나에겐 살이 되고 피가 된 듯하다.

큰 상승도 없기에 그냥 앞쪽으로 쭉 뺐다.

먼저 이륙한 교택부회장이 천문과학관 뒤쪽 산으로 건너 가는 게 보였다.

나도 바로 뒤에 따라 가면서
불러봐도 못 들었는지 들었는지 대답이 없다.

착륙 해도 되는지 물어 보려는 것도 아닌데 말이여... ㅜ.ㅜ

내가 처음 교택부회장 기체를 봤을 때는 내기체가 조금 더 윗쪽에 있었는데 한참 가다보니
내 기체는 점점 내려가고 뒤 쳐지면서 내가 한참 위로 올려 다 봐야 할판이었다.

이런데서 기체의 성능 차이가 나는 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천문과학관 뒤쪽 산에서 열이 있는 것 같아서 한바퀴 돌려 보았지만 신통 찮다.
그냥 포기하고 골자기로 들어 와서 먼저 진입한 사람들 고도 처리 하듯이 나도 골자기에서 왔다 갔다 하면서 고도 처리를 했다.

박사가 내가 고도 처리 하는 것을 끝 부분에서 보았는지 좀더 팔자비행을 길게 산쪽으로 붙여서 하라고 하는데
솔직히 그렇게 하기에 내기체 엘디를 아직 잘 모르겠다.

어떨 때 생각 보다 대책없이 많이 가고 어떨때는 낙하산 처럼 수직 낙하하고 그날 그날 기상 상황에 맞춰 달라지는 내 기체의 엘디를
파악해야 하는데 그게 아직은 쉽지 않은 탓이다.

요즘들어 계속 생각 했던 것 보다 훨씬 적게 가서 낭패를 본 적이 많았기에 더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일단은 바람 방향을 알고 있기에 혹시나 모를 침하 때문에 착륙장 까지 못들어 갈까봐서 S 자 비행을 짧게 짧게 하면서 고도 처리했다.

착륙장 상공에 다다라서야 조금 높은 고도를 몸턴으로 고도 까면서 브레이크 줄을 약 40프로 정도 잡고 그대로 있으니 고도가 많이 까져서
어렵사리 착륙 했다.

기체를 접어 넣고 나서 용석이랑 윤철이랑 같이 한차로 이륙장에 다시 올라 가서 이륙장 위에 두고 온 차량을 회수하러 올라 갔다.

차량을 회수 해서 천문과학관 진입로로 들어 오는데 먼저 내려갔던 용석이가 교택이 기체 정리하는데 같이 서서 도와주고 있고 지나다 보니
길가에 밤나무 가지도 부러져 잇고 해서 속으로 밤나무에 걸려서 매미 되었나 생각 했다.  
근데 나중에 알고 보니 부러진 밤나무와는 상관 없고 길에 잘 내리고 나서 기체가 한쪽으로 쏠려서 윙팁 부분이 논에 빠졌다 한다.

그리고 밤나무 가지 부러뜨린 것은 타 지역 패러팀 초보자가 비행하면서 발로 차서 부러뜨린 것이라는데 단수가 3단인가 보다.  
비행하면서 발로 차서 팔뚝 만한 밤나무를 부러뜨리다니..

올라오면서 보니 밤나무 부러뜨린 사람이 그 사람인지 다른 사람인지 논에 심하게 빠져서 온몸이 진흙범벅이다.
남일 같지 않다. 나도 저번주에 그랬으니깐… ㅜ.ㅜ

기체를 정리하고 두번째 비행을 위해서 다시 이륙장에 올랐다.

교택은 기체 씻어서 말리느라 못가고 태만형은 안가시고 나머지는 다 올랐다.

낮에 먹었던 것이 체했는지 속도 더부룩 한게 이리 저리 흔들리는 차안에서 멀미가 나는 거 같아서 컨디션이 별로다.

오늘 바람 상태를 보니 오후에도 바람 상태도 별로일 것이고 쫄 비행 하고 또다시 차를 가지러 누군가는 올라 가야 하고 등등 생각하니
오후 비행은 포기하고 내가 차를 회수해서 가져가야 겠다고 생각했다.

회장님께 차량은 어떻게 회수 하실 건가요? 물으니 회장님은 오후 비행은 안하신다 한다. 그리고 또 한대는 돈현이가 몰고 갈 것이라 하신다.

돈현에게 기체 가져 왔냐고 물으니 가져 왔단다.

처음부터 운전바리 할걸 알면서도 아쉬운 맘에 기체를 들고 왔구나.

돈현에게 내가 운전바리 할 테니 비행하라 하니

형님 고맙습니다. 한다. ㅎㅎ

편안한 맘으로 회원들 비행하는 거 사진이나 쫌 찍어야지 하고 이륙장에 올랐다.
혹시 모르니 톱이 들어 있는 발라스트백만 들고서..

근데 왠걸..

바람이 깨끗하게 잘 올라 온다.

남서 이륙장으로 이륙을 하는데 다들 이륙하고 나서 부드러운 바람과 열을 이용하여 릿지를 아주 잘 즐기고 있다.

살짝 후회?? 가 되는 순간

사진이나 열심히 찍지 뭐…

사진동호회 회원들이 열심히 좋은 카메라로 회원들 이륙모습과 비행 모습을 담고 계신다.

나중에 사진 좀 홈페이지에 올려 주십사 부탁을 드렸다.  내 독사진도 찍었는데 올라 올련지…

(비행일지 다 적어 놓고 보니 사진 올려 주셨다.   박순재님 이자리를 빌어 감사의 인사 드립니다.. 꾸벅)


수십대의 형형 색색 글라이더가 릿지를 타면서 푸른 하늘에 수놓은 그림은 어느 화가가 그린 그림보다도 더 아름답게 느껴진다.

멋있다.

좁은 상승대에 많은 기체가 몰려있어서 그런지 아찔한 상황도 잠시 연출 되었지만 다들 경력자들이라서 부드럽게 잘 대처 한다.

용석이는 일찌감치 위협을 느끼고 내려가 버리고 착륙 하면서 안전하게 잘 쳐 박혔대나 뭐래나?? 그게 뭔 말이여??

회원들 다 뛰우고 뒤이어 올라온 포항지역팀 비행 준비하는 것을 보고 회장님과 같이 차를 회수해서 내려왔다.

착륙장에 도착해 보니 세균형이 썰매 착륙을 했다는데 그건 또 왠 착륙 방법인지…
오늘은 모를 말 투성이다.

빅버드 클럽 기주형 이착륙 하는 모습을 보니 여유도 있고 자세가 좋다. 상목형 착륙 모습에도 캐리어가 묻어 나는 듯 하다.

뭐니 뭐니 해도 비행 경력과 횟수는 숨기지 못하는 구나.

회원들 다 착륙할때까지 천문과학관 건물데크에서 기다리면서 용석이가 낙하산을 새로 셋팅 하길래 한손으로 잡아 당겨서 잘 빠지냐?
물으니 한번 당겨보란다. 한손으로 당겨도 힘안들이고 쑥 잘 빠진다.

내것을 한번 당겨 보라고 했다.  잘 안빠진다.
두손으로 힘껏 잡아 당겨도 무엇에 걸린듯 잘 안빠진다.

태만형은 위급한 상황에서는 초인적인 힘이 나오니 걱정 말란다.

근데…
에이 아닙니다요..

어제 스파이럴 걸려서 뱅뱅 돌아 갈 때는 평상 시 보다 더 힘 못 써겠던걸요..

태만형이 하네스 밑면 낙하산 컨테이너 부분을 살펴 보더니 하네스가 낡아서 터져서 그러니 바늘로 꿰메 면 될거 같다 한다.
듣고 보니 맞는 말인 거 같다.  나중에 저녁에 해봐야 겠다.

돌아 오는 길에 박사가 우리차에 타길래 쫒아 내고 또래들만 오손 도손 이야기 꽃을 피우면서 즐겁게 재밌게 대구로 돌아 왔다.

뿔고에서 찜닭으로 저녁식사를 했는데 나중에 바람결님 합류해서 같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뿔고에서도 훕~ 훕~ 이야기로 많이 웃었는데 바람결님 너무 진지하게 대하는 바람에 내가 직업 바꿔야 되나 잠시 고민 하기도 했었다.

즐거운 시간을 파하고

경산에 와서는 팽철형이 청호목욕탕에 표 끊어 놓았는데 목욕안하고 가면 때리 직인다 해서 목욕하고 갔다.  
뜨거운 탕 차가운 탕을 왔다 갔다 하면서 한 시간 가량 목욕했는데 하루의 피로가 다 풀리는 듯 개운했다.

오늘도 이래 저래 많이 웃었기에 10년은 더 젊어 졌으리라 믿는다.

집에 와서 착륙장에서 태만형 이야기 대로 하네스 재봉선이 터진 것을 꿰메려고 라이터로 너덜 너덜한 실밥을 태우고 정리를 하면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것과는 무관한 거 같다.

그래서 원리를 잘 생각 해보니 이유를 알 거 같았다.

생각 했던 대로 셋팅을 해보니 이젠 한손 으로도 잘 빠진다.

수훨하게는 아니지만 두손으로 잡아 당겨야 할 정도는 아니다.

당분간은 이 하네스로 좀 더 버텨야 겠다.


<< 비행요약 <<

1. 비행횟수 : 51회

2. 일자 : 2011년 06월 11일(토요일)

3. 글라이더종류 : 에델 라이브 S사이즈 (Edel LIVE S size)

4. 기상
   - 풍속 및 풍향  :   (거의 무풍, 내지 때로 약한 배풍) 남서, 남동 왔다 갔다 함
    * 주풍이 약하지만 구름이 많이 끼여서 열도 미약함
   - 기온 및 습도 : 28도, 습도 42%

5. 이륙장, 및 고도 : 영천 보현산 남동이륙장  이륙장 높이 1,120m (아센 755 GPS 측정수치)
   * 보현산 시루봉 높이 1,124m

6. 착륙장, 및 고도 : 영천 화북면 정각리 보현산 천문과학관 마사포장 운동장 399m
     (아센 755 GPS 측정수치)
   - 이륙장과 착륙장 표고차 721m

7. 비행 중 기록
  7-1. 최고고도 :        m(이륙장 대비   m 상승)  
  7-2. 최고속도 : 45.0km/h
  7-3. 최대상승 :   0.7m/sec
  7-4. 최대하강 :  -2.8m/sec

8. 비행시간 : 10분 58초(총누계 비행시간 : 14시간 26분 19초)
  8-1. 이륙시간 : 13시 33분 37초
  8-2. 착륙시간 : 13시 44분 35초

9. 비행거리
  9-1. 총비행거리 : 약 4.9km
  9-2. 직선거리 : 3.05km

10. 비행조건
  10-1. 기류 : 하
- 이륙장 바람은 바람 남서, 남동, 왔다 갔다 함, 남동쪽으로 이륙  
- 착륙장 바람은 남풍
  10-2. 지형 : 중, 남동 이륙장의 경우 착륙장이 멀리 바로 보이지만 바람 방향이 이륙장과
       착륙장이 많이 다를 수 있음
  10-3. 이륙장조건 : 중(이륙장 활주 거리가 비교적 짧음)
  10-4. 착륙장조건 : 하(보현산 천문과학관 옆 노외주차장은 천문과학관측에서 착륙 못하게
      하고 혹시라도 주차가 많이 되어 있음 착륙이 곤란 할 수도 있음,
    - 비상 착륙지점인 진입로 좌우측은 물댄 논으로 착륙이 조금 난해함
    - 동풍이 셀 경우 천문과학관 옆 운동장은 바로 옆 야산으로 인한 와류영향을 받을 수 있음

11. 특기사항
  11-1. 낙하산이 한손으로 잘 빠지지 않는 이유를 드디어 알아 냈다.
         다음에 다시 한번 더 당겨보고 잘 빠지면 지금 셋팅 방법이 최적의 방법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