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급비행

지상연습의 전제조건

  우리는 흔히 바람이 강하여 활공장에 나서지 못할땐 지상연습을 합니다. Ground Handling 이라고 하는 지상연습을 하면서 어떻게 하십니까? 무슨 생각을 가지고 지상연습에 몰두 합니까?
..
제 생각에는 지상연습이란 기체와 자신이 하나가 되는 연습이라 생각합니다.
기체를 내 몸중의 일부로 인식하기 위하여 기체의 특성을 알고, 기체를 통제하는 훈련을 하는 것이라 생각 합니다.
그러나 변화무쌍한 실제의 공중기류가 아닌 다음에야 우리는 기체의 특성을 완전히 알기는 어려울 거예요. 지상에서 날개를 접어보고, B스톨을 연습해 본들 실제와는 많은 차이가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물론 지상연습을 게을리 하란 말은 절대아닙니다
그러고 무작정 시작하는 지상연습은 비행활동에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면 다음부턴 지상연습을 이렇게 해보는 건 어떨까요?

1. 목적을 갖고 지상연습을 하십시요.

  지상연습에 무슨 목적이 있나? 하고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우선 이륙장 상황을 미리 설정해 놓고 거기에 맞춰 지상연습을 하는 겁니다.

-. 가령 뛰어나가기 어려운 좁은 이륙장에서의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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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체가 한번에 서지 않으면 나무에 걸리기 쉬운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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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쯤 무풍이라고 생각하고 전방이륙도 해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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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공중에서 오래 띄우는 날.
-.
오늘은 기체를 띄운채 몇십미터고 원하는 방향으로 이동하는 날 등등

이러한 한가지 상황을 미리 설정해 놓고 그날 하루는 그것만 연습하세요.
만약 좁은 이륙장을 미리 설정 했다면 당신은 기체를 세우고 몸을 전방으로 돌리는데 서너발 이상을 띠면 안될것 입니다. 만약 나무가 주변에 많은 이륙장을 설정했을 경우라면.. 당신은 단번에 기체를 세워야 하며.. 중간에 글라이더가 잘못 올라오는 경우 다시 지상에 떨구지 말고 공중에서 콘트롤하여 기체를 세워야 할것입니다.
   당신이 후방이륙만을 계속하다가... 어느날 이륙장에 바람이 없어 전방이륙을 해야할 경우 당신은 굉장히 당황할 것 입니다. 초보시절에 잠깐 해 본 전방이륙이 두려워지기 때문이죠.. 그럴때를 대비해 바람이없는 날은 다른 초보자들과 똑 같은 마음으로 전방이륙도 연습해 보세요.

  그외에도 여러가지 상황을 설정하여 연습해 보십시요. 지상연습이 너무너무 재미있을 겁니다.

2. 지상연습의 철칙을 정하십시요.

   나의 글라이더는 나의 의지대로 움직여야 합니다. 이것은 공중에서만이 아니고.. 연습장에서도 똑 같이 적용되어야 합니다. 연습장에서부터 글라이더를 완벽하게 통제할줄 알게된 후 이륙장에 서면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강한 자신감을 스스로 느끼게 될 것입니다. 좋은 비행은 완벽한 이륙에서 시작된다는 걸 스스로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 절대로 글라이더의 끌려가지 말것.
  -. 끌려갈 상황이더라도 끌려가지 않도록 노력하기.. 그러기 위해선 나름대로 방법이 생길겁니다.
  -. 글라이더를 절대 머리뒤로 넘기지 말것.

아주 기본적인 얘기이지만 이러한 내용을 지켜 지상연습을 한다면 이전과는 전혀 다른 형태의 지상연습이 이루어 질 것입니다. 이제부턴 지상연습도 비행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하세요.

  간혹 비행에만 욕심을 부리고 지상연습을 게을리 하는 사람을 보면.. 그는 분명 느리게 발전 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리그전 같은 큰 경기에 가보면 선수들이 한결같이 완벽한 이륙을 하여 비행을 시작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이제부턴 지상연습에 시간을 충분히 할애해 보십시요. 이륙장에 올라서는 순간 비행에 대한 더 큰 자신감이 생길 것 입니다.

써멀비행의 전제조건

  이제 써멀은 비행활동에 있어서 낯선 용어가 아닙니다.

클럽이나 동호회원 아무나 붙잡고 물어봐도 그 뜻을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좋은 책과 충분한 경험을 가진 선배들이 주위에 많기 때문 입니다. 누구나 활공장에 서면 "써멀이 어쩌고.. 저쩌고.. 하지만 막상 실제로 성공적인 써멀비행을 했는가? 하는 물음에는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고개를 흔듭니다.

보기는 많이 봤고 얘기는 많이 들었지만.. 또 책을 이용하여, 선배들의 조언을 통하여 충분히 지식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왜! 실제로 자신은 써멀비행을 성공하지 못할까요?

성공적으로 객관적인 평가를 받을만한 써멀비행은 사실 쉽지 않습니다. 과연 이것이 써멀인가? 아닌가?에서부터 시작되는 써멀사냥은 누구나 동경하지만 유독 자신에게만 써멀비행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되는 분은 다음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단 중급이상의 비행기술은 기본적으로 갖추어야겠죠?

1. 충분한 회전연습을 하라.

   써멀사냥은 회전에서부터 시작됩니다. 흔히 써클링이라 말하는 써멀사냥의 시작은 360도 회전을 얼마나 훌륭히 수행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결과는 엄청나게 달라집니다. 초기 써멀은 난폭하고 그 반경이 작기 때문에 상당한 급한 회전이 필요하며, 주로 능선의 주변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능선과의 충돌이나 브레이크의 급조작으로 인한 스톨의 위험을 늘 갖고 있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회전시 자신의 기체가 풍속에 대해 얼마나 밀리는가(Draft)를 충분히 파악하여야 합니다.

   우선 360도 회전을 충분히 연습 하십시요. 바람이 없는 날, 바람이 적당한 날, 바람이 약간 강한 날, 회전연습을 하면서 자신의 기체가 얼마나 밀리는가를 확인하고.. 그때의 바람에 따라서 얼마만큼 정풍을 향한 보상을 해 주어야 하는지를 파악하십시요. 기껏 좋은 써멀을 만나고도 바람에 밀려 상승하지 못하고 늘 능선에서만 서성대는 써멀 사냥꾼이 많습니다.

2. 장비에 대한 믿음을 가지라.

   중급과정을 충분히 거쳤다면 기체의 요동이나 피칭에 대해 어느정도 두려움은 사라졌을 것 입니다.   그러나 본격적인 써멀 비행을 원하신다면... 기체에 대한 완전한 믿음을 가져야 하고.. 분명 그 믿음을 확신해야 합니다. 그러나 막상 써멀에 진입하고 기체가 요동을 칠때면... 겁나는걸 어떡 합니까? 하고 당신이 물으신다면... 그대여!! 아직은 써멀비행을 욕심내지 마십시요. 그대신 우선 기체에 대한 믿음을 갖기위한 훈련을 더 해야 합니다.

기체는 우선 감항검사를 통과한 기체를 구하시고.. 예비낙하산도 없다면 꼭 구입하여 달고.. 우선 기접기부터 시작하여 좌,우 아무쪽이든 접기, 앞전접기, 브레이크 실속등등 여러가지로 기체를 테스트해 보십시요 기체의 요동을 느낄수 있을 것입니다.. 어때요? 기체는 언제나 정상적으로 회복되죠?.. 믿음을 가지십시요..기체를 믿으세요.

3. 기상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쌓아라.

   써멀사냥에 기본적인 기상상식을 모르면 안되겠죠? 써멀이 왜 생기는지, 어디서 생기는지, 어떻게 흐르는지, 어디로가서 어떻게 소멸되는지를 모른다면.. 써멀 사냥은 분명 실패합니다. 기상이 대체로 안정한 날 써멀사냥을 위하여 아무리 기를쓰고 몸부림치며 능선을 헤메고 다녀도 기체는 상승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륙전에 기상을 충분히 파악하세요.

4. 무엇보다도 필요한 자신감을 가지라.

   써멀사냥을 처음에 성공하기 위해선 사실 기술적이라기 보다는 정신적인 무장이 더 필요한지 모릅니다. 우리는 눈에 보이지도 않는 상승기류를 찾아내야 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늘 써멀사냥하는 자기 스스로를 상상하세요. 나중에 그것이 당신의 써멀사냥을 성공시켰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써멀은 분명 어딘가에 있습니다. 우리가 그냥 지나치고 있으며, 그것은 언제나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주변의 선배들에게 많이많이 물어보세요.. 사실 선배들은 그게 말로 잘 설명이 안되다 보니.. 써멀사냥의 비결을 그냥 가슴에 묻어두고 있는 사람들이 많거든요.

중급비행 교육의 필요성

  부푼 기대와 두려움이 교차하는 마음을 안고 용기를 내어 스쿨이나 클럽에 가입해서 짧게는 몇 주, 길게는 몇개월에 거쳐 초급과정의 교육을 받게 된다.   이륙해서 방향을 바꾸고 착륙하기까지에 필요한 몇가지의 기초적인 기술 교육등 극히 단순하면서도 꼭 필요한 내용을 숙지하는 과정이다.
  정식 스쿨에 등록을 해서 교육을 받는 경우나 클럽의 초보회원이 되어 교육을 받는 경우나 교육 프로그램에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보편화된 과정이 초급교육이며 대부분 스쿨의 경우 초급과정을 기준으로 강습료를 받고 있다.

  초급과정을 끝낸 교육생은 클럽에 가입해서 활동을 하게 되는데 여기서 부터는 많은 부분을 스스로 느끼고 배우며 훈련해야 한다는데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다.
다행히 연륜이 깊은 클럽에 가입하거나 실력있는 선배를 만나면 더 나은 비행을 배우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겠지만 교육을 막 끝낸 사람들끼리 클럽을 만드는 경우

  첫째는, 많은 시간을 노력하고 애써도 실력은 도무지 늘질 않는다는 한계가 있고
  둘째로는, 좋지안은 비행습관을 흉내 내거나 잘못된 지식을 여과없이 그대로 받아들이다가 심한경우 사고로 이어지기도 하는 단점이 있다.

  그런 연유로 시간적으로는 비행을 시작한지 2~3년이 지나도 실력은 제자리인 사람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으며 오래된 초보들은 고급비행에 대한 갈증 때문에 어쩌다 실력파로 소문난 파이로트를 만나면 열심히 질문공세를 펴는데 이것이 바로 비행 지식에 대한 바람직한 교육이나 정보전달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증거라 하겠다.
  책이나 잡지, 혹은 선배들로부터 들어서 익힌 지식은 이론일 뿐이며 실제와는 차이가 많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다른 사람들이 운전하는 차를 타거나 혹은 초보운전자의 운전을 보면 우습게 생각되다가도 실제로 처음 핸들을 잡으면 그게 아니었던 경험처럼 이론적으로 완벽에 가까운 사람을 먼길로 유도해서 써멀에 진입하게 한 다음 "알아서 비행해 보라"고 시켜보면 유도자나 파이로트 모두가 이론과는 크게 차이가 난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서도 단편적으로 알 수 있듯이 교육은 초급과정으로만 끝나서는 안된다. 어린애들 배우는 피아노도 바이에 다음에 체르니가 있고 헬스클럽을 다녀도 맨손 체조다음에 기구운동이 있는데 하늘을 날은다는 황홀하고도 위험한 스포츠를 배우는데 있어서 초, , 고등학교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중, 고급 교육과정은 있어야 한다.
현행 교육제도는 악보 보는법만 가르치고는 피아니스트가 되라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이제라도 스쿨은 당연히 중, 고급자 과정의 교육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하고 교육생도 초급과정만 끝내고 나서 다 배운 듯 자만하지 말고 계속적으로 배우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어떤 일이든 시간과 노력, 비용의 투자없이 단지 몇개월 배워서 왁벽하게 될 수 있는 것은 없으며, 이런 교육 풍토안에서 우리나라에 안전사고가 많은 것도 우연한 일이 아닐 것이다.

  동호인의 숫적 팽창에 비해 교육 프로그램은 흐르지 않고 그냥 고여 있다고나 해야 할까?
  나름대로의 뜻을 가지고 작년에 처음으로 기획되었던 중급자 과정 교육에 신청자가 단지 몇명에 불과하였다는 것은 중, 고급교육의 중요성을 실감하는 파이로트가 거의 없다는 사실이 증명된 것이었다.
  거듭 강조하듯이 이제라도 모두가 느끼고 깨달아야 하며 또한 만들어 가야 한다.

단지 일요일만 비행하는 전형적인 선데이 플라이더(Sunday Flyer)라 하더라도 항상 초급수준을 못 벗어나서 이륙이 겁나고 착륙이 걱정된다면 비행의 즐거움은 작아지고 비행 반경 역시 좁아지게 되므로 이를 바람직한 취미의 수준으로 볼 수는 없다.
  꼭 대회에 나가고 프로가 되어 이름을 날릴 계획은 아니더라도 1 시간을 비행할 수 있는 곳에서 30분만에 긴장해서 착륙을 하고는 하늘만 쳐다봐야 한다는 것은 바로 중급과정의 기본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선수가 될 것도 아니니까 대충 한다고 얘기하기에는 "대충하는" 비행의 결과가 너무 냉정하기에 변명이 될 수 없다.
  수영장엘 가면 선수가 될 것도 아닌데 평생 개 헤엄, 개구리 헤엄이나 치지 왜 강습을 통해서 수영을 배우는가?
  책임이 꼭 파이로트 자신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학교가 없는데 어떻게 학교를 다니며 교재가 없는데 무슨 공부를 하느냐 하는 차원어蕁서 보면 지도자층의 책임이 더 무겁다. ", 고급교육과정"의 중요성을 깨닫는 실질적인 인식의 전환이 가장 중요하다.
  스쿨을 운영하는 지도자들은 많은 토론과 연구, 훈련을 통해서 효과적인 교육프로그램을 만들어서 계속적인 교육을 시켜야 한다. 끊임없이 질문하고 생각하고 실습해서 새로운 것을 하나하나 내것으로 만들어서 어떠한 상황에도 대처할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실력자로 키워야 한다. 앞서 인식의 전환을 강조했듯이 이제는 조그만 사고에도 크게 놀라고 긴장하는 분위기가 되어야만 한다.

중상에 가까운 압박골절을 보고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동료가 구급차에 실려 나가는 것을 보고도 계속 비행하는 "위험불감증"은 도대체 언제부터 생긴 풍토병일까?
  운이 나빠서, 그때 하필이면 그사고가 나를 찾아 왔을까 하는 생각은 이제 버리자.
올만한 상황이었고 대처할 능력이 없었기 때문에 생긴 사고임을 알아야 한다.
  갑작스런 회오리 바람같은 것도 기류나 구름등으로 충분히 예고를 해 주는 상황이니만치 실제로 조물주가 순간적으로 마음을 달리먹기 전에는 "운이 나쁘게도 갑자기"오는 사고는 없다고 봐야한다.
  그럼에도 정말 도저히 어쩔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아니다. 부끄럽게도 지식이나 실력의 짧음, 혹은 교만이었다고 인정해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 너무도 승률이 낮은 도박을 하고 있는 것이다. 타인이 되어 자신을 판단해 보자.

  배움은 이것으로 끝내고 어영부영 화려하게 차려입고 산에만 오갈 것인가. 처음 시작하던 때 이 각오로 한단계 높이 도달하기 위해 다시 시작할 것인가? 다시 시작하는 쪽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이 많다면 우리 활공계의 미래가 밝을 것이고 지도자급은 갑자기 바빠질 것이다. 모래위에 지은 집을 허물고 반석위에 다시 짓는 일은 파이로트가 해야 하지만 반석을 만드는 일은 바로 지도자의 몫이다.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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